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오설록''茶박물관'에 전시된 퀼트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빡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차를 마셨다.

겨우내 빌빌거리면서 어쩌다 커피를 잘못 마신 날은 온통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에,

아직은 찬바람에 바깥 마당일이나 장독간을 매만지고나면 손이 얼얼하도록 시리다.

해서  따듯한 茶 한 잔이 절실히 그리웠기 때문이리라~

 

우습지만 내가 만들어 모아둔 차도 벌써 그럭저럭 여러 종류다.

예쁜 병에 넣어서 이름표를 곱게 찍어 붙여둬야지 했는데...

아직도 냉동실에 보관돼 있다. 전문가가 애써 잘 덖어낸 차도 아니요

오히려 그렇게 둔 게으름이 어설프게 만든 차 맛을 그나마 보존케 하나보다.

 

감잎차...자소차...감菊차.....그 외 더 있나?

한 잔의 물을 끓인다는 게 갈증이 난 만큼 더 많이 끓여졌다.

 

요즘 흔한 전기 무선주전자는 당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만 바르르 끓었다하면 전원이 꺼지니,

두 개의 무선주전자를 두 집에 분양해 주고 나는 구닥다리 스텐 전기포트를 즐겨 쓴다.

(아! 물론 커피 한 잔 마실 때는 그저 전자렌지를 이용하지만...)

 

찻물이 좀 많아서 잘 사용치 않던 찻잔을 데우고 또 데웠다.(실은 헹궜다가 옳다)

그러는 사이 너무 끓은 찻물 온도도 적당히 내려가고....

자소차를 넣었다. 찻잔을 가만히 두 손으로 감싸쥐니..좀 뜨거웠다.

왜 茶를 마시는 다기는 받침 잔이 없는 것일까?  뜨겁지 않게 냄인가?

다기를 따듯하게 데워서 차를 내노라면 찻잔을 든 두 손의 온기가 그 따뜻함이

이렇게 심장까지 전해지는 데야~~~

나는 흡족해 했다.

편안함과 행복감이 밀려왔다.

뜨거운 다기에 데이지 않게끔 다른 무엇으로 잘 감싸 안아 들었다.

 

어느 정도가 지나자 우러난 차를 꺼내고 마시려 하는 중에 찻물이 떨어졌다.

받치는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창이 썼다는 '다도철학'을 꺼내어 그런 게 있나 다시금 살펴볼까 하다가 그저 생활에 맞으면 내 것이겠거니....그 무엇을 마음먹었을 때 즉시 만들기로 했다.

 

마침 삼베조각이 있어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어눌한 내 바느질의 발단은 그렇게 시작되어졌다. 연 일주일을? (별 소득이 없는)

 

제주도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에 갔다가 정말 내츄럴한 '퀼트'에 반해 사진을 찍어 온 것이 있다.

언젠가 그런 분위기의 퀼트를 흉내라도 내 보고자 담아왔던 사진이다.

 

난 바느질을 전혀 못한다.

'예리공포증'이 있는데..아니 유난한데...이상스레 부쩍 바느질이 하고 싶으면서...집중을 해보니

그런 건 무슨 소리냐는 듯 사라졌다. 바느질에 열중하는 그 순간만큼은....

뭐든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고 볼 일이다.

모든 것은...핑계일 뿐,

 

 

 

추운 겨울...먼-데서 친구가 찾아오면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은 아닐지언정

찻잔을 뜨겁게 달궈서 베로 만든 茶褓(차보)를 깔고 차 한 잔을 정성껏 준비해 내리라~~  

 

 

 

이요조


 

 

 


 


 

 

 

 

 

 

* 멋진 향의 자소차

 

http://blog.daum.net/yojo-lady/104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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