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몸체위에 놓여진 작은 티클같은 존재로 오늘을 납니다.
사라져간 많은 것들을 기억해 내려 안간 힘을 씁니다.
바람으로도 그 흔적들은 찾을 수 없습니다.
아주 작은 흙 먼지 속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다만 아스라히 남은 기억속에 잠겨있던 걸 꺼내려하지만 또렸하지가 않아요.
지나온 삶의 편린들이 되돌아 갈수 없는 영역에서 나를 부름니다.
다만 기억으로요.
그래서 거울 앞에 서 봅니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으려고요.
내가 스치고 지나온 많은 일들과 많은 것들을 찾으려 마음에 여행을 가끔 가지요.
신이시여!
나를 이 곳에 오도록 배려하신 신이시여!
어쩌면 방치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외로워할 때가 더 많았나이다.
마음의 밭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생각은 꽃도 피웠다가 열매를 맺기도하고 더러는 병충해를 입고 고사하기도하고,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눕기도 하지요.
때론 폭풍우에 뽑혀 뿌리채 말라 비틀어져 죽어 버리기도하고요.
참으로 많은 변화와 곡절도 많았던 세월인 것 같습니다.
남기는 것은 내가 만들어 낸 상처 뿐.
그러나 그 흉터를 볼 수 있는 것도 납니다.
나만이 갖고 있는 내 거울에만 있는 흉터들 ㅡ
낡은 쇠를 용광로에 넣어 다시 새 쇠를 만들어 내듯.
가끔은 자신을 불 속에 쳐넣기를 마다하지않는 사람들이 있기도하지요.
쇠가 녹을 때 불순물은 모두 타버리거나 증발하여 순수한 것만 남아 새로운 탄생을 하듯이 우리에 삶도 때론 그렇기를 원합니다.
신이시여!
생명을 무엇이라 정의하시나요?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까?
느낄 수 있는 마음입니까?
아니면 둘을 합하여야합니까?
바람이 불어 내 살갗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렇듯 내 살아온 모든 것들이 내 흔적이 지구의 어느 모퉁이를 스침니까?
그 것이 내 삶이였습니까?
생각은 어디에 머뭄니까?
흘러지나가 버린 것입니까?
지난 번 긴 장문에 연서 속에 당신께 바치는 내용이 많이 젖어 있습니다.
신이시여!
보셨나이까?
보셨나이까?
당신은 아시지요?
당신만은 아시지요?
아직도 당신께 다 못한 한이 있습니다.
신이시여!
당신은 아직 내 영혼에 한을 남겨놓으셨습니다.
당신은 이세상에 나를 내려 놓으시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왜냐고요?
뿌리 뽑지 못한 한을 아직 남겨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내 한에 뿌리를 뽑겨하여 주소서,
내 손과 내 마음으로 하여금 뽑아내게하여 주소서.
다만 이렇게 나를 내 속에 머물러 나를 드려다 볼 수 있게 시간을 할애하여주신 점에 대하여는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 깊은 바닥까지 샅샅이 뒤집어 볼수있을 때까지 시간을 주소서.
잃어버린 것을 찾을 때까지ㅡ
신이시여 궁국에는 사랑이라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그 것이라는 추상적인 알음보다 내 것을 만들어 내고싶습니다.
그걸 알아내라 이곳에 내려 놓으셨지않았나요?
창조라는 물음에 해답은 사랑이라는 해답집에서 답을 외워 답안지에 쓰는 그런 사람 보다는 그 해답을 얻어내어 쓰는 진정한 답안지를 쓰고 싶습니다.
(2002.11.10. 작가 --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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