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바느질...?
단아한 바느질 이면에는 이리 정신 산란한 부분도 있습니다.
유리를 깨 먹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이런 식탁 유리가 모두 5개 있었나 봅니다.
왜 어디서 생겼는지...정말이지 전혀 기억에 없습니다.
아무튼 많이 있다고 생각하니 함부로 다뤄지나 봅니다. 지금 다시 세어보니 까짓 4개 더 있는 걸...
그 것도 가장자리 깨어진 것 두 개 포함해서~
크기는 그럭저럭 비슷합니다.
바느질 작업대에 놓고는 손에 닿을 듯 말 듯 있는 건너편 다리미를 가지러 온몸을 실었더니...
순간 "우지끈~" 소리를 내며 쉽게도 깨어졌습니다.
따악 절반이 났군요.
마당에 독 묻은 곳 뒤편에 모서리 깨어진 유리 두 장과 멀쩡한 것 한 장이 더 있었는데 염장한 저장배추 위에다 소금자루를 얹어두면 좋다기에 일을 하다가 그만 열어둔 뚜껑이 쓰러지며 또 한 장을 해 먹었습니다.
아까웠지만...한 편으론 속이 후련했습니다.
정말 후련했습니다.
이제 다 깨버렸으니....그나마 조신하게 살 테지요.
모서리에 금이 간유리 두 장과 중간이 나가서 회생불능인...두 장..아무튼 다 못 쓰게된 4장의 유리, 이 모두를 어떻게 쓰레기 처리를 해야할지...그 것도 실은 난감합니다.
뭔가 조그만 여유가... 아주 하찮은 여유를 믿는건지 .... 마구 하는 행동거지
내 몸을..내 마음을 혹사시키는 것도 이나마 건강하니까..피워보는 거드름 아닐까요?
죽을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이라면...까지 꺼..뭐가 대수라고
오로지 나의 생명만 위해서 사력을 다해 눈물로 기도하며 살고있을 것을....
바보....
배게/충분히 포개지게 접었는데도 비어져 나오는 내 뱃살처럼....그 이면은 비참하다.
* 형편없으시네요.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이를 만났다.
냉장고에 사다 둔 굴이 있어 굴 밥이나 해 먹을까 하고 오늘은 하루 온종일을
컴퓨텨 앞에 앉았다가 어스름에 외출을 했다.
딱 만났다.
우리 큰 아이 중학교 때 선생님을... 겨우 오년만에....만나는데,
총각이었을 때...방 하나를 세내어 함께 살았던 선생님.....
동생 같기도 하고,
책을 읽는다거나 컴퓨터를 할 때는 안경 없이 하는데...바깥에 나서게 되면 좀 무리한 날은
초점 조절이 잘 먹히질 않는다. 조절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마치 학생때....심한 근시가 안경을 벗고 다니는 것처럼,
외출중에도 한동안 그저 사방이 뿌옇다.
누가 (남자) 쳐다보는 것 같아 외면하고 가는 데 불러 세운다.
이런...
한참을 서서, 의례적인 대화끝에 한 번 놀러오겠다는 선생님을 보내고,
동안 내가 얼마나 늙었으면 서슴없이...그런 치명적인 표현을....
'그러게...수학선생이지, 국어였으면 그럴리 없어,
아냐, 연민의 발로겠지~~
아냐 동안 내가 얼마나 형편없이 폭삭 삭았으면?
에이..그러게 다 저녁 때라도 화장이나 하고 나올걸~'
'형편없다' 는 말에 자꾸만 감겨드는 못난 나를 본다.
............
바깥 외출이 싫다.
그나마 절친하던 지인들 과도 이런 저런 이유로 단절 상태다.
싫다. 정말이지 싫다.
내 마음에 또아리 튼 뱀이 살고 있어 그 '독'은 먼저 나를 삭게 만든다.
지난주에 그에게 다녀온 대화 한 토막,
"나는 끈을 애써 이어 놓으면 당신은 왜 끊고 다니지? "
"이번 주에 울산 내려가야지?"........그이 동창 부부모임이다. 30년도 더 된,
"난 안가믄 안될까?"
"가야 해"
지난 부산 폭설에도 할 수 없이 남편에게 끌려 갔다온 나,
매사 자신감도 아무런 감흥조차도 사라진지 오래~~
이런 것도 가계력인가?
엄마가 힘들게 아주 힘들게 갱년기를 보내셨다.
그 것도 아주 일찌감치....
언니와 나는 동시에 지난 겨울을 둘 다 힘 들게 보냈다.
"뭐해?"
"응 청소해"
"목소리가 오늘은 괜찮네~"
"응,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청소를 하거든...너도 그래 봐"
"응 그래 볼께"
아들넘 방에 있는 오디오를 꺼내 놓으라했다. 이런~~ FM이 잘 나오질 않는다. 난청지대라 안테나 문제다.
씨디가 아무리 많아도 애들이 듣는 음악과 나와는 무관하다.
언젯적 CD지? 이런 게 다 있네? 내가 샀을 리 만무하고? 누가? 도저히 기억이 잡히질 않는다.
예전에 들었던 기억은 있다.
아마도 딸아이가 사준 게 ?..그러면 예전부터 엄살을?
(솔직히 부러 주접스런 엄살을 떤다. 스스로도 두렵기에..)
앞의 글과는 전혀 무관하지도 않다.
우리 엄마는 일찌감치 시작한 갱년기 우울증을 아버지 돈 떨어지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셨다.
일찌감치 아버지의 여유(여분의 유리?/윗 글에 비유)가 없었더라면....엄마는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엄니는 그 옛날에도 있던 비싼 태반주사를 자주 맞으셨다.
맞고나면 정말 애기처럼 보드라와지는 엄마의 손등을 우리는 서로 다투어 만져보았다.
아둥바둥...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시한부로 간당거리는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울증을 모른다.
우울증은 어느정도 발등에 불이 없는 사람들만 앓는 병이다.
고로 내 스트레스는 발등의 불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런 말은 생각난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 컷팅하고 우울은 슬픈 멜로디로 다스린다는...
아무튼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미안하다.
에휴...제목들부터 좀 봐라...더 가라앉는다.
짜증난다.
마침 생각난 게 있다.
칼럼 친구"조정희(평미레)님이 만드신 것,
마음이 평안하다. 복음성가로 구성된....귀보다 마음에 더 익은 노래들....
20년 전 진주에 살 때 이야기다~`
'촉석'아파트 이층에 살았었는데...난 아침 청소시간만 되면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복음성가테이프를 크게 틀어놓기를 좋아했다.
청소기 소리보다 몇 배나 크게....
동진주 교회를 다녔었는데.. 어느 주일 새 신자 인사 시간에에 바로 삼층 집 부부가 인사를 했다.
경상대 교수였는데...자진해서 교회를 나왔단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나란히 걷게 되었다.
"왜 저더러 교회 가잔 말씀 안 하셨어요. 기다리다..지쳐 ㅎㅎ~~ 늘 들려오는 복음성가에 그만,"
.........
그 때 즐겨듣던 바로 그 복음성가들이었다.
그 때...아침마다 청소할 때 즐겨 크게 듣던....물론 그 때의 듣던 노래보다야 좀 덜 부르는 솜씨지만...난, 오래도록 귀에 익은 음악이 담긴, 이 CD가 나에게로 되살아 오기까지 이 무슨 일인지?
실로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끝까지 주소 달라 챙겨주신 김원필님...아무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