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느질, 재미**

 


사람의 생각은 실로 묘하다
분명 저 사람은 '아'로 발음했는데 '이'로 듣는 이유는 뭘까?

발음은 그렇다치고...문자는 또 어떨까?

내 고집의 관념에서 비롯된 mistake 같은 건 아닐까?

남의 이야기를 대충 걸러 자기화 시킨다는 것, 실로 병폐가 아닐 수 없다.

그 증상이 더 더욱 심한 나 역시나,

오늘 신사동 일식집 '이즈미'에 12시 초대되었는데 나는 며칠 전
메일을 일단 읽고는 1시로 새겨들었다.

근간에 왠일로 잦은 외출에 피곤한 나는 오늘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약속이 오후 1시겠거니...생각하고는 모임 약속장소를 확인코자..메일을 열었더니 맙소사~ 12시 정오다.

식사시간에 초대받아 30분이라도 늦게 가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 무슨 실례랴~~
어딘지는 알고 있긴 한데...'볼보자동차' 건물 부근이니,
압구정 역에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야 한다, 그냥 선선히 가기를 포기했다.

 

.........

 

나는 식탁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삼 시 세끼 할머니 때문에 늘 밥상을 준비해야 기에 편리하고자 일단은 들여 논 싸구려 식탁 의자가 하나 못쓰게 되었다.

또 하나는 흔들거리고, 왜 아니 그러겠는가? 육중한 몸으로 언제나 두 다리를 다 올려
책상다리로 밥을 먹어야 하니...참 여자치곤(하품이 난다, 스스로 생각해도)

해서 수입가구 업종을 가진 제부에게 (부산 가서 만난 김에) 넌지시 이야기했다.
체리핑크목인데..초록색 시트가 깔렸고..어쩌고저쩌고...비슷한 거 있음...암거나....

 

제부는 내 말도 채 떨어지기 전에, 자기 창고에 그런 것 있으니..걱정 말란다.

(얼핏 떠오르는 연상효과에 의해서)

택배로 보내 온 식탁의자! "소사 소사 맙소사~"
웃기다 못해 식탁이 재혼한 커플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렇게 티가 나다니~~

시원해 보이긴한데...영 아니다.

어차피 치워내야 할 의잔데...내가 바보처럼 초록색시트 의자 이야긴 왜 꺼냈을까?

제부는 그 초록색만 염두에 두고 정말 초록색 의자를 보내왔다.

그넘의 초록색이 화근이다.

그 처형도 바보지만 제부도 똑같이 바보다.

 

 

짝이 너무도 맞지않아...양복에 미투리 신은 것 같다고 했더니 동생이 그런다.
"헤~ 언냐~ 장서방에게 보내준 의자가 안 맞다고 그러니...뭐라는 지 알아?
처형은 센스가 있으니..잘 맞출 거라면서..웃고 말대~~"

내가 그래 보였나? 그럼 할 수 없지 뭐~~ 弟夫마저 처형을 그리 알고 있다니 맞춰 살려 볼 수밖에,

그렇게나 원단 뒤지기가 싫어 창고 출입도 않던 차에..어디서 green 칼라는 본 것 같은 생각이~
그린 색을 찾아내고 미싱을 내놨는데...이런, 미싱이 고장이다.

요 앞전에 미싱을 만질 때...헛돌았다.
해서 아마도 벨트가 늘어졌겠거니., 궁뎅이를 들어봐도 벨트는 흔적도 없다.

궁하면 통하더라고 손으로 꿍떵꿍떵 박기 시작했다.
참..세상 좋아졌다.
스티치가 유행이니....일부러 시침으로 라도 써야는 판국에, 이 아니 고마울 데가...
어제 MBC 드라마 '신입사원'에 보니 와이셔츠는 물론 이젠 넥타이까지 스티치를 넣으니...

손바느질이 대세다 특이나 나같이 솜씨 없는 사람에겐....흐흐흐~~~
그러고 보니...집안이 요즘 유행하는 초록 컨셉으로 흐르고 있네.......ㅎㅎㅎ~~

멋진 일식집말고 그냥 내가 담은 민들레 김치~

뜨거운 밥숟가락에 민들레 김치나 찢어 얹어 늦은 점심이나 먹고 싶어라~'

"아웅~ 피곤혀~~"

 

 

 

글/이요조

 원래 의자

요기까지는 미싱을 억지로 돌렸는데...

하도 잘 깨 먹어 싸이즈도 맞지 않는 유리를 깐...내 작업대도....

재혼한 티가 안 나지라?/검정색 실로 스티치

 
마리야! 아가~ 그 게 먼 소리냐? 욜케라도 털이 붙어(남아) 있다능거이...니네 음마가 상당히 빗질을 잘했다는 증거여~ 뭔 소리여 시방? 홀라당 벳기능거야 쉽제...암먼, 핀을 꼽아주면 흔들어 빼는 거이 막상 누군디? 안그냐?? 잔말말고 마, 그냥 고로케 살아라이~~ 세상은 본시 반눈만 지그시 뜨고 보는 벱이여~ 알긋나?

**시집갈 때를 두어번 넘긴 마리가 글세...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당최 심술이 말이 아닙니다요.
엄마 슬리퍼짝을 다 물어 뜯질 않나 헤집고 찢고 뜯고 물고, 노처녀 히스테리에 정말 몬살갔씨요!
 

 
 
안개꽃님 요청에 의하여 드뎌 묶다.
엄마 예쁜 핀을 꽂아주니..왕관처럼 멋지두만..
이내 흔들어 떨궈내니...별 도리읍씨 야무지게 모아 묶어야쥬,
이렇게 묶어 며칠 그대로 두면 털이 뭉쳐서 떡이 짐...
그러면 깎아야 됨...
애기처럼 이틀에 한 번은 풀어서 새로 빗겨야 됨돠.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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