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

    살아있다는 게 무언지 꾸준히 먹고 배설하네요.
    달팽이~~ 어느 야채 무더기에 묻혀서 왔는지, 주방 싱크대에서 생포되어
    작은 생수병에 넣어져 키운지 한 스므날 남짓~

    오늘도 나는 물을 갈아 줍니다. 이젠 조금 싫증도 나고해서,
    병뚜껑을 열고 함부로 다루듯 주루룩- 물을 부어내리니 병 속에든 찌꺼기가 수루룩- 빠집니다.
    달팽이야 나가든지 말든지... 그런데 웬 걸?
    빠삐용이 흐르는 물과 함께 빠져 나올 수도 있을텐데...
    절대로 빠져 나오지를 않네요. 고집이 쎈가?
    '빠삐용' 이란 이름을 도로 환수해 버릴라나 봅니다.
    오늘 시골길에 가서 숲에다 두고 올라고 했었는데, 그러다 바빠서 깜빡 잊고는 그냥 외출했었는데....

    여러번 헹굼질 하는 찬 물의 급류에 놀랐는지 상추잎을 타고 앉아서 죽어도 놓질 않는군요.

    바보 같으니라구~ 그 게 바로 [관념]이라는 건가봐요.
    늘 습관처럼 그저 그래왔던....

    여태껏 해왔던 묵은 관념을 씻은듯이 탈피하면, 선선히 포기하면 꿈꾸던 세상이 저절로 열릴텐데...
    까짓 작은 상추 잎새 하나가 대단한 생명선이라도 되는 듯 부여잡은
    어리석은 달팽이와....우리가 뭐가 다르랴 싶어서요.




    [내 생각과 틀려요!]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노라면 코드가 다른 사람과 같이 있노라면,

    ♪나는 스스로 둘로 나뉩니다. 나는 하나가 아닌 둘이 됩니다.

    ♪내 영혼은 자꾸만 멀찌기 달아납니다 저만치 등을 보이며 갑니다.

    ♪영이 자꾸만 빠져 달아난 또 다른 나는 멍합니다. 빈 껍데기로 말입니다.

    ♪대화는 군데 군데 끊어지고 빈껍데기는 마치 고장난 형광등처럼 깜빡거립니다. 건망증 환자처럼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리면 잘못 합체된 로봇처럼,

    ♪난데없는 하품이 납니다 눈꺼풀이 게슴츠레해집니다. 구제 불능으로,

    ♪왜 그렇게 몸과 마음이 딱 맞게 일치가 안될까요? 게으른 탓에,

    ♪내 혼은 치기어린 철부지처럼 좋고 싫음이 분명합니다. 사회성 결여로,

    ♪어떤 세련된 화술이나 그럴듯한 표정연기를 못해냅니다. 고집 쎈 자만감,

    ♪바보같기도 떼쟁이 같기도 치기뿐인 저능아 같기도 한, 칠칠치 못하므로,

    ♪강바닥 뻘 속 깊이 묻힌 돌멩이처럼 빠져 나오질 못합니다. 노력부족으로,

    ♪강바닥 뻘 속에 점점 깊이 박히는 관념같은 돌멩이처럼, 쓸데없는 매너리즘에,




    *요즘 먹는 약때문에 기피했던 커피를 오랜만에 마시고 밤잠을 설치네요
    해서 중얼거립니다./낮에 비를 좀 맞았거든요.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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