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에 이르기를,
“산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칭찬이나 비방에 흔들리지 않는다.”
고 했다.

저 말... 우리네 인생 삶에 있어서 어둠 속에 빛이 될 道튼 냄새가 물씬 풍긴다.
(당연하지. 세상의 경전은 대부분 도튼 이야기들이니까! 내가 이상한 헛소리를...)
그리고 잘하면 사이버의 글 사이트에서도 적용할 만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작업 시~작!


사이버란 어떤 자리인가?
사이버에선 싫든 좋든 남들과 한자리에 모여 부대끼는 자리다.
게임방의 고도리 한 판이 그렇고 사이트의 글 게시판이 그렇고
남들이 글을 읽어 봐주고 댓글 달아 주는 것이 그렇다.

글을 올리는 것과 댓글... 그것 또한 남들과의 부대낌이다. 이 말 전부 동의할 걸?
암....! 당연하지.
남이 봐주지 않으면 오늘부로 칼럼이고 게시판이고간에 글이 하나도 안 올라 올 걸?
대화방에 가 보니 먼지바람만 휘~잉 일고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오케이 목장의 결투장 분위기 같다면 주변을 어리둥절 훑어 보고는 잽싸게 후다닥
도망 나올 걸? 컴에 귀신이 붙었나 싶어서...

나 혼자로는 항개도 의미 없는 사이버다.

사이버가 등장하고부터 세상은 온통 작가 투성이가 되었다.
정말 클날 뻔 했어. 이 수많은 작가들, 시인들.....
초야에 묻혀 있다가 혜성같이 나타난 당송 팔대가, 황진이의 문장과 재치를
뺨치는 숨은 재줏꾼...
사이버가 없었다면 어디서 이들의 솜씨를 구경할 수 있을소냐!
그들 역시 턱까지 차오른, 살아 펄떡이는 文才를 어디에다 발산할소냐!
사이버가 없었다면 얼마나 클날 뻔 했겠어!

*** 저겨어... 사이버란 남과의 부대낌이라고 하는 말 이젠 다 동의하시죠?
부대낌이란 말이 정 거슬리면 함께 함이라고 고치죠. 뭐.
단어 가지고 넘 그러지 마세요.
‘남과 함께 함’이란 말의 숨은 의미를 함 생각해 보신 적 있어요?
그건 말이죠... ‘어떤 동일시’ 랍니다.

사람들은 ‘자아’를 잃어 버렸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이래라 저래라, 그건 된다, 안 된다 오만 가지 간섭을 받으며
자신이 판단하기도 전에 이미 오래 전부터 만들어진 사회적 관습에 의해 본성이
다 파괴되었다. 자아는 온데 간데 없어져 버렸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그건 사람들의 본능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스스로 자아를 찾기가 매우 힘이 든다.
그걸 혼자 찾는 사람은 도사다.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고 부처고 노자고 성철스님이다.
보통사람은 죽었다 깨도 어렵다.

그 바람에 우리는 잃어버린 자아를 남에게 의존해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남에게 내 자신의 ‘어떤 동일시’를 바라는 것이다.
그중에 남녀간의 사랑은 어떤 동일시에 으뜸 장땡이다.
“당신이 있어 난 행복해요”라든지 “당신이 최고예요.” 등의 말을 들으며
날 평가받고 만족하고 늘 자아찾기를 상대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달콤하다.
자기도 모르는 자신을 상대가 좋은 말로 속삭여 주니까... 오메! 뿅 가는 것!

비단 이성간의 사랑만이 아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 또한 자아를 찾기 위해 용쓰는 것이다.
그 가운데 댓글은 정말 쥑인다. 자기의 작품을 보고 남이 해 주는 어떤 말을 듣는 것
그건 진짜 가만히 있어도 마구 굴러오는 자아찾기이다. 쥑이지! 암...행복해!

*** 근데요... 댓글이 칭찬이라야 잃어버린 자아가 충족이 되지요.
만일 비방하거나 남들이 별 신경을 안 쓰면 오히려 자아가 손상되지요.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기 이를 데 없지요... 그쵸? 인정하시죠?

그렇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작용한다.
칭찬의 댓글은 ‘나 행복해요! ’ 가 마음 가득한 희망이지만,
비난의 댓글은 ‘나 지금 슬슬 뿔따구 나고 있어!’의 절망이다.

글을 올려 보고 그 경험을 한 사람은 그걸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남의 글에 무조건 좋은 쪽의 댓글을 일일이 달아준다.
왜? 자신도 그렇게 남의 댓글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자아 찾기를 위임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그 간청이자 윽박(?)이다. 나에게도 기분 좋을 댓글을 달아 달라고...

자신의 글이 대단하다고 자처하는 사람은 또 어떤가?
자아를 충족받기 위해 어떤 심리 상태로 가는가?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며 잘 쓴다는 말을 듣는 사람은 계속 존경받아야
한다.
매일 자신을 향한 존경심 내지는 멋있는 사람임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에고가 유지된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더 인기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 나타나면 질투가 생기고
(=나에게로 향하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것에 대한 절망,
내 자아찾기의 상실... 그게 질투다.)

혹은 무슨 주제로 급히 글을 썼다가 쪼매 마음에 안 들지만 평소처럼
칭찬의 댓글이 올라올 줄 알고 올렸더니 웬 걸?
자기의 팬, 독자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냉담하거나 비평이 바글바글하면
그길로 삐져서는 그 사이트를 떠난다, 어쩐다, 투정조의 글이나 또 올려보고….
그게 다 그놈의 에고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기를 평하는 걸 듣고 싶은 욕망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것도 잘 된 평으로……. 잃어버린 자아를 대신 충족 받고자 했기 때문이다

법구경이 어디 시시한 소리를 했을소냐!
사람 사는 것 또한 다름 아니다.

외모를 꾸미는 것 또한 자아 충족용이다.
남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기 원하는 것이다.
길을 걸어가며 수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을 원하는 것도 자아 충족이다.
에고의 만족이 그것이다.
미인의 시선집중 자아 만족, 부자가 돈으로 자아 에고 만족, 권력자가 힘으로
자아 만족......

빗나간 주제지만 사이버를 자주 찾는 사람은 현실에서 자아 찾기에 비교적 약한
사람들이다.
남들보다 더 주변을 의식하고 사는 심약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들은 사이버에서 비로소 안식처를 찾았기 때문이다.
대개 그들은 남을 해코지 못하는, 악당일 수 없는 양심적인 사람들이다. 각설.

그래서 사이버란 현실에서 자아를 많이 잃어버린 사람들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대리만족을 위한 공식 게시판이 있고 댓글이라는 자아찾기 공식 위임장이 있는 곳
이거든.

그리고 글쓰기에 별로 자신이 없는 사람, 심지어 댓글마저 끙끙 자신 없는 사람조차
읽기만 하고 나가면서도 ‘난 누구 못지않게 감상은 할 줄 안다!' 고 은근히 자기
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 ..사람들이 엄청 들락거리는 대화방은 어떤가?
동호회나 대화방 또한 자아찾기에 적격의 장소이다.

A 녀 : “오빠~! 멘트 목소리 쥑여요!” (CJ :뿅~~~~~@%#!)
3분후...
목소리 최대한 가다듬은 CJ: 언제나 상냥한 A녀 님 오늘도 오셨구요,(A녀: 뿅~~@$!)

남에 의해 자아를 찾기 보다는 남의 말에 부동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작 자아는 자신이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걸 법구경이 이미 수천 년 전에 가르쳤다. 남에게 자신을 위임하지 말라고.

“산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칭찬이나 비방에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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