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요조
◎ 2003/2/3(월)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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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장난
"아픈 목에서 떼낸 게토톱 2장으로... 만든 나만의 꽃"
명절날에,
실로 모처럼의 망중한을 틈타 비디오를 한 편 보았다.
[에밀리엔]
바쁜 절구질에도 손 넣을 짬 있다더니
오랜만의 망중한에 그리고 그 여유로움의 만족함에 한껏 행복했다.
몇해 전.. 설날 전날 밤... 갑자기 거들먹 거리고 싶은 허영심에 난 싫다는 남편을 앞세워 ...
영화관엘 갔다. "접속" 이란 영화,
울 남편은 내내 졸고 있었고
... 세상의 힘든 주부들이여 나를 보아라..... 난, 허영심에 가득차서는
막상 내 머리에도 들어오는 건 별로 없고 나 역시 빈가슴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기독교 집안이라지만... 아버님 돌아가신 후 나에겐... 세상은 정말 외경이였다.
주일,,예배 다 드리고 나면..외출도 가능했고.....주일날 돈을 써도 되었으며
주일날을 낀..여름 휴가에도 별 신경쓰지 않고 나설수 있어서 좋았다.
또 어느해인가 추석날은 도봉산을 올랐다.
난 새가 되어있었다. 자유로운 새....
시간과 공간적, 사치와 허영에 들 뜬 (상대적)새.... 너른 반석위에 누워서 잠든척도 해 보았다.
잠이 올리가 만무였었다. 그 때도 이처럼 즐겁다고 글로 남겨놓기도....
................................
'에밀리엔'
아니.. 비디오 자체 이야기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드라마 구성,
개개인의 캐릭터를 시시껄렁한 잡동사니로 설정해 두었는데도 마음에 공명음을 내며 아주 크게 다가온다.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모두가 그렇게 친근함으로 가까이 다가 올 수가 없다.
다 볼 때까지 난, 내내 행복할 수 있었다.
주인공 "에밀리엔"은 물수제비를 아주 잘 뜨는 아가씨다.
물수제비가 잘 떠질 납작하고 예쁜 차돌만 보면 주머니에 슬그머니 집어 넣는 아가씨,
별난 부모님덕에 친구없이 집안에서만 홀로 자라 지극히 내성적인 된 아가씨,
그 아가씨가 어느날 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물어다 주는 일을 하게되고
남들과는 엉뚱한 사랑을 하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며 그 과정을 지켜보는
내내 흐믓한 미소가 입가에 떠나지 않고 머물게 해주는 ...
진정 아름다운 이야기,
...........
잘 보고나니......덩달아.. 그냥 그저 행복했다.
등장 인물마다 별로 중요치 않은 허접한 캐릭터를 나열했는데도 엄청 재미난 이야기....
갑자기 나는? 나는?
슬그머니~ 별 꺼리도 없는 나 스스로를 괜스레 이입시켜 본다.
요즘 바깥에는 복권열풍이 일어 가상으로 내가 탄다면? 무얼하지?
너라면 어떡할건데? 가 아주 재미있는 화제꺼리로 부각되듯이 말이다.
나의 캐릭터는 무엇일까? 생각케 한다.
나? 난~ 아무 일(술도 대화도 막혔을 때)도 없는 공백에는 잠시도 손가락을 가만 두지 못하는 여자,
손님으로 가서건.. 손님을 초대했건...
둘러 앉은 사람들이 거나해져서는 한말..또 하고 또 하고 하면 슬그머니 고독해지는 여자,
그래서 그 고독의 상흔을 손놀림으로 바꾸는 여자.
귤껍질이 꽃이 되고 참외껍질이 꽃이 되고...초가 지붕이 되고..오이껍질이 들풀이 되고..나무가 되고,
한 이태 전에 한 모임에서 내가 왜 왔을까고? 후회속에 지루해진 어느날,
냅킨이..사람이 되고..면사포를 쓴 신부가 되고...혼자 상다리 아래에서 손놀림이 바빠지던 날,
옆자리에 앉은 솔향(신혜진)님께.. 들켜버리고.....
그냥.. 뭔가 내가 예기한 것이 아닐 때...순순히 포기하고 바보처럼 혼자 노는 여자.
대화가 나하고 상관없다 싶으면 언제건 혼자 노는 여자.
.................
나도 모르게 집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식탁 의자에다 달랑 그 무거운 몸을 새털처럼 올려놓고 종종 꿇어 앉아 밥먹기를 잘하는여자.
꿇어 앉으면 마음에 안정이 오는 여자.....
옆으로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앉을줄을 평생 모르기에 생긴 버릇을(굵은 다리탓)
모든 사람들은 보기에 불편한지 자꾸만 편히 앉으라는 권함을 끈질기게 받는 여자
"아뇨, 이 게 더 편해요. 괜찮아요. 아니요."
애타는 타인들의 권유에..차라리 철퍼덕 책상다리를 하고 마는 여자,
잘 하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고
아주 예의를 차려서 꿇어앉나 싶었더니.. 영 버릇없이 의외의 책상다리를
과감하게 해 버리는 여자~
이건가 하면..저거고 저건가 하면... 이것도 아닌... 나...
지 맘대로의 여자!
도대체 나도 내가 맘에 잘 안드는 여자?
난..그렇게 반백년을 늙어왔다.
손장난....
아무 할일 없을 때... 뭔가 꾸준히..만지고 만들고....
무아지경에 드는 철없는 나,
누구 나랑 비슷한 친구 어디에 없을까?
글:사진/이요조
귤껍질로 만든 꽃밭....
x-text/html; charset=ISO-8859-1" autostart="true">사랑은 꿈과 같은 것(Love is Just a Dream):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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