悔訴曲 /梁 純貞

공후인의 애절한 가락이로구나
나비처럼 날리는 달빛이여
기루어 흰 그리움을 소리내며
오늘도 나는 회소 회소 회소가락을 찾네


생명의 삯도 없이 나는 피를 끄집어 내어
영글지도 못한 무른 골육을 공간에 묻는다
어이 할꺼나
어이 할꺼나
나는 몹쓸 년으로
사공도 없이 건너는 강끝을
바라봄이 멀기도 멀건만
나는 아득히 입술을 참으며
회소 회소 회소가락을 짚네



물끄러미 지켜준 수마속의 내 사람아
당신의 가슴에 내 머리를 묻으며
밤이 끝나버리고 서툴게 아장거리며 입술을 부빈다
달빛도 잊고 별빛도 잃고
한줌 혈수로 비릿히 사라진
사랑이
몇번의 사정도 없이 님의 등도 나의 등도
모두 보았구나
아소님아 아아 아소님아



잠들지 않은 하늘의 빛나는 눈들이
서슬 푸르게 서슬푸르게
너울춤을 추나니
당신은 笛을 들어 가락을 다듬네
회소 회소 회소가락이 되어
공후인의 애절한 가락이로구나


지난 겨울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써놨던 글입니다
황진이 님께서
주신 귀한 동백에
제글을 붙여 봅니다

삼월 열 엿세날
오후에

純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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