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4) ....................../영랑
아들아...
훈련기간에 마지막 대화가 되겠구나.
보내준 사진을보니 너의 번듯해진 자세가 흐믓하구나.
햇볕에 그을린 모습도 건장해 보이고...
한껏 자세를 잡아 본 모습인지는 몰라도
늙어 꼬부러 지도록 그런 자세가 필요하단다.
욕심을 부린다면 긴장하지 않아도 더 자연스럽게 반듯한 자세를 평생 유지하길 바란다.
훈련 시 죽이도록 밉게 앞뒤에서 독려하는 조교들은 너의 트레이너 일뿐 너를 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너의 극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시에 의하여 너를 단련시킬뿐이다.
그러나 네가 살아갈 세상의 도처엔 스스로 극복하지않으면
너를 함락시켜 좌절시키고
너를 파멸시킬 수 있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단다.
한시적으로 마음껏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끼의 식사나
시원한 물 한모금의 의미는 상대적으로 큰 의미가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지금 훈련병은 모두 함께 훈련동안만 통제되지만
자유 경쟁의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때 ....
일부사람이 하는것을 너의 능력부족으로 성취하지 못할때의 참담함을 꼭 상기하기 바란다.
훈련을 통하여 많은것을 느끼고 배웠다니 고맙다.
지금 너에게 공부하기 위한 시간이 절실하다는 생각은 훈련소 퇴소시
국방부에 반납하지도 말고 빛바래 퇴색되지도 잊어먹지도 말길 바란다.
그리고 네가 원하는 특기와 자대 배치는 잘 될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지금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도록...
그러나 너의 필체 때문에 또 서러움 당할 것이다.
늦었지만 매사에 준비없는 영광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라.
이제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을 통해 더욱 강건해져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바란다.
배달되는 시간을 배려하면 시간이 촉박한것 같아 하고픈말 총총 줄인다.
2002.8.30 사랑하는 아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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