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이호아의 암시장은 깨끗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폭염 속의 한가로움에

슬슬 장난 끼가 발동해

무기상에 들어가자마자

맥주 5.can 꽁가이 1.

하고 큰소리로 주문했다.

(술과 여자를 주문하자, 주인은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안면은 많고

거래는 깨끗하고

화를 낼 수도 없고

없는 술에, 여자는 더욱이



제기랄

술은 집에 있는 것 가지고 오고,
여자는 마누라가 나오고 있으니...



그놈의 장사가 무엇인지?

그들의 마음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이제 그만 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장난이 심했다고 말하면서

장난을 접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중대장님의 무전 재촉에 할 수 없이

주문을 시작했다.

C. K 2정과 수류탄 5개 실탄 150발을 주문했고

가지고 나온 맥주를 비우기도 전에 준비가 끝나고 있었고

총 550불을 주고 거래는 현금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대대적인 작전이 끝나고 나면 많은 휴식들이 주어진다.

그 날도 3소대는 강가로 고기를 잡으러 나가고,

1중대는 큰 연못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물개로 통하는 박 병장이 연못에서 놀고 있었지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갑자기 박 병장이 소리를 지르고 물 속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고 있었지만

장난하는 줄 알고 바라만 보고 다들 웃고 있었으니

그런데 물 속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급히 물 속에서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소대가 대대적인 수색을 펴보니 수초에 감겨 죽어 있지 않은가?

금방 비상히 걸리고 소대장 중대장이 왔다.

군에서 안전사고는 큰 골칫거리였으니 더욱이 사망은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중대장 이하 장교 하사관은

진급에 지장이 많으며 직속상관은 책임을 묻고 있다.



금요일 저녁 11시 40분 매복조에서 상황이 타전되었다.

1소대 매복조와 베트콩의 대대적인 총격전이 있었고

포대의 조명 지원도 모자라 헬기 조명까지 가세해

난민촌 입구는 대낮같이 밝았다.

지루했던 불꽃놀이는 2시간 가까이 가서야 끝이 났다.

전과와 아군의 피해는

베트콩 사살2명 C. K 소총 2정 수류탄 5개 실탄 다수

아군 피해는 전사1명으로 밤중에 이동병원으로 공수.



물에 익사한 박 병장을 위생병 이 병장은 잘도 닦고 있다.

나무 그늘에 판초우의를 깔고 알코올로 정성스럽게 3번을 닦고는

새 옷으로 갈아 입히고 있다.

그런데 한시간도 채 못 되어

다시 옷을 벗기고 헌옷을 입히고 땅바닥에 몇 번을 굴리고 있다.

무엇이라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중대장님의 호출이다.

품목을 적어 주고는 즉시 다녀오라고 했다.

투이호아의 암시장을



부대장의 묵인 하에 가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고

죽은 박 병장은 업혀 나가

김 하사가 조준하는 C. K 소총에 정면을 관통하여 현장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명치에 단 방울의 피가 흘렸다.

저승에서도 벌어지지 않는 두 번 죽는 사자가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동작동에 장엄하고 잠들고 있다.

또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우리 인류 평화를 위해 자유의 십자군으로 참전하다

장렬한 최후를 바친 아버지의 후광으로

정부의 특혜와 연금으로 잘 지내고 있을게다.



김 하사는 죽은 박 병장을 다시 C .K 소총으로 죽이는 공에 의해

57$의 봉급을 10개월 간 못 받는 대가로

화랑 무공훈장을 받고 진급도 했으며

조국을 위해

영원히 길이 빛날 금자탑을 쌓고 있었고

악질하사라는 오명을 벗고

지금은 근엄한 상사로 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건 어느 날의 가짜 상황 일지다.

그렇지만 실제 일이다.

가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결국에는 진실은 없어지고

가짜만 남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현실에서는 흔한 대리전이 판을 치고 있다.

가짜가 진짜가 되는.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방관자가 되어 편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었다는 근사한 이유와 함께.

시치미를 잘도 떼면서.

나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치부하면서



자본주의의 부산물이요,

우리 현실이 자신도 모르게 만들고 있지,

자아의 인간성 상실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어쩜 이 대리 전은

엘리트들의 포장된 유희인지도 모른다.



전쟁이란 어차피 인간성 상실이라고 매도하면 그만 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웬 조화일까?



요즘 어르신들의 요양시설을 자주 간다.

여기에서 대리 전 생각이 자주 나는 것은 내 과민성일까?

그냥 내 할 일만 하고 돌아오면 그만인데.

그래도, 그래도

다른 것은 다 그만두고

휴일에 책임자가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봉사자들은 몰려오고, 급박한 상황은 늘 일어나고 있는데

이곳에서 대리전이라니

곧 해소되리라 기대하면서도 뒷맛은 개운치가 않은 것은 날씨 탓일까?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총을 근사한 언행과 사물로 대체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는 이야기는 접더라도

상류사회나 최고 지성인들의

상실된 인간미와 치졸한 행동,

끼리끼리의 야합의 행동에 실망한지 오래이다.



자존심을 최고로 지칭하는 글 쓰는 사람들조차도

교묘한 자기미화와

자아 상실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부분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대리전쟁 속에서 나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존경받는 곳에서

받은 충격에 실신하고 있었으니

차라리 돌아가고 싶다.

가서 통곡하리라.



이제 정석의 삶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자아를 찾을 때까지



그리고는

이 가짜 속의 나를 찾아서

그 님의 사랑 속으로 돌아가리라.

영원히.





(2002.6.12. 보리밭님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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