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요조

2003/1/31(금) 14:44 (MSIE5.0,Windows98;DigExt) 211.198.117.159 1024x768




"靑絲
紅絲"








.......





[청실 홍실]



잊었다.
안방 농짝문에
청실 홍실이 걸려있는지도...

내가 살아 숨을 쉴 때, 늘 필요한 산소처럼
곁에서 함께하는 그의 존재유무 마저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말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걸려있는
설명이 필요없던 우리 둘만의
언약같은 청실홍실...

나, 시집올 때... 함에 들어있던
그 명주실..."청실 홍실"
약간은 바랜듯한...

농 아랫서랍 깊숙히 혼인서약서랑 함께
넣어 두었다가 한 20년 전...
시집 올 때 해 온 티크장을 개비하면서

난 그 청실홍실을 꺼내어 일없이 따박따박 땋았다,
그이 옷장 문에는 청실을 매달고
내 옷장에는 홍실을...

부부는 옷을 섞어 걸어야 사이가 좋다고
그래서 홍실에다 작은 청실을
청실에다 작은 홍실을 덧 달아 손잡이에 매어 놓았다.

그냥.. 나에겐 행복을 비는 주술같은 것이리라
그런데...그래놓고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근 30년을 함께 살다보니
내게 용해되어,,무뎌진
나자신 같았기에 잠시 잊었나보다.

청실홍실이 제 자리에 걸려있듯
그가 내 옆자리에서
편안히 코를 골며 자고 있음을...

잊었었다. 아주 잠간,
우리의 서약을,
우리의 사랑을,

여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사랑해"






사진:글/이요조




"오늘은 우리의 첫 아이 종인이의 생일이예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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