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그대]
내 심장이 게을러졌습니다.
펌프질도 시들머들 건성 하는 듯 합니다.
당신이 내 심장의 펌프에 마중물이 되어준다면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을 헤집고 다니며
구석구석 낀 먼지를 강력하게 뽑아낼 텐데 말입니다.
내 심장은 물때가 끼이다 못해
이젠 푸르스름하게 이끼 앉은 빛을 띱니다.
심장이 그 압력에 못이겨 혈압만 올립니다.
따신 사랑만 먹이며 살고픈데
하얀 알약만 거푸 먹입니다.
내 심장에게 미안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내 심장이 환희로 들뜬다면
누런 내 얼굴도 금방 화색이 돌지 싶습니다.
그런 당신은 어디에 계신가요?
내 눈이 화등잔처럼 커지며
기뻐 뛰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도록 만들 당신, 듣고 계신가요?
깔깔 중년 이요조 낙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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