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흔히 회로 먹는 아나고는 '붕장어'이고

이빨이 쎄고 여름에만 잡히는 장어는 '하모'라 불리는 갯장어이고  포장마차에서 즐겨먹는 꼼장어는 '먹장어' 이다.

요즘에는 먹장어도 냉동된 채로 수입산이 들여 온다고 하니 그 맛은 예전과는 다르다.

얼마나 힘이 쎄고 지독한 늠들인지...껍질을 홀 딱 벗겨놓아도 벌겋게 되어 꿈틀거리던 꼼장어!!

 

꼼장어 일번지는 단연 부산 자갈치 시장이다.

저녁 샐러리맨들의 퇴근시간이면 구수한 냄새가  넓게 퍼져나가  오가는 행인들의 발목을 잡던  원흉이 바로 요늠들이다.

 

둥근 연탄불 식탁에  앉아 곰장어를 시키면 주인은 뻘건 곰장어를 연탑불위에 일단 올린다.

불 위에서 꿈틀대는 꼼장어~~~~

꼼장어가 잠잠해지고 일차 구이가 끝나면 또 다시 벌건 고추장 고춧가루가 섞인 양념소스에 몸을 첨벙 담갔다가 꺼내어

손님들 연탄테이블 석쇠에 올려 놓는다.

 

그 냄새는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다.

출출한 속을 뒤집어 놓고도 남음이 있다. 얼마나 냄새가 근사했던지....막상 먹어보면 별 맛 아닌 듯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아이를 가질 때마다 이 곰장어가 얼마나 먹고싶었는지 모른다.

살아있는 싱싱한 곰장어 보기는 이제 어려워졌다.

껍질을 벗기고 몇마리씩 엮어져 꾸리에 꿰어졌어도 살아있던 꼼장어....

연탄불위에 올리면 뜨거워 몸부림 치던 꼼장어, 양념발라 구워지던 .......그 냄새~~

 

한 번은 성북동에서 곰장어를 먹었는데....맛이 전혀 틀렸다.

냉동꼼장어란다.

그러게....요즘 산 꼼장어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냉동된 꼼장어를 사왔다.

추억을 회상시켜보려고....낸동된 꼼장어는 해동시킨 후 끓는 물에 잠깐 삶아내어야만 비린내가 가신다.

물론 싱싱한 꼼장어는 비린내는 커녕, 단 맛만 나는데...냉동은 자칫 잘못조리하면 비린내때문에 요리를 망치게 된다.

그리고 특유의 징그러움 때문에 집에서 만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이젠..내 나이가 몇 개라고, 이까이꺼....겁날 게 �따!!

 

 펄펄 끓는 물에 맛술을 붓고 꼼장어를  삶아내었다. (너무 잠깐도 아니고 너무 오래도 아닌...3~4분정도)

 밥풀같은 알들이 죄 쏟아지듯 터져나왔다.

 꼼장어를 구워 쌈사먹으려 준비한 야채,

 고추장 고춧가루 입맛맞게 섞어서

파 마늘 풋고추 깻잎....방아등 넣어서 양념장을 만들어

양파도 썰어넣고

뜨거운 물에 튀겨진 꼼장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두고

 양념을 한다.

 

한 20여분 양념장에 재워 두었다가

 

 

간이 배었다 싶으면 굽는다.

숯불에 구우면 좋겠지만....

 

오븐에 구웠다.

냄새가 나면 어쩌나 싶어 오븐을 바깥마루에 내어놓고

요리를 했는데...

어라~ 냄새가 별로 나질 않는다.

그럼 맛은?

제대로 맛은 나는거야?

 

 

다 구워졌다.

 

 

깻잎에 꼼장어 한 조각,

마늘 한 쪽, 풋고추 한 쪽~ 얹어서 한 입에 쏘옥~

씹히는 꼼장어 살이 탱글탱글하다.

 

그 옛날 자갈치에서 먹던 그 맛은 아니지만....

비린내도 완벽하게 잡았으니...

탱글탱글 식감이 .....간만에 그리움의 맛,

그 회포를 푸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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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븝 

마싯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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