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로 치는 쓰리쿠션


등대님이 장어를 보냈다기에......
오늘 아침에 양념을 미리 해 두었다.

아무래도 양념장도 숙성이 되면 더 맛나므로....


처음 컴을 알고 인터넷으로 들어와 가입한 카페에서
그를 알았다.

그 때 그의 닉은 바닷가였다.
간간이 그 지방....바닷가 소식을 솔솔하니 생활문 형식으로 잘 써서
무척 호감이 흘렀다고 봐야 옳다.

사이버란 감정의 교류이므로.....

어느 날 (2000년 깊은 가을날)
정모가 있을 예정이었고
정모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대는 새내기이기는 다 마찬가지인 때 였나보다.

디-데이 며칠 전 그가 올린글은
뭘 입고 갈까...옷을 입어보며 ...고민하는 글이었다.

재미있었고, 관심이 갔었고, 갯내처럼 순수한 그의 글을 보고 웃었다.

"걱정 말라고 그랬다 외려 늘 입는 점퍼가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해 주었다.

곧 뒤이어 오른 글은 오랜만에 외출...
마눌에게 며칠 허락을 받아두고....정말 가 보고싶은 곳은
강원도 양구? 원통? 부대를 가는 게 소원인데...잘 될란가 모르겠다고 그랬다.

그 당시 그 글을 읽고 나는 연민이 부쩍 생겼다.

내, 큰아이가 양구부대에 가 있었고.
내 막내 동생이 경남 창원에서 식솔을 거느리고 휴가차 와서는
면회를 가겠단다.

조카놈 면회도 하고 제 부대 원통에 있는 그 곳도 가고 싶단다.
제대후에는 평생 그 곳을 보고 오줌도 누고 싶지 않다 하였는데..
웬일인지...요즘은 새록새록 눈에 아프도록 밟혀 온다는 것이다.

그 부대 앞에 갔을 때.....
막내동생은(45)은 회한에 어리는지...눈물마저 핑글 돌고 있었다.

그 곳을 다녀 온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 생각이 미치자
내가 이참에.....
언제나 집에 심심하게 있는 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을 대동하고
소양강을 드라이브 삼아 다녀와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혼자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그를 시골의 순진한 시인 어부쯤으로 알고 있었다.

유성에서 만난 날.....
난 기대와 완전히 어긋난 걸 알았다.
내 도움이 하등의 불필요한 사람이었다.
그런 연민이 생기기엔 그는 우선 장대했고...전혀 갯가 사람 답지가 않았었다.
아무런 내색도 않고 그냥 헤어졌다.

그러던 한 달 후 쯤 카페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닉은 '망고'

조금은 싱겁기도
조금은..무법자 같기도 하고
조금은 안하무인같은..
군데 군데 보리밥 알갱이처럼 구수하게 오타도 즐겨넣는...
그러나 유머가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나 역시 싱거운 소리를 즐겨했나보다
가끔 죽이 맞아 짝짜꿍에다...싱거운 블루스를 추었다.

어느날
그 카페에 들어가 보니
"이슬방울" 이라는 예쁜 여자 분이 태그도 곧 잘 해서 올려놓았다.
망고가 슬슬 기분좋게? 놀리고 있었다.

망고와 나는 우연히도 그날 바이오 리듬이 똑 같았던지
그저 기분이 좀 붕 떠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나도 합세했다.
"그래 맞어 배아퍼, 얼굴도 이뻐.솜씨도 이뻐!!..."
뭐 이런 식이었을 것이다....악의는 커녕 꿈도 꾸지 않았다.
나도 그녀를 만나보고는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런데..난데 없는 반응은..
"은초롱님 마저....."
참 그 때 내 닉은 은초롱이였다.

의외로 예민한 그녀때문에 우린 머쓱해졌지만
드디어 그 다음날,,,
진정국면으로 접어 들어가고
서로 꽃바구니가 오가고..화해가 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뜬금없이...바닷가님이
"그런 말 한 사람은 탈퇴하라"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하고 있었다.

물론 나에게 한 말이 아니였다.
타케트는 정확한 망고였다.

그런데
내가 왜 화가 울컥 났을까?
(부산 여자라 의리 하나는 짱이다)

아~~
등대마저...한 미모에 약하구나.....
엄격하게 판단해 보면 그 게 아닌데...

그런데...
오비이락일까...
제일 연장자인 산과들님이라는 분...

점잖게 거든다는 게...
내가 왜 비위가 거슬리는지...


내 홈피에다
눈물을 찍어내며.글을 썼다.
지금도 있지만...(맨 아랫 글)

그리고
탈퇴는 않았지만.....
차차 내 사이버의 첫 정의 불꽃은 그렇게 사그라 들었다.

해서 난 다른 카페로 옮겨 앉는 동기가 되었다.
그 게 2001년 정초였다.

작년 5월 어느 날 열린마당 카페 대청마루에
망고란 닉이 있어 반가이 꼬리를 잡았다.
참 그 때 난 나의 은초롱이 마뜩잖아 스스로 할망구의 망구를 쓰기도 했었다.
지금의 미루처럼...애칭으로,

"혹 내가 아는 망고 아닌가요"

'망고에게 망구가'

이런 꼬리글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망고의 회원등록을 보더라도
그가 누구며..어떤 사람인지...정말이지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었다
다만...
모종의 공범자처럼 핍박 받았다는 것 외엔......


