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애 처음 있는 날-
하루 일을 마치고 여느 때처럼,
컴퓨터에 앉아 있는 날.
대 1 년생인 딸이 왔노라고
인터폰을 눌러댄다.
그렇잖아도 삼촌 집에서 아르바이트 한답시고
집에 안 들어 온지가 며칠이 되서
퍽이나 보고 싶고, 가슴이 저려 오던 터에
얼마나 반가운지 다 큰 딸 아이한테
입던 모양 생각지 않고 달려 나갔다.
마음은 꼭 안고 볼에 뽀뽀라도 해 주고 싶건만
지금 이 순간, 딸아이는 너무나 의젓해진 모습으로
피식거리며 제 자리로 돌아간다.
믿음직스러우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한 구석에
밀려온다.
이젠 그러려니 현실을 인정한 채
컴퓨터에 앉아 하던 일을 하는데
아빠의 등을 짚던 딸아이가 웬 예쁜
봉투 하나를 들이 내민다.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치고는 너무나 얇아서
무슨 문화 티켓인가고 열어보니
손길타지 않은 십만 원 짜리 수표 한 장이 나온다.
옳거니, 애가 아르바이트를 한다더니
그 월급이랍시고 아빠에게 용돈을 내미는
딸아이를 볼 때
이상야릇한 기분 이루 표현 할 수가 없다.
말이야 아빠 현찰 좋아하는 것 어찌 알았느냐고
웃어 넘겼지만 그 느낌, 그 깊이를 나도 모르겠다.
엄마는 예쁜 목걸이며 귀걸이
어린 동생은 예쁜 손목시계
참,
나도 이제 늙어가는 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순간 인지도 모르겠다.
착한 우리 딸.
안고 키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기특도 하지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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