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봄이 꽤 깊어진 사월 하순,
영흥도 십리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초등학교 뒷마당에도 그저 민들레로 그득하더구나...
스쿨존 표시대신 부러 거기만 포장을 안
했는지..울퉁불퉁 비포장 도로에 먼지만 가득 쓰고도 아닌 척 새침을 떼고 샛노랗더구나.
서해안 바닷가니...먼지를 쓴들 아침이면 맑게
海霧에 세수를 하겠지? 안 그러냐?
섬을 돌다가 발견한 민들레 동산,
동네 개가 하도 컹-컹 짖어대는 바람에 그 좋은 정경을 찍을 엄두도 못 냈구나
집에 와서야 그
잔상으로 물감을 꺼내어 그려보긴 했다만..
잠자리에 들기 전 머리 희끗한 에미가 엎드려 물감 그림이라니...우습지 않느냐?
민들레를 비닐 쇼핑 빽으로 하나쯤 캤나보다.
나무 젓가락을 다 분질러 먹고 ..아빠는 난생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처음이다 이런 일은...대신 잡초와 함께 마구잡이로 뽑으시는 아빠~~
민들레를 캔다기보다 이 나이에 이제야 부부 정을 오롯히 캐내고
있는 우리 둘을 보았다.
집에 와서 쏟아 부으니..차 트렁크 복사열에 속에 민들레는 뜨뜻했었다.
얼른 조금 다듬어 씻어 데쳐서는 나물로 무쳤다.
쌈싸 먹으려 날 것으로도 올렸는데...그 건 외면 당하고,
언젠가 봄이 깊은 날...민들레라면 그저 뽑아 드신다는 배, 교감선생님이 생각나서 엄마는 마당에 나가서 몇 포기 자라나는 민들레 잎을 씻어
쌈 싸 먹어 보았다.
많이 쌉싸름하기를 기대했는데(쓴 것을 좋아함)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대로 좋았다.
내 마당안이라...믿을 수 있고 싱싱하니까...
나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아직은 여려서 부드럽구나, 꽃봉오리만 똑똑 따냈다.
초고추장 조금, 된장, 고추장, 마늘 그렇게
무쳐내니...아빠와 엄마는 그 나물만으로 주말 저녁 한 끼를 아주 멋드러지게 잘 때웠다.
예로부터 포공영의 약효는 위궤양 위염등, 함앙제가 많이 들어 있다는구나...
'항위염작용' '간세포 보호활성' '중추신경계 항염작용'등등....
민들레의 약명은 포공영, 더 자세한 것이 알고 싶으면 여기를 클릭해보아라~ http://blog.daum.net/yojo-lady/1486080
그 외에도 많지만 추운 땅을 헤치고 나오는 봄나물이 어디엔들 안 좋겠냐?
수북히 담아 실컷 먹다말고....
식사 후, 나물 다듬기를 도와주던 아빠가 고단하신지 먼저 주무시고..엄마는 손톱 밑이 까매지도록 민들레 뿌리 쪽을 다듬었다.
흙냉이 잘 다듬기에 이력이 난 엄마도 민들레는 좀 힘이 들더구나...뿌리 쪽이 더 좋다고 그러니...
씻기는 또 왜 그리도 어려운지....씻어도 씻어도 나오는 티끌,
아예 물에다 담궈두고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물 속에서 민들레가 피어 있었다.
꽃봉오리를 미처 덜 뗐나보다 했더니..잎새 속에서 무수히 자라 오르는
모양이다.
그렇게나 비벼 씻었는데도, 참으로 말리지 못할 민들레다,
민들레(포공영)차를 만들려면 잘 덖어야 하는데..엄마는 덖는 기술이 없어 그냥 아주 살짝만
데쳐내어 우선 말려 보기로 했다.
생각난 김에 그냥 날(생)로도 말린다고 조금 두었더니...세상에나 속에 숨었던 어린 꽃봉오리가 피어난다.
피어나는 꽃봉오리를 보니...토종 민들레가 분명하구나, 왜래종 서양 민들레는 꽃받침이 뒤로 발라당 제껴져 피어나거든...
아무튼 아무리 악조건 속에서도 피어나는 민들레의 끈질김 앞에는 역경이란 없다.
오죽하면 민들레의 아홉가지 덕목을 이르러...'포공구덕' 이라 칭송하며 서당에서 교훈으로 삼았겠느냐,
나머지 많은 잔량의 민들레를 다 어쩔까 생각하다.
김치를 담아 보기로 했다. 풋내가 나지 않을까?
살림을 온전히 하지 않는 곳이라 아무리 준비를 해도 다 있는데...젓갈이 없다.
남새김치는 그 풋내에 젓갈 맛에 먹을 수
있을텐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있다. 젓갈을 대신할...그 무엇이,
지난주에 소래포구에서 사다가 게장 담근 것, 게만 건져 먹고 남은 간장이
아직 넉넉하다.
풋 남새라 밀가루 풀이라도 우선 급하게 쑤었다.
거기에다 게장 간장...고춧가루 마늘 생강, 다진 파....그렇게 김치를
담았다.
맛있더구나, 의외의 맛이다.
너도 요즘 먹고 있지?
게장은 본 즉시 맛있게 먹었다더니...민들레 김치는 꺼내지
않았다고?
먹고 그 맛 소감을 엄마에게 전해다오,
엄마는 그 날...
냉동고에 젖은 칼국수가 있기에 고추장 풀어 넣고 끓여 매운 칼국수를 (불어서 붉은 짜장면처럼 된)끓여서는
거기에다....
우리집, 옹진군 자월도표, 고춧가루가 좀 맵더냐? 약간만 넣어도 매운 넘을 얹어(민들레 김치) 눈물
찔끔거리면서 혼자서 맛나게 먹고 왔다.
월욜날 오후, 네 오피스텔에 네 것 냉장고에 넣고 엄마 꺼...갈 때 가져 갈려고 둔다는 게...
그만 청소기 한 번 돌리고는 고새
까먹고 그냥 왔구나,
에휴, 얼른 먹고싶어라 이 번 주말엔 집에 온다며?
집에 올 때, 종근이 가면 잊지 말고 꼭 차에 싣고 오너라~
엄마가
민들레의 '포공구덕'
http://blog.daum.net/yojo-lady/1486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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