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으로의 초대/에필로그
그렇다면 혼자 울어봤겠군요.
사랑, 해본적 있다는 것은,
기다려 보았다는 말이고
남기지는 않았지만 詩를 써봤다는 말일겁니다.
자학의 고통 속에서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말이고
행복한 도취 속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한 적도 있다는 말 일겁니다.
사랑해봤다는 것은
세계 속에 혼자인 나를
누구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부조리하여 두려운 세계와 나 사이의 경계를
까뮈나 니체나 또 다른 현자들의 도움없이
몸으로 알아버리는 것 일겁니다.
사랑해본 적 있다면
우리는 소통할 수 있을 겁니다.
5월은 그렇게 어영부영 우리(부모)가 바빠서 그렇게 넘기고 현충일 연휴도 끝나고 난 화요일 저녁 8시에, 엄마만이라도 꼭 보여드릴 게 있단다. 하도 오래 전부터 그래왔는지라... 그러마, 쉽게 대답하고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 게...몇 번이라 그저 그러려니 하고 갔었다. 사전 정보도 없이 제목이 '인당수 사랑가' 라기에 여느...'국악 뮤지컬'이려니 했었다. 언젠가 딸아이와 시립미술관을 오가며 덕수궁 돌담 너머로 들려오는 국악에 더 관심 기울였던 이, 엄마를 기억했던 게야....그러면서, 무대가 좁았다. 좁은 무대에 들썩거리는 먼지와 아직은 때 이른 에어컨의 소슬함에 나는 전반부, 즐거운 봄놀이 꽃놀이 사랑놀음에도 눈물 찍, 코가 맹맹....(비염) 삼청각에서 할 때는 국악오케스트라 까지 만반의 준비가 다 되었다는데... "아, 이 게 바로 2003년 여름 태풍 매미가 올 때,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삼청각에서 국악 뮤지컬을 감상하고 있었다는, 그 문제의...바로 그... "그럼 너는 벌써 보았더란 말이냐?" "그 때는 인형극도 더 많았어요..." 어라 보자 그러고 보니..팜플렛과는 뭔가가 많이 다르다. 많이 축소하고 줄여 두었다. 허기사 장소가 협소하니... 팜플릿 보니 꽃상여만 해도 그 크기가 다르네... 중략 다 보고난 느낌 나도 우리 딸아이처럼 좋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애석한 점은 나날이 키워도 시원찮을 탄탄한 구성의 뮤지컬을 줄이고..줄이다니 오호 애재라~~ 내가 돈이 많다면 이 뮤지컬에 후원하겠다. 더 갈고 닦아 브로드웨이에 내어놓아도 손색없을.... 우리 민속 뮤지컬로 만들어도 되겠다. 단원 모두의 피나는 열정이 장기공연을 가져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참으로 피나는 연습을 했나보다. 뮤지컬 초반부터 관객이 숨 쉴 틈이 없다. 관객들의 사유의 시간을 몽땅 앗아가 버렸다. 나는 화려하고도 세심히 신경을 쓴 의상을 보기에도 마음과 눈이 바빠 있었다. 팜플렛에 의상 스케치는 있어도 누군지, 어딘지는 알길이 없다. 파스텔 톤의 고운 색깔들....딱 어울리는 디자인 출중한 감각, 아! 이래서 요즘...레게풍의 패션이 유행하는 건 아닐까? 어쩌면!!!(감탄!) 심청전과 춘향전의 퓨전인 '인당수 사랑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올지널 원전보다 좋다. . . . 이몽룡과의 사랑은 이룰 수 없는 첫사랑이자 꿈이다. 변사또의 사랑은 무시못할 현실이다. . . 작가가 만든 대사 한 줄 때문인지 왜? 변사또가 그리도 멋있는 사나이로 재조명되는지... 마치 애초부터 이 게 원문인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 한국사람들은 恨도 많고 情도 많다. 춘향이 죽어 상여 나갈 제 도창의 노래에,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망자 춘향이의 모습에서 관객은 하나 둘 훌쩍거리다 그만 따라 운다. 따라서들 운다. 왜 아니겠는가? 우리 선조들은 먼발치서 지나는 상여만 봐도 따라 눈물을 훔치는 그런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아닌가? 중간에 보이던 인형극 두어 막, 훌륭했고 노래 또한 가사도 좋아 그런 대로 맛깔스럽고... 그러게 장기공연이지 나도 마음 맞는 지인들 만나면 보러가자 또 보러가자 이야기해야겠다. 마지막 노파심 하나 더, 왜 죽어야만 되는데..?? 왜? 이몽룡인 2 년 동안 소식 한 자 못 전해놓고선? 이제와서 왜 따라서 죽는데? 얼마 전 설문조사에서 미스들에게 물었단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몇%가 과연 그 뜻을 따를까? 그 뜻을 따른다에 60%를 훨씬 상회했다. 요즘 세상에 좀 의외다. 눈먼 아비를 두고 이루지 못할 사랑에 절개를 지키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춘향이나 금의환향의 과거 급제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뒤쫓아 죽음으로 사랑을 승화시킨 이몽룡, 그 두 사랑을 보고 이루지 못할 회한의 사랑을 가슴에 묻어야는 변사또... 도대체 사랑이 뭐냐고? 글/이요조 |
|
'가납사니 > 영화 연극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화문'의 열기와 크로스오브 뮤지션 '양방언' (0) | 2006.06.04 |
---|---|
동막골 그 흥행의 진상 (0) | 2005.09.01 |
오페라의 유령 (0) | 2004.08.12 |
The Shawshank Redemption/쇼생크의탈출 (0) | 2004.02.02 |
씨네마 , 맛있는 부위 (0) | 2003.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