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로 오랜만에 목욕탕엘 갔다.
매일 운동을 하면서 샤워를 하니 목욕탕 갈일이 없어 잘 가지 않는데,
어느덧 엄마보다 훌쩍 커버린 딸아이가 친구랑 목욕탕 같이 가기로 했는데, 펑크났다면서 같이 가자는 바람에 따라나선 것이다.
온천이 가깝다 보니 동네목욕탕 시설도 덩달아 좋아져서 목욕탕 안에, 한증막과 찜질방이 같이 붙어 있고, 서비스도 만점이다.
한참 목욕을 하는데, 옆에서 애기하나 데리고 목욕하는 젊은 엄마가 신경이 쓰여 목욕을 제대로 할수가 없었다.
샤워기는 그나마 절수장치를 해 놓아서 꼭 누르지 않으면 물이 나오지 않지만, 수도꼭지는 수동이라 잠그지 않으면 물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쓸만큼만 받아지면 끄면 되는데, 아이를 닦아주면서 계속 물을 틀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나 잘하면 되는데, 영 신경이 쓰인다.
만약에 내가 참견했을때 생기는 잡음을 여러방향으로 생각해 봤다.
참견하지 말라고 할 수도 있고, 댁이 목욕탕 주인이냐고 할수도 있고, 못들은척 할 수도 있고, 아니꼬운 눈초리로 쳐다볼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상황 모두 유쾌한 상황은 아니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얼른 하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조바심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어코 한마디 하고 말았다.
"애기엄마 물이 계속 넘치네요? 애기 닦아주느라고 잘 못봤나 보다"
라고 결코 듣기 싫지 않을 단어를 고르고 골라 참견을 한 것이었다.
다행히 이 젊은 애기엄마 양식은 있는 엄마였는지.
"어머나, 이런. 아이고~~ 죄송해요.." 한다.
휴~~ 하고 한숨이 다 나왔다.
가만히나 있으면 중간이나 갈것을 하면서 후회할일까지 생각하고 던진 말이었던 만큼 좋게 받아들여준 그 애기엄마가 오히려 고마웠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내것이 아니라고 해서 또 내돈 들어가는게 아니라고 해서 그렇게 수돗물을 철철 넘치게 틀어놓지는 않는다.
어려운 시대를 살면서, 검소와 절약을 미덕으로 살았기 때문에 내것 남의것 할것 없이 아껴주는데, 별로 어려움 없이 살아온 젊은 세대들이 아무 생각없이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별 생각없이 낭비하고 있는것이다.
옛날에는 학용품을 하나 잃어버려도 꼭 주인이 찾아 갔는데, 지금은 초등학교 사물함에는 멀쩡하고 새것인 학용품들이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넘쳐나고 있단다.
잃어버리면 또 사주는 부모님도 문제고, 그러므로 해서 물건의 소중함을 모르는 우리 아이들 또한 문제이다.
소비도 미덕이라는 말도 있지만, 과소비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가 않다. 얼마전 매스컴을 통해서 카드빚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보도된 적도 있었다.
만약에 어려서부터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더라면, 결코 그런일은 없었을 것이다.
큰부자는 하늘이 내지만 작은부자는 검소함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원하는것은 무엇이든지 해 주는 풍족함 보다는 검소함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헤라님이 2002.6.17에 쓴 글)
'공부합시다 > 퍼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에게.......................................글/돼지님 (0) | 2002.07.08 |
---|---|
명동 굿 이브닝...............이슬비 (0) | 2002.07.06 |
요한 일기 ......................./요한 (0) | 2002.07.05 |
상하(월남)의 나라 회상, 사랑 그리고 방관자........../보리밭 (0) | 2002.07.04 |
내 생애 처음 있는 날.......................윤 동호 (0) | 2002.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