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울 삼식씨 구박은커녕 이젠 제가 쫓겨날 판입니다.

누가 우리 집에 오더니 글쎄...왜 길냥이를 키우냐는 겁니다.

뭐 어때 했더니 자기가 좋은 고양이를 갖다 주겠답니다.

샴고양이를요!! 

무조건 삼식님 화난 얼굴도 무시하고 너무 좋아서 콜! 했더랬지요.

작년 봄에 입양 받았다니 일 년 반쯤 된 성묘입니다. 암컷! 이름 짱아!

 

그런데 모므가 외출한 때라서 마루에 올려놓으니 마리가 먼저 덤비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짱아 성질이 보통 아닙니다.

바깥에 나갔던 모므가 돌아왔습니다.

배변 때문에....모래도 냄새나고 돈 들고 해서 그냥 현관문을 열어줬더니 마당에 흙을 파고 배변을 잘 하더니

외출 영역을 넓혀 급기야는 바람이 나고 말았지만요!!

모므가 들어오더니 짱아랑 인사를 시키려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찌나 죽일 듯이 물어뜯고 싸우든지......손 쓸 여가 없이 제가 잠시 멍했습니다.

 

짱아가 피신해서 계단아래...다용도실 창고 방으로 쏙 들어가더니 일주일채 흔적도 없습니다.

처음엔 그냥 도망간 줄 알았지요. 제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하고 가져다 놓은 밥그릇에 흔적이 남고 제일 중요한 단서가 되는 건,

고양이 배변 때문에 제 몸은 숨겼지만 냄새는 어찌할 수 없었나봅니다.

또 하룻밤에 와다닥 짧게 싸우는 소리가 나고 영영 숨어버렸지요.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제가 지하실 가면 올리오고 제가 올라오면 지하실로 내려가고 했나봅니다.

작은 창문을 통해서~~

 

모므는 그 일주일 동안...새끼들을 품고 살았습니다. 얼마나 지극 정성인지~~

모므일가의 다정한 모습은 외부의 위협을 받으니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망을 보고..새끼들을 돌보느라 배변외출도 않고 숫제 집안에서

마리의 배변 신문지에 볼일을 보고 신문지를 제 딴에는 돌돌 개켜놓았습니다.  정말 .....신기하고도 애처로울 정도입니다.

신문지에 배변하고 그 흔적을 지우려 꾸깃꾸깃 말아놓다니....

 

도저히 이렇게는 살수 없다싶었는데....샴을 가져다 준 이가 모므를 시골농가에 쥐가 많은 집에 보낼데가 있답니다.

새끼들까지 몸땅 다 가져다 준다네요~~

섭섭하고도 서운하지만~~어제 모므 일가족과 이별했습니다.

더 자유로운 너른 곳으로 간다니 ...믿고 보내야했습니다.

제겐 냥이와의 첫사랑인 모므와 이별하니 마음이 아프긴 합니다.

 

..........................................

 

짱아가 울음소리로 제 존재를 알리던 날 밤...

제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걸 아는지 일주일 넘게 숨소리조차 죽이고 숨어 지내던 놈이 글쎄 대성통곡을 합니다.

무척 슬프겠지요!!

아마도 우리 모므도 그랬을 겁니다. 그래도 새끼들과 함께 있으니 좀 덜할란가 모르겠지만....

 

짱아를 목욕시키니 우리집 마리보다 순합니다.

모므 목욕 때와는 좀 다릅니다. 속털까지 물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오래 오래 정성들였더니 이젠 속털까지 젖어 드라이로도 잘 말라주질 않는군요!!

그래도 발톱 한 번 세우지 않고 거부하는 몸짓조차 없는 착한 짱아군요!!

 

밤만 되면 사람과 부비부비 하고 싶어 웁니다.

나는 사람하고도 부비부비가 별로인데....싫어~~~

삼식씨에게도 다리에 가서 제법 빡신 힘으로 온 몸을 부비부비합니다.

실은 삼식씨도 동물은 무착 좋아합니다.

그러나 허리아픈 마눌이 힘들고 냄새나면 치워야하고...허리는 더 아플 테고.. 뭐 그런 뜻에서 반대하는 거 압니다.

그러나 짱아는 예쁘긴 예쁘네!! 그럽니다.

역시 애완묘라 애교도 남다릅니다.

애교 없는 강아지 마리보다 몇 배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주로 들어오지 못하게 야단친 내겐 부비부비를 안해줄 것 같더니 마지못해 해주긴 합니다.

사진 찍으려고 문을 열어주고 들어오라고 해도 선뜻 들어서진 못합니다.

 

사진이 엉망입니다만....차차 나아지겠지요?

 

 

문에다가 부비부비 제 냄새를 묻힙니다.

 

 

탁자 아래에 둔 마리 배변장소

 

 

신문지를 깔아두고 하루에 한 번 치워준다.

간혹 마당에도 내려놓으면 볼일을 보지만  주인이 외출시엔 꼭 여기다가 배변습관이...

 

 

모므가 경계태세로 집을 비우지 않고

마리 배변소에다가 볼 일을 보고  신문지를 돌돌 말아놓은 모습~~

 

 

 

늘 긴장태세를 늦추지 않는 모므

 

 

 

어두워지면 모습을 드러내는 짱아!

 

짱아! 우리 이제 좀 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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