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을 찾았다.
한 달 전에 본 푸른 청량산이 만산홍엽으로 변해있을 물든 청량산이 보고싶었기 대문이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등산로로 접어들자 비내리는 평일이라 아무도 없지 생각은 기우였다. 많은 등산객들 인파에 좁은 등산로.....
얼마전 이미 가 본 길이라 미끄러운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등산로가 하나 둘이 아닐텐데, 굳이 가 본 길을 또 오른다는 것은 별로 흥미가 당기지 않아서이다.
비는 어느새 그쳤지만....운무는 산봉오리마다 무겁게 이고 있었다.
청량산에 올라본들 하늘다리에 올라본들 ...운무에 가려서 지척이나 분간하면 다행이겠다.
그 날 먹었던 진짜배기 도토리 묵이나 한 점 먹어볼까 하였지만....낮에 먹었던 점심이 아직도 소화되기엔 멀었다.
몇몇은 그냥 쉬엄 쉬엄 길을 되짚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유난히 좁고 미끄러운 등산로 말고 좀은 편하고 너른 다른 산행길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어느 고장인들 하루 이틀 구경하고 다 했다면 거짓말일게다.
봉화를 한 달 격차로 두 번을 찾았건만 정작 보고싶은 곳은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다.
청랑정사1 고산정2이다. 유교의 많은 후학들을 길러낸 유적지!
언제 다시금 개인적으로 꼭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이퇴계 선생의 유적지라면 나라에서 봉산으로 부여받은 청량산 아니던가?
산첩첩 물겹겹 아름답다 내 나라여!!
노산 이은상님의 싯귀가 생각나는.....산첩첩의 그림자!!
천천히....찬찬히.....
등산길(소롯길)은 너무 좁다,
내려오는 사람 비켜줄레라 뒤에 오는 사람 신경 쓸쎄라
어디 이리 맘놓고 만산홍엽을 즐길수나 있단 말인가!
비에 젖은 도로가 고즈넉하여 애잔하다.
가물어서 말랐지만 내는
웅덩이에 고인 물 정도였다.
안개비가 흩뿌리고 있었다.
운무는 우-우- 몰려다니듯 피어오르고,
무럭무럭 수증기로 피어오르는 모양이 비는 금세 개일 모양이다.
봉우리 이름이 뭔지? 참 기이하게도 생겼다.
꽃보다 예쁜 단풍!
이뻐서 꺾었으면 버리지나 말지~
돌탑 정수리에 도롱이 벌레집이 조로롱~~
곱다 .....
.....
꽃소식은 남녘에서 북녘으로
단풍은 북녘에서 남녘으로...
장인봉 가는 길로 들어섰다. 그래 <두들마을>까지만 가보자.
장인봉 가는 길
외산(外山)의 주봉(主峯)인 장인봉은 청량사(淸凉寺) 유리보전(琉璃寶殿)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청량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870m)이다. 봉우리 중 가장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축융봉(祝融峯)과
관리사무소에서 보았을 때 그 위용이 가장 잘 드러난다. 원래 이름은 대봉(大峯)이었는데 신재 주세붕
(愼齋 周世鵬, 1495-1554)이 중국 태산(泰山) 장악(丈岳)의 장인봉에 비유하여 지은 이름이다. 정상에서
굽어보면 산 아래는 빼어난 기암절벽들이 병풍처럼 늘어서고, 눈앞에 펼쳐지는 원근 수 백리의 크고
작은 산맥과 하천들이 연출하는 장관은 예부터 선인들의 아낌을 받아 왔고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산, 부산, 울산 관광버스등이 내 눈에 들어왔다. 평일이니 가까운 경남쪽 사람들이 많나보다.
내려오는 길에 아주머니들...<부산>운운하길래 반가운 맘에 출생년도를 다 대어보고 헤어졌다.
일찍 올라간 이들이 서서히 내려오는 중이었다.
하늘다리로 해서 장인봉으로 거쳐 내려오는 사람들이었는데....한결같이 행색들이 엉망이었다.
우중에 산행을 했으니 바지가랭이는 흙범벅이고 온 몸은 땀인지 빗물인지 후줄그레 젖어있었다.
주중이라 아주머니들이 많았는데, 한결같이 다들 건강해보여서 좋았다.
