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난 동치미 덕후다(쿨럭)

동치미를 얼마나 좋아라하는지 ㅡ내 블로그를 털면 동치미가 와르르르 ㅡ

 

동치미를 담그려도 조랑무(알타리보다는 좀 더 큰)를 천일염에 굴려 두고는 사흘 후에 물을 부어야는데 그노메 깜빡병이 그만 도져

<아!내가 동치미 담궜었지?> 부랴부랴 물 욕심은 많아서 넉넉히 붜두었겠다.

 

동치미든 김치든 발효식품은 일정기간 동안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말에 겨우 참고서는 물 붓고 열흘만에 떠봤다.

 

조랑무가 어찌니 야문지 아직 익기까지는 조금 일렀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동치미덕후가 아니던가?

간이 얼마나 마치맞게 됐는지 물은 1/10만 더 첨가를해도 시원하고 간도 따악 맞다.

애초에 넘 짜면 물을 아무리 타도 원재료가 짜서 어찌할 도리가 없긴하다.

 

왜 뽄새읍씨 일회용 용기에 동치미를 담았냐고?

나름 이유가 다 있다.

난 술은 커녕 음료수도 안마신다.

그런데 동치미는 하릴없이 음료수 마니아처럼 벌컥댄다.

그러자니 동치미는 내겐 겨울 음료이기 때문이다.

아작이는 무는 내게 과일이다.

 

이 글 읽고 공감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들고 마시자면 이 그릇이 젤로 편하다.

 

참 고추도 직접 삭힌 거다.

누가 고추를 좀 주길래 소금,간장,식초해서 장아찌로 담궜는데 멸젓간장에 고추를 버무려 고춧가루 넣고 고추김치를 만들었는데 맛있다.근데 짠 반찬이다.

그래선지 요즘 혈압이 좀 올라간 원흉이 얘지 싶다.

 

고추도 맛나고 동치미도 맛나고 ㅡ국수를 말았더니 아직 덜 삭았슴에도 불구하고 유명 맛집 <동치미국수>다.

설탕 아주 조금과 식초만 더 첨가했을 뿐인데 ㅡ

 

어느해던가 ㅡ동치미를 거른 해였는데 방명록에 누군가 글을 썼다. <환자가 있는데동치미 좀 파실 수 없냐고 ㅡ>

다음에서 동치미에 지난해 글을 노출시켰나 보다.

 

가끔 내 글은 해묵은! 엄마 손 맛이라 엉뚱하게 노출된다.

지금은 또 <우리 집 김장김치가 벌써 물렀어요>로 노출되었나 보다.해마다 김치가 물러빠진 집으로 노출된다.

하기사 남들에게 왜 힘들게 만든 김장김치가 물러버렸는지 그 것을 알리고도 싶은 엄마 마음이다.

 

동치미 ㅡ 그때는 안담았으니 못갈라 먹었다.

그러나 그렇게 절박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덜 먹고라도 선선히

나눠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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