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랑산1 내성천2을 따라 가며~


언제적부터인지 몰라도 나는 별스럽게도 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걸 알게된다.
여러번 글에서도 등장하지만 내 어릴 적(초,중등) 여름방학이면 아예 외가행이던 것이
산천초목이 푸르고....내가 흐르고, 산길이나 들길을....혼자 한참을 혼자서 뚜벅뚜벅
걷노라면 길은 언제나 말없이 묵묵하지만 내게 숱한 이야기들을 건네왔다.
'말이 없는 것'과의 대화,
돌멩이, 벌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흘러가는 구름, 내 머리카락을 간질이는 바람 마저도
어린 내게는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던... 그런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면 너무 조숙했을까?
이모집으로 향하던 지열이 후끈거리고 지루하던 모랫길 뚝방길도 어린 내게는 아무시랑 않았던
길- 길들의 추억이다.

 

길....
끝간데 없이 뻗어있는 길은 머리가 희끗한 지금까지 언제나 나를 오라부르고
나는 선선히 대답하듯  바랑하나 걸머지고 신발끈만 조이면 꾸벅이며 곧장 길을 나선다.

 

 

얼마전 영주 여행길에 무섬마을까지 버스로 이동중이었다.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핏 아름다운 길이란 팻말을 보고 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스출입문에 기대섰다.

아름다운 길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또 나오는 팻말에 쓰여진 글씨 아름다운길 아래에 '장의사'
맙소사!! 버스기사분도 나도 그렇게 읽었는데...앞자리에 앉은 젊은 아가씨는 장의사를 읽었단다.

좀 더 가자 고맙게도 내(川)이 흐르는 아름다운 경관이 나타났다.
역시 봉화를 돌아 영주로 흘러감도는 내성천이다.


내성천이 무섬마을(수도리)을 오메가형으로 감돌아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단다.
늘 좋은 경치만 봐왔을 관광버스 기사분도 아! 좋다! 하고 감탄하신다.
카메라셔터를 누르는 순간 지그재그 길에 그만 나는 내동댕이쳐졌다.
보는이들은 놀랐겠지만 막상 뒤로 넘어진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하던지 아픈줄도 몰랐다.


이번 다시 찾은 봉화여행길이었다.
계곡이 점점 깊어지면서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해지기 시작했다.
카메라셔터를 버스차창에서 두어번 누르는데...

문화해설사님이 이 길은 아름다운 길로 유홍준님의 글에도 나왔다는 길이란다.
<뭐, 이정도로....> 했는데 아니다. 점입가경이다.

계곡을 접어드는 내내 따라오며 모습 보이던

옥빛으로 푸르게 흐르는 천이 바로 그 영주 수도리전통마을3 을 감돌아 흐르던 내성천이란다.

 

해설사님 말씀은 봄에 수달래4가 피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는 길이란다.
그랬다.

그런데...그런 길은 걸어가면서 쉬엄쉬엄 풍광을 느껴야하는데

이렇게  많은 차량으로 휙휙 스쳐 지나가기에도 바쁜 길이 아니던가?

 

청량산을 찾아 접어드는 길에

심심계곡에 물이 빠진다면 어찌 계곡이라 할 수 있겠는가?

청량산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왼쪽으로 흐르던 내성천이 한참을 지나 다리를 하나 건느자

어느새 오른편으로 내성천을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자연은 골고루 아름다운 그림을 다 보여주자는 심산인게다.

 

도저히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버릇대로 버스 출입구로 나가서 내려섰다.
이번에는 왼손으로는 손잡이를 꼭 잡고서서 한 손으로만 카메라를 작동했다.

마침 레프팅을 하는 젊은이들 한 떼를 만날 수가 있었다.
기사분이 때맞춰 사진을 찍으라고 정차를 해주셨고...

요즘 건기라 물이 좀 얕은지 급류를 타는 게 아니라 숫제 물 속에서 물장난중이다.
날씨가 꽤나 쌀살한데 계곡을 흐르는 물은 얼마나 얼음처럼 찰까?
피 끓는 혈기가 있는데 이깟 가을 날씨 정도쯤이야~~      

기사님 갑자기 마이크를 잡더니...느닷없는 멘트를 날리신다.
<안춥냐?>
<우리는 히터 틀고 간다!>
들렸는지...젊은이들이 노를 들어 흔들어 답한다.
버스안 사람들은 모두 폭소를 자아내고...

