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반 여수 여행에서 울산 배농장 말봉씨가 안절부절이다.

농가 냉해 피해 보험도 들었건만 이렇게 춥다간 큰일이란다.

너른 배밭에 온풍기라도 틀어주려는지 부랴부랴 돌아갔다.

 

얼마 전 경주 포항에서 완연한 봄의 꽃잔치를 즐기다가 남녘이라 그러려니 하고 마냥 부러워만하고 돌아왔더니 우리 집에도 양지바른 곳에 살구꽃이 활짝 폈더라!

그러더니 몇 해 앉은뱅이로 자란 매화도 꽃이 피고 (윗지방에서는 매실이 잘 되지 않더라)

자두꽃이 연둣빛 잎새와 함께 피고 ㅡ

벌이 잉잉대더니 ㅡ

요며칠 그만 비오고 냉해입고 허무하게 꽃은 져버렸다.

 

용인 사는 언니는 복숭아 알러지가 있다.그래선지 비슷한 살구도 낯설어하며 익은 살구를 마냥 싫다 도리질치더니 둘째 해부터 살구가 언제 익느냐며 언제 따냐며 학수고대하더니 숫제 지난해는 따면서 마구 우걱이며 먹어대던 언니의 환히 웃는 얼굴이 자꾸 어른거린다.

"우야제? 살구주 좋아하시는 형부와 익은 살구를 그냥 먹기 좋아하는 언니 얼굴이 무심히 꽃이 져버린 빈 살구가지에 오버랩된다.

 

우리 애들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살구지만 매번 그 맛을 아는 이웃들은 기다릴텐데 ㅡ

 

올 해 첫 꽃이 핀 자두는 또 우찌 될꼬!

맛난 살구는 맛이나 보게 될른지?

꽃이 얼었다가 강풍에 억지로 뜯겨나간 듯한 빈자리가 영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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