아이가...
작년 8월 말경 재 수술하러 입원할 때.....
칼럼에다 대충 그런 내용을 비치고...

멜을 하나 받았다.
병원 쪽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난 처음엔 웬 사기꾼인가 몸을 사렸다.
누군지 모르는 그는 바쁘다고 숨넘어가는 멜을 자꾸만 보내왔다.


에휴 알면 어떠리...
그래 갈켜주자~ 까짓.
하고 아이 이름과 병원과 병실을 일러 주고...

그 내용에 의하면
자기가 전에 불쌍한 아이들..심장 수술 봉사 단체 일을 하면서 웬만한
병원은 다 안다고 그런다.
그래서 혹 도움이라도 될까하여....
그러나 삼성병원 짓기 이전의 일들이라
삼성병원만은 전혀 모르겠단다.
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실망도 없었다.
하기사
이질서도 유명 종합병원 과장인데...

어느 날 '이따시만한 꽃 바구니'가 하나 왔다.
충주에서..이상하다.정말.....뭐가 잘 못 왔을까?

하도 입원이 잦아 아무에게도 알리질 않는데...

전화가 왔다.
자기는 날 잘 아는 사람이라고......
"누구세요?"
'나 망고라는 사람입니다"
"아 망고(야)~~~ (너) 망고 였었구나..."
이렇게 반가울 수가...

스스럼 없는 악동관계...
바로 그 사람이 지금의 마딘가다.
ㅎㅎ 망고니까.....그럴 수 있지...그래...그래서 그렇치..
"마져, 망고 아님 누가 이런 짓을...ㅎㅎㅎ"

그런데.점점 이야기가 이상해졌다.
"바다가 그러는데......요즘 망구가 안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응 바다라니.....바닷가? 저런!!!...(븅신, 바보아냐)"
난 지금도 바다가 야속한데...바다랑 함께 사이 좋다니..

(아마 이 글을 읽는 바다님은...깜짝 놀랄 일일 것이다)

난, 죄없는 딘가를 내치는 것 보고...씩씩대며,

의리감에 마구 불 타 올라....그에게 있던 정 마저 다 떨어졌는디.....

참 남자들이란 알다가도 모르겠따.

마딘가는 역시나 속이 빈강정 처럼 좋아

아무시랑도 않코 그 때 일 또한 모르겠단다.

에이그 나만 유난 떨었다.

그 카페 쥔이 바로 동글님이다.

동글님은 사업차 바빠서... 그 카페를...거의 아사지경으로 몰아났다.

카페란 글이 생명인데...글 먹고 사는 게 사이버 카펜데...

어려운 일 풀어지고 요즘은 또..재미가 나니까...

여기도 못 들리나보다.

세사람의 관계..연결된 그 이야기를 긴 長魚란 놈이...

연결하네요 ㅎ~





오늘은 한 때나마 잠시 미워했던 바닷가님이 보내온 바다냄새를 맡으며...

이 글을 씁니다.

"인연" 이지요 분명...

이 곳에 있는 미루 식구님들.....다요, 죄 다 이야기꺼리네요

너무 많아요.....재미있는 이야기.....간간이 올려 볼께요

아무튼 바닷가님...장어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구요..

마딘가님이나 동글님 생각이 솔직히 나네요.

그 일만 해도 벌써........

아~ 옛날이여~~~~

뭐든 옛날은 그리운 법......



너무 긴 글이라 아이들 유행어도 조금씩 넣어봤구요

마음이 앞선 글이라... 문맥의 앞 뒤가 맞지 않는 곳 있을 거예요.


** 바닷가님은 제 이런 맘 조금도 모르셨지요?
그래요. 바닷가님은 그저 아무런 뜻없이 하셨길래
마딘가님이랑 친하시지요.
그런데 엉뚱한 제가... 그 마음...평생 가지고 갈 뻔 했는데요 ㅎㅎㅎㅎ**

미루




◎ 이름:이요조 (yojo-lady@hanmail.net)
◎ 2001/1/6(토) 08:32 (MSIE5.0,Windows98;DigExt;KORNET) 210.222.14.183 800x600

무서운 펜 끝.

잘못 쓰여진 글 한 줄이 여럿을 죽입니다.
서로 상처를 받고 가슴 아파하는데
(그냥 침묵으로 일관하면 그냥 잠잠할텐데....)
상처는 일파만파로 번져 납니다.
상처에다 소금을 뿌리시는군요.
이 세상에 사람을 논한다는 정확한 잣대는 어디에고 없습니다.
발단은 비록 사소할지라도......
가슴이 아파 궤도를 이탈한 사람은 영영 돌아 올줄 모릅니다.
그럴땐 덮어두는게 약이지요.

펜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위로한다는 말이 또 찌르고 .... 이럴 땐 노자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분분 할 때는 침묵이 약이다"
인내의 침묵으로....
위로도 침묵으로 ....
힐책도 침묵으로.....
반성의 침묵으로...
사랑도 침묵으로....

(말로 다친 자)침묵으로...일관하면 어느날 아침 문득 모든 것이 제 자리에 돌아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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