웃다가 궁금해서 뒤돌아보니 그들은 아주 작은 점으로 다시 흘러가고 있었다.

 

길은 계속 들어갈수록 감탄을 자아냈다. 

정말 봄에 수달래 붉게피면 눈물날 것 같은 길이겠다.
아니, 단풍이 짙어가도 좋겠지만...봉화 이 곳은 거의 소나무가 많지만
낙엽송(落葉松)일본/잎갈나무5(잎을 가는 소나무)가 노오란 단풍이 들면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겠다.


 

길은 언제나 길손을 오라 부른다.

계절마다 갖가지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하고서~
차량들 사이로 걸어서는 못간다는 게 큰 흠이지만...

 

 

 

글/이요조

 

 

 

 

시내와  천과  강의 정의

개울 -> 시내 -> 천 -> 강 -> 바다

 

개울 : 졸졸 흘러내리는 개울물

시내 : 개울보다는 큰 물줄기. (사람이 건너갈 수 있는 얕은 내)

천(川) 지명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내’를 뜻함. 강으로 흘러들어가기 전 큰 시내, 다리를 이용 왕래

(사람이  건너가지는 못하지만 이쪽 저쪽에서 큰 소리로 말을 하면 알아 들을 수 있는 거리) 

강(江) 넓고 길게 흐르는 큰 내.  (뗏목이나 배를 이용해서 건너가야 함)

 

 

 

 

 

봉화 스피드래프팅(054-672-3377 )에서 가져온 이미지

 

산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길의 전경

청량산을 돌아 흐르는 내성천을 끼고 달리는 길이다.

왼쪽(상)으로 들어오다가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성천을 끼고 달린다.

 

  점점이 멀리 보이는 래프팅하는 모습

 

 

 

청량산 도립공원 입구 

 기기묘묘한 산봉오리

 청랑산으로 깊은 개울

 

 

 

 

 

  1.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청량산 일대에 지정된 도립공원.→ 청량산 [본문으로]
  2. 길이 106.29km, 유역면적 1,814.71㎢이다. 낙동강의 지류로 소백산맥의 남쪽 기슭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한 강은 영주시의 중앙부를 관류하고, 다시 안동·문경을 거쳐 하류부에서 예천분지(醴泉盆地)를 전개하고, 계속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용궁(龍宮) 남쪽에서 낙동강 상류로 흘러든다. 기후는 내륙 산악지대로 기온이 낮고 연교차가 심하며, 연강우량도 적다. 주요 농산물은 조·옥수수·감자와 유료작물, 고랭지채소 등이다. [본문으로]
  3. 문수면 수도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옛고가가 그대로 보존된 전통마을이다. 수도리는 이름 그대로 내성천이 마을의 3면을 감싸안고 흐르고 있으며, 그 가운데 섬처럼 떠있다. 안동 하회마을을 연상시키는 이 마을에는, 휘감아도는 강을 따라 은백색 백사장이 펼쳐 져 있으며 맞은편에는 소나무, 사철나무 등이 숲을 이룬 나지막한 산들이 강을 감싸안고 이어진다. 또, 강 위로는 견실한 다리가 놓여져 마을과 마을을 잇고 있다. 수도리는 고택과 정자로 이루어진 전통 마을로 옛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 중에 서도 해우당(도 민속자료 제 92호)과 만죽재(도 민속자료 제93호)는 옛 선비들의 단아한 격식이 느껴지는 고택이다. 이처럼 유유히 흐르는 강과 정겨운 자연 속에 고풍스러운 옛 집이 즐비한 수도리는 고향 을 찾는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다. [본문으로]
  4. 산철쭉꽃 [본문으로]
  5. 일본잎갈나무 소나무 잎과 같이 생긴 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데서 유래. 낙엽송이라고도 불린다. 북한 이름은 창성이깔나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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