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까닭
미루나무 500 x 160
미루나무 500 x 160
그래요.
바람이 불었어요.
.
미루나무 숲에
바람이 시샘을 하는군요.
.
우린 함께
서로의 잎새를 부비대며...
.
몸을 파르르르 떨며...
바람노래나 불러요.
.
어쩔 수 없잖아요
바람은 곧 잘터인데..
.
햇살은 거짓말처럼 다시 따갑고
우린 모두 햇빛을 향해 웃을터인데..
.
모두 손을 흔들어요.
기쁘게..기쁘게.....
.
눈 부셔 지는거예요
스스로...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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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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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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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까닭
바람이 부는 까닭은
미루나무 한 그루 때문이다
미루나무 이파리 수천, 수만 장이
제 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
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 줄 알아야 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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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질곡을 넘어 風水에 깎여 조각을 맞추어 놓은
듯, 오묘한 신비를 품은 정돈된 암석이 계류를 타는 듯....초겨울 햇살이
미루나무 꼭대기 걸려 있으니, 눈내린 길목인양, 하얗게 눈부신 오솔길이
맑은 계곡물 따라 불자의 심곡으로 번뇌를 삭히는 나그네 길이아니었을까?....
거울표면같이 맑은 수면위에 드리워진 표백된 미루나무 속살 보이듯,
어지러이 가랑잎 날리는 혼란스런 나그네, 굴절된 상흔을 잊은 내안에
틀에서 벗어난 초연(超然)한 길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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