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국화*


살아있는 동안엔 사랑이 필요하다



들에 핀 작은 풀 한 포기,
집에서 기르는 개나 돼지도 사랑 받기를 원한다.

어렸을 적에 나는 국화를 꺾꽂이 하여 아버지 무덤 아래 언덕오르막에다
줄줄이 심어서 국화 밭을 만들었었다.
초 중등 학교 적 일이니 까마득한 옛일이다

채마 밭 울타리 쪽 그늘에다 모래가 많이 섞인 흙을 퍼다붓고
국화를 한 뼘 반 정도 되게 잘라다 20여대씩 꺾꽂이를 해놓고는
하루에도 수 차례씩 들여다보며 그들과 얘기를 나누곤 했다.

"얘들아, 어때? 물은 충분하니?"
"오늘은 어땠어? 낮에 뜨겁진 않았니?"

그러기를 한 닷새쯤 하고 나면 요 녀석들은 어김없이 뿌리를 뻗고
잎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시던 우리 할머니 말씀,
"그것들이 네 정성을 아나 보다. 하나도 죽지않고 다 살았으니"

그런가 하면 돼지에게 밥을 주는 것이 내 몫이라
밥을 주러 가서는 반드시 한마디씩 하였다.
"많이 먹고 빨리 커라!"
지푸라기를 넣어주면서도
"이거 너 고실고실하라고 넣어주는 거야. 좋지?"

그래서 그랬는지 돼지 장사가 늘 하던 말이 있다.
"뭘 맥여 키우간디 요렇게 빨리 큰다요?"
동네 단골로 드나드는 분이라
어느 집 돼지가 얼마나 컸는지를 빤히 알고 있어서 비교가 되나 보았다.

그런 것 말고도 난 모든 사물하고 대화 나누기를 좋아했었다.
지금도 가끔씩 배란다에 있는 식물들과 대화를 하곤 한다.
내가 어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연구한 것을 보고,
'생명 있는 것들은 다 사랑 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물며 인간이야 말할 것도 없겠다.
특히 가족간의 사랑은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쉬임없이 확인되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사랑 중의 하나이겠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가족이 포근히 잠들어있는 것을 보며 아침 준비를 하러 나가는 아내,
하루의 첫 시각에 가족을 위해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남편,
부모님의 따뜻한 미소를 대하는 자녀,
직장에 나가자마자 웃으며 인사해주는 동료들..

사랑 받기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사랑을 줄 일이다.
그것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가식으로라도 사랑한다고 말해보자
말은 곧 씨가 되어 싹이 트고 잎이 나서
사랑의 향기를 뿜어내는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우리 오늘은,
가장 많은 사랑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사랑의 하루를 가꾸어 봅시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꺼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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