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소박한 나물이 제 격이다.

요 며칠 결혼기념일이다. 어버이날이다. 조금 무리했다.

한우로 호텔뷔페로 내 속은 더부룩해졌다.

평소 나물반찬을 즐긴다는 말에 이율배반적인 행동만 했다.

 

오늘은 두부 한 모와  시금치 한 단으로 저녁을 차렸다.

 

시금치라면 뿌리가 굵고 붉고 단맛이 강한 섬초 쯤 된다면 좋으련만 ......

제 생의 마감을 앞 둔 늙은 시금치다.

어느 날부턴가 꽃대가 올라오고 대궁이 굵어져 텅-비고 키는 미나리만큼씩 큰 시금치 맛을 알아 버렸다.

시금치+미나리 같은 아삭한 맛의 나물....싸고도 양이 많고 줄기대궁이 부드럽던

시금치!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완전 늙어 본 모습을 탈피한 그런 시금치 맛은 아니고....

내 짜리몽땅한 손으로 한 뼘하고도 손가락 하나쯤 더 있는 좀 긴 길이다.

두 단에 990원!! 단도 실하다.

 

두 단을 싱크대에 풀어서 버겁게 씻어서  1단 정도는 시금치 된장국을 끓이고 1단은 데쳐 뒀다가  오늘 두부 한 모를 사와서 조물거려 무쳐놨다.

언제는 까나리 액젓을 즐기더나 요즘은 또 된장으로 나물 무치기에 맛들였다.

ㅎ 내가 즐기는 반찬을 모처럼 했는데 막상 남편의 막걸리를 부르는 안주가 되버렸다.

 


섬초였으면 좋으련만.....사진이 없어 섬초로 대체

1단 양이 이렇게 많다. 볼 하나에 가득!!

 

두부에는 좀 모자라는 칼슘 철분 비타민B등이 많은 시금치와 함께 먹으면 영양 밸러스가 맞아 아주 좋다.

 

양념은 된장, 마늘 약간, 깨, 참기름에 간이 조금 약한 것 같아 맛간장(파마늘 넣고 미리 만들어 둔)을 조금만 첨가!

 

시금치와 두부가 어우려져 영양 높은 나물반찬으로 완성

두부 반 모을 으깨어 함께 무쳐준다.

 

으깬두부 시금치나물!!


 

두부는 두부집에서 직접 사 온 뜨끈한 것으로 만들었다.

 

 

방금 만든것이므로 그냥 먹어도 좋은 것!

 두부집에서 사온

금방 만든 두부는

따뜻하고 간은 짭짤하므로 그냥 아무런 간은 하지 않고 구이김만 잘라서 얹어내었다.

 

구이김 조금 썰어 올리고 깨만 솔솔 뿌려서, 나물먹고, 두부먹고...

 

굳이 밥을 내지 않아도 한끼 간단한 식사로도 좋다.

계속한 외식에

식상하면 이렇게 두부와 나물만으로 .....


간은 생략...구이김만 살짝!! 

 

콩나물도 절제한 양념으로 심심하게 무쳐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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