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글/이요조

2002/3/12(화) 11:28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112 1024x768




“괜히 왔다 간다.”/걸레 중광.







사진설명 : 삐에로처럼 분장하고 가슴엔 브래지어를 찬 모습으로 퍼포먼스하던 중광스님의 80년대 모습.






“괜히 왔다 간다.”




마지막이 된 전시회 주제를 이렇게 내걸었던 이 시대의 기인(奇人) 화가

중광 스님이 이 말처럼 갔단다.



중광이(67세) 죽었단다.(3/11)



아니 입적했단다.


난 중광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도

무지 그를 좋아한다.



tv에서 옥시크린으로 걸레를 빤다는 cf에도 출연을 한....그의 너스레,

세상의 개념은 통상 그를 정말 걸레보듯이 보았을 것이다.



어제

아침식사준비를 서두르는데,..

조간을 먼저 본 남편과 아이가 식탁에서 동시에 일러준다.



"중광이 죽었대"

"응???"

평소 내가 그의 팬임을 알고 있는 식구들이기에,



어디선가...얼핏 보았었다

백담사에 스님이 중광이 기거할 별채 화실을 지었다길래

난, 그의 말년을 축하했었는데...





비록 승적에서 박탈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계속 승복을 챙겨입고 삭발하고 다녔으나 僧俗에 얽매이지는 않았다.

그의 내면에서 치솟는 예술혼을...자유분방함을,

알아주고 챙겨준...큰 스님의 도량이 존경스러웠다.

누군가 그를 걷어줘야 한다.

참 道를 아는 그를..불교계는 그를 통한 포교의 "참" 을 보아야한다.



마침 마지막 장례도 양산 통도사에서 준비한다니 다행이다



난,

처음 그를 알 때가

아마 80년대 초? 쯤인가

책으로 통해서였다.



국내 종교계에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외국에서는 예술인 중광의 파격적인

글과 그림을 높이 평가했다.



"걸레스님 중광"

책에는 군데 군데... 크다만 성기를 달고있는 닭그림이라든지...

아무튼 기이한...충격이었다.

미친듯이 정령(精靈)을 불태워 "동방의 피카소"라는 칭송을 듣던 그였다.

그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난...

처음으로 '퍼포먼스'라는 단어를 배웠다.



영국으로 가서 그는 먹을 한 양동이 갈게하고

옷을 벗어던지고 몸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낙관은 그의 심벌로 마무리했다.



관객은 흥분하고

아마 그 책에서는 초청된 특별한 모임의 부류라 기억된다.



해쉬시...나 해피스모그 같은 걸 피우면서..

(외국의 마약..관념은 우리와 약간의 차이가 난다는 것)

관객과 화가가 다 함께 하는 퍼포먼스의 하나의 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의 삶은 사랑이였다.

기인이라기 보다

나는 그의 걸레철학이 부처의 "참" 실현이라고 느꼈다.



그는 평생을 홀로 살아왔다.

특이할 것은

그는 거리의 불쌍한 장애인이나 걸인, 매춘부,눈꼽 낀 아낙들의 하룻밤 지아비가 됨도 기꺼이 마다 않았다.

허튼 소리 미친 짓도 求道를 위한 한 방편이었을까?



그의 詩 어디에서.....

(기억나는대로/詩도 썼음)



"눈꼽 낀 못난 아내라도 있다면...."



난 그 글에서 그 내면의 절규같은 외로움도 보았다.



기행으로 점철된 그를 세상사람들은 일부에서 비난의 말도 많았으나...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 역시 이상하게

의아하게 보는게 다반사였음을 난 느껴왔다.



중광스님 평전인 ‘걸레스님 중광’의 저자인 정휴스님은 “

그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가장 치열한 예술적 삶을 살았다”면서

“중광스님은 불교적 무애(無碍·거리낌없음) 정신을 통해 기인(奇人)의 삶을 살다간

참 수행자이자 예술가”라고 말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는 참으로 예술의 천재성을 인정하는데 있어선 인색한 나라이다.

오늘 우리는 그의 천재성을 외면당하고 외로이 살다간...

그를 다시금 생각하자.



아마 그도 말년에는 외로웠나보다.

