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줏어온 이미지
5월의 햇살아래 선 중년
오월의 햇살아래 당당히 설 수 없는 중년의 빈혈끼
용기가 괴사한 허무로 갑자기 아려오는 가슴 한 켠,
화사한 계절, 시린 오감에
뜬금읍씨 詩가 마렵다.
내 가슴은 너무나 편협하고
내 언어의 유희는 고작
내 손바닥만한 좁은 가슴의
무대에서
별을 들여와 작아서 더 어두운 방을 꾸밀 수도,
산을 들여와 바람막이 병풍을 칠
수도,
내를 끌어와 발을 담글 수도,
길을 내어 신작로 하나 닦을 수 없음을 안다.
해서 나는 오늘도 엎디어 운다.
이 좁은 가슴을 쪼개고 쪼개어봐도
소롯길 하나 낼 수 없음을,
한겨울 모진 추위에 떠는 것을 보다못한 천사가 벗어준 흰 옷을 입고
수피가 희어진
아름다운 자작나무 한 그루 만져보지 못함을,
작은 내 가슴의 땅은 오지처럼 척박하여
훨훨 날아다니는 민들레 씨앗하나
제대로 따스히
품어보지 못함을...
나는 오늘도 엎디어 운다.
날아가는 까치 한 마리가 위로한다.
"미니어처가 있어요"
포로롱 참새가 다가와 위로한다.
"지니의 요술램프도 잊지 말아요"
줄장미 새순에 매달린 진딧물들이 소근거렸다.
'압축을 풀어봐요"
진딧물을 물어나르던 까만 개미들이 일제히 외쳤다.
"아자! 아자!"
5월의 뜰에서 서성이는 중년, 이요조
.
낙서화/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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