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 아다다 **






내 슬픈 전설의 22 페이지( 그림 천경자 )




저는 착한 사람을 사랑합니다
저는 순수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저는 저기 서 있는 사람은
하얀 사람이다 라고 하면
하얀 사람인줄 아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아다다~순진하고 착했습니다
제가 50평생 동안...가장 좋아하는 친구
친구의 동생도 아다다처럼 벙어리였습니다
헤헤 웃는...그냥, 아아"의 소리 밖에 못하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국민학교만 나오고
더이상 학교를 가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안 보낸 것입니다
학교는 못가도 그녀는 웃으며
싸돌아 다니기만 했습니다.
농사 일과 집안 일은 맡아놓고
그녀의 차지였습니다

친구네 집은 우리 마을에서 강건너
저편인데 시오리 거리였습니다.
힘드는 생활인데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반기며 오빠와 오빠 친구인 나를
하염없이 좋아만 했습니다.
그냥 얼굴울 보면 압니다
눈빛만 보아도 압니다.
맨날,여기 저기 바보라 소리를 듣는
그 동생이 얼마나 우리들 오빠들을 좋아 하는지를..
행동과 말에서 표정에서 알 수 있습니다.
위선과 가식이라고는 전혀 티끌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못생긴?=그러나 너무도 예쁜
그런 친구의 동생이었습니다

또래 애들은 고등학생이었는데도
그녀는 일만하는 시골소녀였습니다.
우리들이 대학생이였을 때에 친구 집에서
그녀를 볼라치면 항상
솥두껑처럼 큰 두 손을 휘휘 내저으며,
논으로 밭으로 나다니며..밭을 매는
키는 멀대처럼 솟고,저고리 해삼 적삼은 헤져
햇볕에 그을린 붉은 속살이 드러나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언제나 미소지으며, 아다~로 반기는,
그녀는 제 친구의 동생이였습니다.
.............

세월이 흐른 뒤였습니다
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막 되던
어느 해에 친구의 집에 갔었습니다,
그 때 친구 동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친구의 동생을 물었지만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의 눈가엔 작은 이슬 같은 눈물방울이
맺히고는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도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집을 나서는 내내 저의 눈 앞은
그 동생의 해맑게 웃는 옛 모습만 어른거렸습니다
........
그 뒤 들리는 이야기로 여름 날
홍수로 불어난 내를 건너다 물에 휩쓸려
그렇게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고향의 江은 평상시에는
조그만 물줄기가 맑게 흐르는 내인데도,
비만 오면 맹수처럼 불어나는
물쌀돌이를 일으키며 무섭게 내달리는 江이 됩니다

곧 아랫 마을 허리가 꼽추인 총각에게
시집 가는 날을 잡아놓고 기뻐하고 좋아 했었다는데
그날도 일만시키는 성화에 못이겨 강건너 밭을 매러 갔다가
갑작스레 쏟아진 여름 폭우에 넘친 강물을 건너다 그랬답니다,
.......

.......

그후 이제는 벌써 20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너무도 착한 이미지로
지금껏 제 맘 속에 남아있습니다
...
...
백치아다다(계용묵의), 노래 아다다~
아다다가 생각나는군요
백치 아~다다,..누가 불렀던가요
오래 전의 노래 아다다
너무도 착하고 착한 우리 아다다,
너무도 가엾은 우리 아다다,
불쌍하고,불쌍한 착한 아다다
몇 년 전인가..이미자와 조영남이
세종문화회관 이미자콘써트에서
이 曲 아~다다를 부르더군요,
미칠듯이 밀려 왔다가는 사라지고
다시 밀려오는 애원의 곡조가
이미자외 조영남의 美聲으로 어우러져
제 마음을 후비어
제 눈에서는 눈물이 주루루 흘렀습니다


글/이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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