심한 지병인 우울증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때부터 거의 말을 하지 못했고 혼수상태에 자주빠지고

그러던 중 지난 가을 고인은 정신을 차리자

“바람이야, 꽃이야”라며 평소 대중에게 자주했던 말을 했단다.

중광이 바라던 仙界는 과연 무엇이길래...





그는

바람이 되고.....

꽃이 되어...

시방

삼천리 금수강산을 훨훨날아.....



필경 壬午년 봄날의 봄빛을 풀고 있을터이다.







글/이요조







79년 미국 버클리대 랭커스터 교수가 펴낸 책 ‘Mad Monk’의 주인공이 됐는가 하면

미국의 공영방송 PBC와 CNN, 일본의 NHK, 영국의 SKY Channel 등에서 그의 작품세계가

심도있게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록펠러재단과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 등에 중광의 그림이 소장돼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그가 스스로 ‘걸레’라고 한 것은

미추(美醜)를 가리는 분별심과 구분을 깨뜨린 한 차원 높은 이야기였다”

고 평했고, 조각가 이영학씨는 “극단적인 평가가 있겠지만 우리사회가 보다 그를 따뜻하게

감싸안았어야 했다”며 “이젠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겠다”고 말했다.

(chosun.com)















걸레(중광)스님의 프로필과 그의 작품


















































































































































































불교음악-산사의아침


“난 메주가 좋아. 메주란 뭐냐,

제 몸을 다 바쳐 인간에 유익한 간장 된장 만들고 자긴 없어지는 존재지.

그렇게 살고 싶어. 이제 내 나이가 그럴 나이고….”


'무자(無字)달마', 종이에 먹,
44 X 33.5cm, 1988


중광의 달마에 대해 - "휘갈겨 놓으니 달마의 뒤통수요,

느닷없이 만난 은총의 소낙비"

詩人 구상



작품, 분청도자, 40×40×52cm, 1985


작품, 캔버스에 혼합재료,73×61cm, 1990













중광스님은 그림이외에도 글씨를 잘쓰셨는데,
스님의 글씨는 특출한 서가들이 한 평생 정진한 끝에 겨우 도달할 수 있다는,
글씨를 갓 배운 어린이들의 경지인 동자체(童子體)를 닮았다고도 평을 들은바 있습니다.


또한, 작품중 '중 3매 물고기'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에서 소장 하고 있으며,


미국의 공영방송 PBS, 세계적인 뉴스 CNN, 그리고, 일본의 NHK까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보다 더욱 심도 있고 세한 취재로

한국의 피카소라면서 중광스님의 예술 세계를 다룬바 있다고 합니다.

살아계실적, 그분의 그림이 유명하여 가짜가 유행하듯 번진적이 있습니다.

그때 중광스님의 작업실에는 가짜그림들이 수두룩 하게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 저명한 인사 한분이 스님의 작업장을 찾아 그 광경을 보고 물으니,

중광스님은 그분의 가짜그림이 하도 많이 나돌아

그 가짜를 지니고 있던 곳에서 진짜 스님이 그린 그림을 주고,

가짜 그림으로 바꿔왔다며 오히려 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 아니냐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별명이 걸.레.인 까닭이 무엇인가요?

어느 날 내 살아온길을 더듬어보니,마치 걸레와도 같아서..

세상에 나처럼 못나고 추한 인간이 없는 것만 같다는 생각에 ...

그러나, 그 별명은 스님이 쓰신 '나는 걸레'라는 시가 널리 알려지면서
걸레스님이라는 별명이 그분을 따라다닌 때문이랍니다.


80년대초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에 참석 한 중광스님은

'나는 걸레'라는 자작시를 낭송


나는 걸레



나는 걸레

반은 미친 듯 반은 성한 듯

사는 게다


三千大千世界는 산산이 부서지고

나는 참으로 고독해서

넘실 넘실 춤을 추는 거야

나는 걸레



南漢江에 잉어가 싱싱하니

濁酒 한통 싣고 배를 띄워라

별이랑, 달이랑, 고기랑 떼들이

모여 들어 별들은 노래를 부르오

달들은 장구를 치오

고기들은 칼을 들어 고기회를 만드오.

나는 탁주 한잔 꺾고서

덩실 더덩실 신나게

춤을 추는 게다.

나는 걸레



자료출처:ganaartgallery,여성동아등(엇모리님꺼 보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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