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삶


완연한 봄이다.

오늘 길을 가다가 보니 까치가 부지런히

집을 짓는 걸 두 번이나 보았다.


봄이라 새 가정을 꾸미고 새 둥지를 트나 보다.

새끼를 낳아 기를 행복의 보금자리를 만들기에 여념없는

부산스런 봄 날,


까치집~~

하나는 나무 위에다 짓는 것이었지만,

하나는, 전주 위를 선택해서 집을 짓고있었다.

전주 위에다 짓는 집은 아무리 공을 드려도,

韓電 직원 아저씨들의 손에의해

오래지 않아 곧 허물어질 터~

헛 공을 드리는 게 안타깝다.

사람의 일도 하나님 눈으로 보시면 어찌 다를 바 있으랴,


폭풍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하게 짓는

그들의 건축 공학적 솜씨…….

아무리 단단하고 대단한 솜씨여도,

그러나 그 장소가 우리 눈에도 아닐진데,

하나님이 우리를 보셔도 그런 마음이 드실게다.


제 아무리 특별한 삶도

설혹 힘든 삶도

결과는 다, 주님이 알고 계신즉,

주님 보시기엔 어떻게 비쳐질지……


신호등에 걸렸다.

오른쪽 숲 높은 나무 위에 있는

까치 한 마리는 집을 단장하느라 바쁘고

왼쪽 숲에서 나타난 또 한 마리는

무얼 물어 가져 다 준다.

자세히 보니

재목을 물어 나르는 놈은

큰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숲속에서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 온다.

제 집 부근의 나무 가지 끝들이 뿌우연 게……

물이 아직 오르진 않은 모양샌데....

그냥 부러뜨리거나,

바람에도 푸드득 부러져 떨어진 것도

그 주변에는 많을 것 같은데…..

나무 아래나 아님 그 가지나,

그 주변에 숱하게

널렸을 것 같은데……..

하필이면 큰 찻길을 가로질러 숲 속까지 다닌단 말인가?

집의 큰 기둥이 될 바로 자기들의

보금자리가 깃들

그 나무의 자양분이 될 거름까지도

생각 해서일까?

그 주변 환경 마저도 집의 개념에 속한 것일까?

그 조그만 체구에서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저 숭고함의

예지,


그래, 맞아,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멀리까지 다니며 수고롭게

일을 만들지 않는다.

필요하면 자기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단연코 가까이 있는 것을 취할 것이다.



누가 있어 벌점 스티커를 끊는 것도 아닌데……

왜 먼 길을 떠난 힘 든 작업을 하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다.


아마 하나님은 아시리라.



글/ 이요조








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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