천천히 산을 오르며 빈집도 좋은 그림소재가 될까하여 부지런히 여러각도로 찍어왔다.
빈집에는 큰 자루가 하도 많이 쌓여서 뭘가 궁금해 봤더니 고추꼭지다.
뭐에 쓸려고 이렇게 쌓아두었을까? 제발 허튼 먹거리 작난에 동참하려는 곡간은 아니겠지...좋게 생각하려 들었다.
<도대체가 이 많은 고추꼭지로 도대체...뭘 하려고? 아무리 생각해도 용도를 모르겠다. 사료도 아니되는 것을...? >
산이나 오를 것이지 온 국민의 건강 먹거리까지 걱정하는 나! <너나 잘 하세요!!>
낙엽이 너무 많이 쌓였다.
수녀님도 거꾸로 가시네요!!
거봐요! 지난 번 청량산행기에서 죄다들 거꾸로 내려온다고 했잖아요!!
수녀님도 예외없다니까요!!
등산객들도 울긋불긋~
올라가며 찍을 땐 몰랐는데....내려올 땐 길도 미끄럽고 경사가 져서 .......*.*;;
쉬엄쉬엄이 꽤 올라왔다.
이러다가 일행들 하산시간에 맞추려면 늦을테지
수녀님이 거꾸로 가시며 손을 흔든다.
활달하신 수녀님!
아마도 성당에서 단체 소풍산행을 왔나보다.
감도 산 한자락을 책임지고 붉게 비추고....
빗물을 튀기며 하산한 일행을 태운 버스는 떠나고.....
또....하산하고....떠나고...
내일은 또 다른 사람들이 줄지어 찾을테지~
누가 밟아서 허리가 틀어졌나 건드렸더니
특유의 성깔로 뎀비려든다. <그러게...그렇게 정신 차리라니까!! 추위에 하루라도 더 견디려면....>
황금빛 은행이다.
가물어서 올해는 단풍이 좀 시원찮은데....그래도 여긴 제대로 곱다.
운무를 피워올리 듯....산은 그렇게
우리들을 품었다가 내려놓는다.
마을을 눈 앞에 두고 내려왔다.
한 집인가 두 집이 있더라는 하산객들의 말,
아마도 우편배달은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만인가 보다.
청청한 소나무와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청량산 가을!
미끄러운 내리닫이 등산로를 하산하면서도...
<와 좋다!!>는 감탄사를 인사치례로 잊지 않고 산에게 보내는 .....산꾼들의 예의!
쉬엄쉬엄 윗 주차장까지 걸어오르자
빠른 일행은 벌써 내려와 있고 젊은 몇몇은 하늘다리를 올랐다는 소식!!
단풍이 산불처럼 뭉글뭉글 옮겨붙고...
가을단풍에 물들었나 보다.
올 가을 단풍구경을 잘했는지 나, 길손 마음 덩달아 알로롱 달로롱~~
글:사진/이요조
2008,10월31일 청량산 장인봉 30여분 오르다가 말다.
- 경일봉아래 김생굴밑, 유리보전에서 응진전으로 가는 도중에 자리하고 있다. 이중봉이 쓴「오산당중건기」에 의하면 이 건물은 선생이 남기신 뜻을 받들어 사림의 합의로 조선 순조 32년(1832)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후로 이곳은 퇴계 선생을 기리는 수많은 학자들의 학문과 수양의 장소가 되었으며, 1896년에는 청량의진이 조직되어 의병투쟁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현재의 건물은 1896년 일본군의 방화로 소실되었던 것을 1901년에 중건한 것이다. 강당 10칸, 부속건물 6칸으로 되어 있고 당은 오산당, 헌은 운서헌, 요는 지숙요, 문은 유정문이다. [본문으로]
- 조선 중기의 학자로 퇴계 이황의 제자인 성성재 금난수(1530-1604)가 세운 정자로 축융봉 아래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자리하고 있다. 낙동강과 정자가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데, 이곳이 바로 도산구곡 중 제 8곡인 고산곡을 말한다. 퇴계 이황이 청량산을 오고갈 때 여기에 자주 들려 빼어난 경치를 즐기고 여러 편의 시를 남겼다고 한다. 이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이황과 금난수의 시가 현판으로 걸려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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