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 / 이요조

 

 

 

한강 유람선을 탔다.

선상에서 다리 밑을 지나가며

나는 육교를 오르는 젊은 건각의 다리를 뽐내듯 깡똥하니 짧은 아가씨의 치맛속을 훔치듯...
고개를 한 껏 꺽은 채  다리 사이로 앵글을 디밀었다.
양 다리 사이로 포카스에 비친 자궁 속은 파란 물빛 양수였다.
나를 길러 낸 내 엄니의 자궁 속...내 영혼의 안식처,

내 어머니...어머니! 

 

그 자궁 속으로의 회귀를 꿈꾸는...부비고 싶었던 천상의 침상,

그 푸른 양수에 무릎을 걷고 첨벙첨벙 걸어 들어가서 내 지친 두 발을 가지런히 담그고 싶다.
다리 사이로 보이는 무한의 사유~

내겐 하늘문이 열리던 날이었다.

허공을 향해 네 발을 허우적대며 

교각 아래 측은히 떨어져 누운 한 마리 할딱이는 여린 짐승이었다.

 

나는...
내 탯줄은 누가 자를 것인가.

떠밀려 떠나온 양수의 따듯함이 억울하도록 그리워, 울음을 토했을 붉은 핏덩이,
피 투성이의 비리고 여린 육신은 누가 핥아 줄 것인가?

어머니....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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