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
고교 동창모임이다.
동창이라기 보다는 죽마고우다.
아니 '응응친구'다.
 
첨엔...15쌍도 넘었는데
30년 세월의 흐름에
현재는 절반인 8쌍만 남았다.
 
일년에 정기적 만남이 두 번, 언제나 이박삼일의 만남이지만.....항상 짧다.
요즘엔..자녀들 혼사일로 일년에 서너번은 보는 것 같다.
 
만남,
일주일 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중차대한 총무의 문자 보고
"보고픈 친구야 우리 만남까지  5일 남았다"
"그리운 친구야 이제 만날 날이 3일 남았다."
 
문자 메세지에 답을 한다.
 
"지는유...친구 아녀라~~ 친구 마눌이지~"
 
능청스런 문자를 보낸다.
이내 회신이 온다.
 
"뭐라고라? 30년 더 만났으면 우리도 친구 맞제"
 "ㅋㅋㅋ~ 그라제~`"

이런 문자가 준회원인 마눌들에게서 다 왔단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모두는 만남에 앞 서 마치 수학여행들 떠나는 아이처럼
들떠서 잠이 오지 않는단다.
 
그렇게 만나보니 얼마나 좋으랴....
안고 뒹굴고 싸우고? 치고 박고...보듬고...ㅋ~~
 
이번 계주인 친구...
농장하는 친구, 별의 별넘의 술을 다 내어놓는다.
 
말벌술(35도짜리 안동소주에 담은)
녹용주,
...뭐시라카는 술..술...
 
술에 취해선지...情에 취해선지 드러누웠다.
 
"어라 모습이 똑같다"
 
아마도 이 포즈가 대한민국에서 젤루 편한 포즌가 보다.
 
근데..더 우수운 게
ㅋㅋ 둘 다 발가락 양말이다.
 
누가 초상집에 이 발꾸락 양말을 신은 채 갔더니..
(그 옛날 발가락 양말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상주가 웃음을 참느라...
무지 괴로운척...오만상을 찡그려트려 울었다는..
 
바로 그 양말이...
 
그래, 오랜 '응응친구'는
모든 것이 닮아가나 보다.
 
듣기에 부르기에
늘그막에 눈물이 핑글, 돌도록 참 따스한 말!
 
"친구야~"
 
 
 
4월 9일 찍다.
 
 
 
ps
 
 
* KTX 타고 부산으로 간 우리는 부산 사는 친구 차에 픽업되어
울주군 모임장소로 향하다.
돌아오는 날은 4월11일 24:01분에 도착했는데...
驛舍 주차장에 가보니
어렵쑈....차 문이 열려있다. 그리고 밧데리가 나갔다.
차 문이 열렸으면 밧데리가 나가느냐고요?
아니쥬~~
 
출발할 때 지하 주차장을 벗어나며 켜둔 미등이 글쎄...그 때 까정~
2박3일에 지가 울트라 캡숑 파워 밧데리라도 별순 없쥬?
미등만 그리됐다면 말을 않츄...문마저 잠그지도 않고,
이 마눌이 분명 미등 켜진 걸보고는 미등 끄라고
두 번을 이야기했건만,,, 끝 까정 확인 못한 나,
나 역시...들떴음이 분명 합죠...녭~~
그럭저럭 집에 들어와 씻고 이리저리 하다보니...
새벽 3시를 훌쩍 넘기고....
 
월욜은 한 마디로 죽 쑨 거쥬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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