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천국에 살면서  









세금을 꼬박꼬박 내다가 망조가 난
아버지 얼굴이 그립다
측은한 마음이 덕지덕지 불어난다.



못 입고 못 먹고 살아가는
가난한 백성들의 윤기 없는 살점을
노리는 도둑놈이 찾아온다.



콩나물 천원어치를 에누리하여
오백 원에 사들고 오는
그대의 얼굴이 서럽다.



단돈 만원이 생긴다면
밤하늘 별빛 고운 은하수를 사고 싶다
그대의 하얀 밤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



희망의 권리를 부여받고
태어난 불행한 우리들
도둑질한 뇌물을 지키기 위해
진돗개를 키우는 도둑놈의 나라.



오늘,
도둑놈의 천국에 살면서
나도,
대도전서(大盜傳書)를 읽기 시작한다.



옥매산/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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