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장담기

 

 

 

 

예전에도 두어 번 담은 기억이 있지만 동안 잊고 있었다.

엄마가 아주 어린 옛날에 엄마의 외할머니는 우리 집에 오시면 게장을 들고 오셨다.

우리를 먹으라는 게 아니라..도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참게를 조선간장에 넣은 것으로 그 간장하고라도 밥을 드셨다.

얼마나 짰겠니...그 옛날에 조선간장(집간장)으로 담았으니....그래도 맛은 정말 있더라....


소래포구에 간 이상 싱싱한 게장준비를 하고 싶었다.

군데 군데..꿀병만한 패트병으로 담아서 '만원'이라고 적어 놨더라만..글쎄~~
유명식당에 가도 게장하면 큰 꽃게가 나왔는데 웬걸 게 파는 곳에 막상 다다르니..
게장용이라고 써 붙여두었는데  크기가 작다. 민물 참게만 하다.

게는 1kg만 샀는데...거의 20마리 가까이 된다.

나는 착하게도 곧이곧대로 잘 듣는 사람이다.
게장을 담는 법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하고 좀 기다렸다.
한 떼의 손님이 빠지자 나는 암놈만 담은 게를 내밀었다.
암놈만 담긴 걸 본 주인은 큰 숫 게 한 마리를 집어넣었다.
"암수가 함게 들어야 맛이 난다니까요"
"그래요오?"
아빠는 엄마 등뒤에 서서 피시시,,웃었다.
"게장 어떻게 담가야 맛있어요?"
"간장과 사이다를 1:2 비율로 해서 부으세요. 생강, 마늘, 청양고추도 좀 넣고요"

"끓여서 넣어요"

"아니요 그냥 넣으세요. 그러면 당장 저녁때라도 잡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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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일까? 당장 먹을 수가?? %*&^%#$!

 

 


◈암게와 숫게의 구별법

 


 

 

암게가 숫 게보다 훨씬 맛이 좋다.
그 구별 법은 간단하다.
게의 등딱지(붉은 부분) 뒷면(하얀 부분)을 보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둥실한 감 모양으로 달린 게 있고 다른 하나는 긴 뾰족한 도토리 모양으로 달린 게 있다.
감 모양이 바로 암게이다.
겉모양으로 쉽게 구분이 가는 데도 숫 게를 산다면 너무 성의 없어 보인다.

 

왜 게를 담는데...숫 게도 넣는지...검색을 했다.

정말 그랬다. 게장을 파는 유명한 홈페이진데...게장에는 게의 노랑 장이 맛을 내는데...

그 노랑 장은 숫 게에게도 많단다.

 

그 날 요기까지만 확인했는데...다시 아무리 이리 저리 검색어를 쳐서 뒤져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튼...숫 게 큰 걸 하나 넣었다. 정말 대장 깜이다.

 

 


 

 

 

 

 

 

 

 

 

 

 

 

 

 

 

 

 

 

 

 

 

 

 

 

 

 

 

 

 

◈게장 담는 순서

 

1/게는 등껍질..배 밑을 솔로 잘 씻는다.

2/물을 빼고 게가 충분히 잠길 량으로 간장:사이다(청주 혹은 물)를 2;1로 섞는다.

3/생강 마늘 몇 쪽씩, 청양고추, 혹은 붉은 건고추를 넣는다.

4/2~3일 뒤면 먹을 수 있다.

 

 

◈조리 TIP

 

게장은 봄가을이 제일 맛 날 때다.

게장은 가능한 통채로 담는다.(국물이 지저분해지므로)

큰 게는 끝 꼬리발을  깨끗하게 잘라낸다.(간장이 잘 스며들 수 있게)

3일이 지나면  간장을 따라내어 끓인 다음 식혀서 다시 붓는다.

단, 량이 많을 경우에는(두고 먹을 경우) 게를 건져 따로 먹을 량 만큼씩만 분리

냉동보관하고 먹을 때 마다 보관한 간장을 따뤄서 낸다.

 

 

뭐, 좀 짭짤한 게 좋다면 사진에 있는 둘 다 넣어도 된다.

시세에 따라 량도 변하는 것이니....아무튼 게가 잠길 정도는 부어야한다.

만약에 짜다 싶으면 모자라는 사이다 대신 끓였다 식힌 물이나...청주도 좋다.

 

 

 

 

 

 

 

 

 

 

 

 

 

 

 

 

 

 

 

 

 

 

 

 

 

 

 

 

 

 

 

 

 

 

 

 

 

담은 날 저녁때는 아니고 이튿날...엄마 혼자서 게장을 먹었다.
혹시 사단이 나면 나 혼자만 나야지...안 그러냐?
맛이...맛이...'따봉' 이었다. 아직 식중독 없는 것 보니 아줌마 말이 맞긴 맞나보다.

 

내 생각엔...일주일 뒤에 그 물은 따라내어 끓여서 식힌 다음 다시 붓든지 양이 많으면 따로 분리해서 먹으면 좋겠더구나...

그런데..실은 요까짓 량으로... 금새 해치울 수 있는 양인걸,

 

간장게장은 예로부터 밥도둑이라 할 만큼 정말 맛좋은 반찬으로 꼽혔다.
샛노란 알과 빠져나오는 게살, 그리고 슴슴한 간장 맛이 어우러져 맛의 일품을 보여준다.
그저 게장의 간장에다가 밥을 비벼 먹어도 좋고...


 

게장하면 '엄만, 울 외할무이가 무지 그립다.'

 

 

"할매~~나, 게장 담갔어~~"

 

 

 

 

 

 

 

 

 

 

 

 

 

 

 

 

 

 

 

 

 

 

 

 

 

 

 

 

 

 

 

 

 

 

 

 

 

 

 

 

 

 

 

 

 

글/사진/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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