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조롱


어느날

아이는 병아리를 한 마리 가졌습니다.

마침 빈 조롱에다 병아리를 넣고는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조롱에만 갇히지 않았다면 훨훨 날아? 다닐 수 있을 파랑새,

그 파랑새는 어느날.. 쬐끄만 날개를 죄 펴 보지도 못한 채 죽어 있었습니다.

아이는 파랑새를 잃고 가슴 아파했습니다.

아이에게도 노랑 병아리는 절대적, 파랑새로 보였으니까요.

그래요 파랑새가 틀림 없었다니까요.

꿈을 물어다 주는 파랑새,

구원의 神.



이 요조



"왜?"



언젠가는
마지막 식탁위에 오를 치킨...
그랬어요
제가 예전에 예전에 병아리 한마릴 키웠어요

물론 우리집 양반도 무척 좋아했어요
빌라라 1층이였지요.

조금 자라자
'삐약이'는 혼자서 마실을 다녔어요.

어느 날, 삐약이가 보이질 않고
나는 삐약이를 부르며 애타게 찾아 다녔지요.
눈물도 찔끔 흘리면서요
우리 신랑이 퇴근 후 찾을텐데...

삐약인.. 이웃집에 들어 가 융숭한 손님 대접에
얼이 빠져 있었지요.

참말이지 맴매 해 줄데도 없고..
호통만 쳤지요.

그 삐약이가 세상에나 털갈이를 하고 중닭이 되더니...
어느새 장닭이 되어 덜 터진 목으로
"키키클" 하면서 울음을 울기 시작했지요.

어쩌나.. 여기에서...클났네..
나는 삐약이 발목에다가 줄을 묶어 뒷베란다에
숨겨서 기르기 시작했어요.

냄새만 진동을 했습니다.
사랑이 아니라..서로에게 못할 짓이였습니다.

어릴적.. 그렇게 사랑하고 아껴주었어도
그 기억이.. 깡그리 없어졌나 봅니다.
저도 물론 짐스러워 미워했지만,
삐약이는
마치 치매에 걸린.. 노인처럼..
우리가 언제 사랑을 했냐는듯이 먹을거나 정신을 쏟고
똥이나 싸고...

시끄러운 목소리로 "키케르륵~" 울기나 하면서...
지금은 기억에도 없지만
아마도 누군가의 손에 넘겨졌나 봅니다.

.......

친구라는 말을 전 무척 아낍니다.
어떤식으로라도 친구란 말만은 묘하게도 피해 분류하기를 좋아합니다.
왜냐면..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는
어릴적.. 제 아부지 말씀을 따라서요
그런데..
친구라 불러도 좋을 사람을 잃었습니다.

마치..
언젠가는 식탁위에 올라야 하는 운명처럼..

하늘로 그렇게 올라갔습니다.
뭐가 바쁜지 모든 것 뒤로 하고 황망히 가버리는군요

문득..
아주 오래 전에 키우던
조롱에 갇힌 병아리 생각이 자꾸 나서요.

왜 얼토당토 않은 병아리 생각이 날까요?
왜요?
무거운 슬픔을 희석 시키기 위해서?
아마 그럴꺼예요

아마 그래선가 봐요.








동물과의 사이에도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어이 다름이 있을까요?

동물들도 희노애락을 표현 할 줄도 알며
사랑할줄도 알며, 질투할 줄도 안다는데...

"돌고래쑈"에서 묘기를 보이다가
계속 동료 돌고래가 박수 셰례를 받자
질투가 난..또 다른 돌고래
물을 관중을 향해 쏘고는 잠수... 질투의 해프닝을 보인다는데,

티뷔에서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보았습니다.
어미가 있지만 이 엄동설한 추위에 태어난 강아지들을 품어서 기르는 유모 닭들의
...이웃 모정,

젖을 물리고 있는 어미개에게 다가가서 애정어린 몸짓으로
털을 골라주는 닭들의 우정의 표현...

그 우정을 달갑게 인정하고 고마움에 행복해하는 강아지의 엄마개,
그들은 집짐승이기에 앞서 한 솥밥을 먹는 가족애였음을....


우리 집에서도 첫 만남에서 치와와에게 침을 마구 카악~ 뱉아내던 고양이가
우리집이 먼-곳으로 이사를 함으로 해서 할수 없는 이별을 앞두고
앞서 보낸 새로 위탁된 집에서 줄을 끊고 매일 밤 와 보던 우리집...
냥이와 치와와는 그렇게 눈물겹게도 사랑하더니만...
나중이라도 '와와'가 사라진 텅빈 집을 빙-빙 돌며 얼마나 울어댔을까요 '냥이'는?



美謠님의 병아리 키우기 "단 3일간의 사랑"
그 후..병아리 죽음을 보고 다시는 치킨을 먹지 않으리라
계란을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그 며칠 후 저녁찬으로 그것도 다섯개나 한꺼번에 급조하고 말았던
계란 후라이.. 계란찜,

............

............





미욱한
제 육신 하나 제대로 이기지 못하는 요즈음입니다.
혈압약을 먹어선지
뒷 목 아픈 게 많이 좋아진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염려 해주셔서,
아마도 침맞은 몸살이 좀 가시고 나면..차차로
좋아지려나 봅니다.

그래서 글도 이렇게 써 보았습니다.

올해는 정말이지
좀 더 건강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미루나무 님들께서도 모두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이요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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