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림자












    물그림자



      정말 모를 일입니다.
      내 가슴 웅덩이에 찾아와
      한 점 흔들림조차 없이 빛으로 가득 채우시니,


      그 빛에 눈 부신 나는
      눈을 감습니다. 감았던 눈을 떴을 때
      당신은 이미 내 안에서 빛을 내며 살고계셨지요


      내 마음에 잠긴 당신을 내려다 봅니다.
      그 모습 그대로 떼 내어
      바람벽에다 못 하나 박아 걸어 놓을까요


      빛으로 눈 부신 님만 쏘옥 건져내어
      가락지로 만들어 내 손가락에 끼운다면
      너무 사치스러운 욕심일까요


      빛이 떨어져서 날이 저물고 나는 흔들립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말씀해 주세요
      "내 발목을 잡아주세요" 라고...


      밝음과 어둠의 어쩔 수 없는 시간,
      세상의 순리를 거슬러서라도
      사약처럼 다 마셔버리겠어요. 다 들이킨 후


      내 몸에 바라지창 하나 뚫어놓고
      어둔운 곳을 밝히는 작은 등잔이 되어
      님을 닮은 빛으로 나를 태우듯
      세상의 빛되어 그리 되살렵니다.





      사진:글/이요조














                ** 감사합니다.



                미루 칼럼 500회가 되었습니다.

                동안 중언 부언 글 같잖은 글로 지면만 오염시킨 점 사과 드립니다.
                500회에서 일단락 지으며... 잠시 쉬고자합니다.
                잠시 휴면기를 갖고 다시 초발심을 내고자 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이 게 아닌데..." 하는
                생각에 심히 부끄러웠습니다.

                10월 1일 다시
                만나뵐 때는 새로운 물로 고여있겠지요.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동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 날까지 안녕히 계시옵기를....

                이요조 드림

                2003년 8월 16일
                    등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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