딸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도 식혜는 다 좋아하고 또 잘 만들더구나 너도 좋아하는 식혜, 식혜를 만드려면 우선 엿기름이 좋아야한다. 엄마는 마트에서 파는 엿기름보다는 참기름짜는 집에서 파는 엿기름을 더 선호한다. 왜냐면 마트에서는 물어봐도 대답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집에서 구입할 때 엿기름이 해묵은 질금이 아닌지 물어봐야한다. 묵은 것으로 만들면 식혜가 거무죽죽한 누런 빛을 띄게 되며 맛도 덜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름집 엿기름이 가루도 더 많고 아주 싼 편이다.
체에다 일일이 거르기 싫으면 엿기름을 일일이 조물조물 물에다 서너번은 주물러서 웃물만 걸러서 밥을 삭혀야한다. 아랫물은 따뜻한 물을 더 부어 두었다가 끓일 때 물로 보태어 쓴다. 아주 많이 달여야 엿질금 냄새가 안나므로 많이 줄게 된다. 그래서 물은 넉넉히 부어 오래 다려야 된단다. 그 걸 다 주물르고 앉았기 뭐하면 엄마처럼 체에다 걸러서 써도 좋다. 그 가루를 면보(거즈주머니)에다 넣고 밥솥에 너무 뜨겁지 않은 물을 부어두면 된다./ 그나마 어려운 젊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편법이다.
엄마는 오늘 전기 밥솥도 아니고 많은 량을 이불밑에서 삭히도록한다. 곱게 가루를 내려서 체에 또 걸러서 그대로 사용했다. 쌀은 10인분 보통 가정용 전기 밥솥에서는 삭힐 수 없는 양이다. 밥이 많아야 식혜가 제대로 맛을 내거든... 식히는 엿기름은 8~900g에서 순수한 가루만 450g쯤 만들었다. 이 것 역시 많아야 잘 삭고 맛있기 때문이다. 물온도에 유의해야하는데...너무 뜨거운 물을 부으면 낭패를 보게된다. 즉 발효균을 익혀서 못 쓰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발효 온도는 언제나 50~60도C가 적당하다.
묵은 엿기름은 좋지않다. 뜨거운 물은 안된다.
이 두가지만 염두에 둔다면 그 외는 다 잘 안 셈이다. 식혜만들기는 여러가지로 방법도 다 다르고 지방마다 약간씩 차이도 있단다.
가루를 쳐내고 남은 엿기름은 따뜻한 물을 부어두었다가 나중에 끓일 때 사용하면 좋다.
식혜와 식해 가능하면 일단체에 걸러 써도 좋다. 가루를 곱게 내려 베보자기에 싸서 밥솥에 바로 넣어서 삭히는 손쉬운 방법도 있다. 이렇게 큰 면보의 한 귀퉁이만 잘라내면 쉽다. 가루를 넣고 실로 챙챙묶는다. 밥과 엿기름물을 잘 섞는다. 다 삭은 모습/몇 개가 위로 둥둥 떠 오른다. 이 정도가 딱 좋다. 너무 많이 뜨면 위험하다.
아래는 엄마가 웹에서 검색한 식혜만드는 법이다. /제대로 된 방법이구나
1. 엿기름 가루를 세번 정도 살살 씻는다.
식혜는 한두 번만 해보면 생각보다 참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아래 방법은 전기밥솥에 식은 밥이 남았을 경우 다른 그릇으로 번거롭게 옮기지 않고 만드는 방법이다. 한 번 해보렴,
1. 식은 밥이 남았으면 따뜻한 물을 붓는다./밥솥에 80% 2. 엿기름 가루가 든 면보(거즈주머니)를 잘 묶어 밥솥에 넣는다. 3. 발효를 돕기 위해 설탕을 조금 넣고 보온상태에서 5~6시간 정도 둔다. 연 상태에서 팔팔 끓인다.
밥알을 건져서 엄지와 검지로 비벼보면 도르르 말리게 된다. 그러면 잘 삭은 것이다.
대략 5시간 후 쯤에 밥알이 삭으면 둥둥 떠 오르게 된다. 한 여나믄 알이 떠 오르게 되면 지체하면 안된다. 자칫 시간을 놓치면 금새 밥알이 전면에 하얗게 떠 오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발효시간이 오버된...우리 말로는 '재가 넘었다' 라는 표현을 쓰는 단술이 아니라 신술이 되어 버리게 된다. 식혜가 단 맛보다 신맛이 강하다면 무슨 맛으로 먹겠느냐? 밥알을 떠서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면 물크러지지 않고 돌동 말리게 된다. 그런 밥알이 한 열알에서 스므알정도 떴다면 끓이는 준비시간에 나머지 밥알은 다 삭게 되는 시간이다. 한 50알 쯤 많이 떠올랐다면 무척 위험하다. 타임오버가 아니라..타임아웃이다. '날샜다' ㅎㅎ 그러나 시어빠진 단술(식혜)도 마지막 구제 방법이 없는 건 전혀 아니다. 마트에 가면 '식용소다'라고 있단다. '가성소다' 설탕 뽑기에서 설탕이 녹은 국자에 넣으면 설탕이 부풀면서 하이얗게 일어나던... 그 걸 작은 전기밥솥 양이면 티스픈 하나 엄마처럼 많은 양이면 테이블스푼으로 하나 넣으면 된다. 펄펄 끓을 때...부그르르..넘기지 않게 조심하면서 조금씩 넣어야한다. 그러면 신맛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음,...과학적으로 말하자면 신맛(산도)를 중화시킨 게야~~ 그러나..어딘지 모를 텁텁함..식소다의 뒷맛은 약간 남아있긴 해도 영 못먹고 버릴 신식혜에 비하랴? 안그러냐?? 오늘은 이만 쓸란다. 엄마가 신정맞이로 식해와 식혜를 만들고는 돌던 몸살기가 아직이거든.... 날씨가 무척 차다. 몸 따뜻하게 입성 차려입고 다니거라~~~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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