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손은 이재를 밝히는 마이더스의 손은 되지않고 .....그저 식물이든 동물이든 그런 것들이
내게만 오면 뭐든 튼실해져서 너무 잘 자라줘서 문제가 되곤한다.
88년도에 지은 구닥다리 집을 처분하지도 않고 몇 년 빈 집인 채로 묵혀두기도 하면서 작은 마당도 한 25년 가꾸다 보니 도심지에서도 자연이 된다. 이제는 아마도 내 노후를 책임 져 줄 것 같은 반려가 된다.
오늘 아침엔 개배비 울음소리에 잠이깨었다.
작년부터 개개비가 와서 새끼를 치고 나가는 것 같았다. 하루종일 삑삑인지..찍찍인지...
여기저기 상사화 꽃대가 올라오고 있다. 빗속에 우울도 상사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아침도 상사화를 몇 컷 찍는데도 목도 안아픈지 쉬지도 않고 왼종일을 운다.
비가 오는데도 얼마나 우는지....여기 저기를 날아다니며 운다.
새끼같아 보인다. 밤새 엄마가 안왔을까? 혹 배가 고파서 울까? 밥을 한수저 물에 적셔서 담장에 올려놓았다. 그랬더니....내 등뒤에서 개개개개....하는게 아닌가?
아 맞어 <개개비>구나!! 그런데 우리집 개개비는 왜 따로 따로 ,,띄워서 우는거지?
ㅋㅋㅋㅋ 뻔데기 장수가 <뻔! 뻔!!>하고 댕기다가 밤에 잠꼬대로 <데기,데기...>한다는 우스개 이야기처럼
개개비 사진은 못찍었지만...참새보다 날씬하고 덩치는 작은데 꼬리는 길고 그 꼬리가 짙은 갈색이다.
삐삐...삐..삐...하루종일 쉬지않고 운다. 개개개개는 딱따구리가 나무를 뚫는 듯 공명음이 섞였고
삐삑은 마치 손톱깍기로 손톱을 깍는 것 같은 짧은 음이다. 별로 듣기에 훌륭한 울음소리는 아니다.
.......
아침에 개개비 밥 주고는 잊었다.
그런데 우리집 나비(길고양이)가 며칠 전 큰 비 끝에 마당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어슬렁거리며 지나가더니
<큰 비에 별 이상은 없는거지?>하고 마치 순찰을 도는 것 같아보였다.
그랬는데 ....나비가 와서는 담장위를 멀거니 바라보고 있다가 나와 그만 눈이 따악 마주쳤다.
<내 치즈를 누가 가져갔을까?>가 아니라 <내 밥그릇이 왜? 누가 담장에다 옮겨놨을까?>다.
아차차...미안미안 개개비 밥주느라...나비 자네 밥그릇에다가 주고는 그만...... ㅎ
나비가 많이 야위었다. 비가 와서 밥을 자주 주지못했는데 그래서일까? 나를 빤히 바라보는 저 눈!! 얼른 눈을 깜빡여 인사부터 해줘야 하는데....
메모리칩 빠진 카메라 준비해서 챙겨들고 나오니...딱 사진 찍을만큼만 포즈 잡아주고는 다시 휙~~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나비와 나의 관계가 영낙없는 .....잎과 꽃이 영영 만날 수 없는 상사화와 닮은 모습이 아닌가.....애닯다!!
작년에 길고양이와 친해졌던 길고양이 이야기 ☞ http://blog.daum.net/yojo-lady/13745892
지난 5월7일 사진과 비교하니 지금이 많이 야위었다.
▲이상은 2011년도 상사화
:+:+:+:+:+:+:+:+:+:+:+:+:+:+:+:+:+:+:+:+:+:+:+:+:+:+:+
아래는 년 전에 찍어둔 상사화!▼
이른 봄이면 제일먼저 잎을 올리는 상사화!!
그 잎이 무성해지는 5월이 오면 머리를 산발한 듯 괴로워하며 사그라들고 만다.
그러다가 ....완전히 잊혀진 듯 하다가...7월말경이나 8월초에
우후죽순처럼, 불현듯 고개를 쑤욱 내미는 상사화꽃대!
잎은 꽃을 그리워하고 늦게 올라와 화려하게 피는 꽃대는 두리번거린다.
.....잎은 어디갔을까?......
상사화가 활짝피면 큰 비가 내린다.
8월이면 해마다 늘...그러듯이,
지나간 6~7월초 장마는 별 것도 아니게 7월말 ~ 8월초 폭우가 무섭게 쏟아진다.
그리움에 목을 쑤욱 내민 멀대같은 큰 키가 그예 쓰러지고 만다.
비 맞은 똘똘이가 다가가 위로한다.
<울지마...내년이 또 있잖아~>
교통사고로 간 똘돌이할배
'가납사니 > 이요조의 동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의 보물 노봉방 채취 (0) | 2011.09.26 |
---|---|
장님 길고양이? (0) | 2011.09.15 |
마리(9살) 점프력의 효과 (0) | 2011.08.02 |
수사(水巳=물뱀) 무자수, 무자치 (0) | 2011.07.03 |
구피의 허무한 사랑(개 문상) (0) | 2011.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