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요조
◎ 2002 8월 26일
|
"파란 눈썹을 가진 사람"
고유진동수로 떨리는 피아노음에 공명하는 소리굽쇠처럼, 그렇게 진저리치고 깔깔대는 파란눈썹들을 아시나요?
파란눈썹을 가진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눈썹파란사람은 필사의 구조대가 된다는 거 아시나요?
눈썹파란사람하고 얘기하고 얘기하고 또 얘기함으로써, 당신눈썹이 차차 파란색으로 되어가는 걸 아시나요?
당신은 눈썹파란사람을 찾았나요? 당신은 파란눈썹을 가진 사람인가요?
********************************************
작은큰통님 이야기에 얼마나 근접한 꼬리글인지 모르겠지만요
전 알아요 그 기쁨, 즐거움이 함께 함을....
그래서 꼬리 잡았지요.
파란 눈썹끼리 서로 만나면 이야기가 많아 진답니다.
방금 만나고 헤어졌는데도 이야기가 늘 넘쳐나요.
그래서 파란 눈썹끼리는
서로의 집 중간쯤... 엉뎅이 붙일 자리 있는 곳이면 자주 만나지요.
혹...눈썹 색깔이 변하진 않았는지... 거울이 없어서 서로를 쳐다보곤 하지요.
파란 눈썹끼리 만나지려면 서로에게 거울처럼 맑아져야해요.
서로의 속을 환히 꿰뚫어 보듯 서로가 투명해진 다음... 서서히 눈썹이 물 들어가요.
파란 눈썹을 만났던 적이 있어요.
전, 두번의 행운을요.
근데... 묘한 것이 닮을려고 서로가 애쓰는 것을 느꼈어요.
눈썹이 파랗듯...그런 동질감이 어디 또 다른 곳은 없을까 하구요.
첫번째... 파란눈썹은 고기를 먹지 않았어요. 저 역시 의리처럼 한 오년을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고 살았었지요.
그 파란눈썹은 '다시다'가 들은 잔치국수도 못 먹었어요. 멸치외엔... 저 역시 다시다를 혐오했어요.
두 번 째 파란눈썹을 만났지요. 사랑스러웠지요 그런데...암팡궂었어요. 어울리잖게 닮아가는 것을 느꼈어요.
자장면을 먹어도 라면을 먹어도 고추가루를 쳤어요 그리고 청양고추를 맛있다 호- 호- 불며 먹었어요.
매운거라곤 김치도 잘 못 먹던 내가 풋고추라곤 비릿한 첫 물만 먹던 내가 고추는 약간 매워야 한다며...
청양은 아니더라도 고추만 보면 겁도 없이 손이 가서는 아자작---씹고부터 봐요.
매우면...그냥 삼키고 그래도 매우면 물 마시면 되고 그래도 더 매우면... 서서 몇번 팔짝 팔짝 뛰다 오면 그걸로 끝이예요.
파란눈썹을 만나면 이렇게 닮아 간답니다.
물어 봐야겠어요. 첫째...파란눈썹은 연락이 닿질않지만
둘째 파란눈썹에겐... 넌 나에게 무엇을 닮았니? 라고
이요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