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이 다가 오니 생각나는 한 아이가 있다.
직장에서 자매결연 맺은 택시기사들이 만든 교인들의 모임이 있다.
그들은 한번씩 봉사모임을 가지는데 그날도 장애학교의 학생들과
바다가를 간다고 했는데 우리 병원에서 직원(간호사)이 따라 가야 한다기에
내가 앰불런스를 타고 그들과 함께 갔다.
출근하여 까운을 갈아 입고 현관 앞 앰불런스에 타고 학교로 갔다.
그곳에 가니 벌써 개인택시 기사들과 그의 가족들, 함께 갈 학생들,
학부형으로 북새통이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를 듣고 우린 각자 차에 타고 출발을 했다.

물른 학부형들은 따라 가지 못한다.
택시 백여대가 한줄로 줄을 서 가고 맨 앞에는 경찰 오토바이로
호위를 하고 참으로 장관 이었다.
난 맨 뒤에 앰불런스에 올라 타고 ...........
몇시간만에 도착한 바다가 아침부터 날씨가 구질구질 하드니
결국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차에서 내려 좋아라 한다.
난 차에서 내려 구급가방을 메고 그 뒤를 따르고.........

그때 저만큼에서 한 아이가 더듬거리며 바닷가 멀리서 앉아
돌을 만져보며 신기해 하고 있었다.
나는 그애에게 다가 갔다.
그 아이는 맹인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란다.
참 잘 생긴 귀공자 같은 아이였다.
"너 이름이 뭐니?" "네 ***인데요 누구세요?"
"으~~응 난 너희들 따라 온 병원에 간호원누나야"
"네에" 하고 대답을 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애 엄마는 멀리서 다가 오지도 못하고 바라 보기만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그렇게 혼자 할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그애에게 말을 걸었다.
"**아! 나하고 바닷가 같이 가 볼까?"
"정말요? " 하며 좋아 했다.

나 그애 손을 잡고 바닥 가까이 데리고 가서 바닷물에 손을 당겨
물을 만져 보게 했드니 너무 좋아 하며
"누나! 바다물 짜다고 하든데 나 바다물 먹어 보면 안되요?"
"그래 먹어 볼래 더러울텐데?"
"아니 괜찮아요"
그애의 말에 난 손으로 바다물을 조금 담아서 그애 입에 넣어 주었다.
그때 그애가 갑자기 "에이~~~ 짜기만 하고 맛이 머 있래" 하며
침을 퇴 뱉으며 깔깔 거린다.

난 그애 손을 잡고 바닷가를 그렇게 걸었다.
연인들처럼 또는 아들과 엄마처럼.......
왜 그애가 눈에 띄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그애가 그 많은 아이중에 내 눈에 띄었고 그저 나도 모르게
내 발길이 그애한테 향했을 뿐이다.

아마도 그애와 전생에 인연이 있었나 보다
그애 엄마는 내게 참으로 고마워 했다.
돌아 올때도 각자 택시에 올라 타고 한줄로 질서 정연하게 왔다.
그런데 대구에 다와서 앞에 차가 사고가 나고 말았다.
난 얼른 차에서 내려 달려가니 세상에~~~~~~ 바로 그애가 탄 차가 아닌가
택시기사는 멀쩡한데 그의 부인이 온통 얼굴에 유리 조각으로 박혀서
얼른 큰병원으로 옮기고 다행히 그애는 그리 심하지 않아서 곧 우리 병원
으로 옮겼다.

자가용에서 내린 엄마는 정신 없이 응급실로 뛰어 오드니 아들을 붙들고
대성 통곡을 하며 우는데 우리들 마음이 아팠다.
난 보호자를 진정 시키려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물을 주며 진정 하라고 하니
울면서 하는 말이 그애가 어릴때 교통사고를 당해 그때 눈이 실명하게
되었다며 우는데 난 그말에 할말이 없었다.
그래서 실명까지 하게 되었는데 또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엄마로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그애는 어른처럼 엄마를 보고 "엄마 울지마 나 아프지 않아 "
하는데 그애의 그 말이 너무 가슴 아파서 나도 울고 말았다.
다행히 몇군데 상처만 나고 이상 없어서 소독만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며 내내 돌아 보며 손을 흔든다.
"누나 안녕"

정도 많고 얼굴도 잘 생긴 그 아이,
더더욱 심성이 곱고 명랑하고 소리내어 잘 웃든,
그 아이가 갑자기 생각 난다.
지금 아마도 중학생이 되었겠지.......
잘 자라고 있겠지.
그땐 어려서 그랬겠지만 이제 사춘기에 들고 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친구들도 많이 놀려대고 따돌림도 더러 받겠지.

그애를 생각 하니 마음이 아프다.


(글쓴이 : 새침이, 2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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