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랑]
모니터를 켜놓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말고
방바닥에 앉아 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젖히고는 멀거니 천정을 바라본다.
이 게 아닌데...
분명 뭔가가 있을거야...더 새로운.... 나를 솔깃하게 만들 무언가가,
너무나 욕심이 많아서 일까?
그런 나 자신을 뒤 돌아 보게 한다.
네모난 상자에 갇혀 지내기엔 이젠 더 이상 못견뎌하는
내 속에 죽은 듯 숨어지내다 간헐천처럼 문득 문득 솟구치는 그 무엇!
한 곳에 미치기엔 난 언제나 삼 사년이면 적당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내가 다시금 미칠 수 있는 그 무엇!
이젠 바깥으로 나서고 싶다.
마당 흙을 만지면서도 난 지난 삼년간의 짜릿했던
사이버상의 모든 재미를 능가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알았다.
더없이 행복하다.
드디어 잠을 깬 것을 안다.
기나긴 잠에서...
뭔가 또 다시 새로운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않될...
이 계절이 가기 전,
시월이 떠나기 전에 나는 그 대상을 물색해야만 한다.
모니터 앞에서 조금은 비켜 앉을
또 다시 새로운 내 사랑을 찾아서..
[옮겨앉기] 시도를,
이요조
애달픈 라세 린드의 목소리는
사랑에 빠지게 하는 앨범이라는 극찬을 받은
[You Wake Up At Sea Tec] 앨범중에서
C'mon Trough라는 곡을 띄우며
깊어가는 가을에 점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깊고 푸른 가을하늘이 스러지면 구름도 퇴색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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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안다]
맛을 안다 함은 즐길줄 안다는 뜻일게다.
50줄이 넘어서 이제사 살림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살림맛을 조금 알아 간다는 뜻일게다.
그러나 바보스럽게도
나는 아직 돈은 모른다.
돈 맛을 못배웠다.
뒤늦게 돈맛을 안다면? 익힌다면?
아마도 고기맛을 익힌 X처럼 바람벽에 빈대도 남아나지 않겠지.
제발 그렇게만 된다면....
에미의 타고난 그 유수한 소질 탓에 내 아이들 마저 다 그러니.. 참으로 예사일이 아닐 수 없다.
돈은 알고 싶지도 않고, 은행업무도 귀찮을 뿐더러
아마도 나와는 평생토록 무관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누가 이렇게 되묻겠지
"아니 돈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런 거짓말을?"
"돈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난 그저 돈이니 돈이려니 할 뿐
언제나 돈 이야기는 불편하고 돈 이야기는 꺼내고 싶지도 않고
가능한 만지고 싶지도 않을 뿐..."
.................................
혹자는 내 사랑이라 함에 여러가지로 상상키도 하겠지만
아무려믄 무엇이라도 괴이치않다.
動的이지 못한 나는 엄마에게 등 떠밀려
미혼인 시절에 산악회 회원이 되었다.
그 산악회(도라지산악회)는 부산교육청 주관인 산악회였으므로
거의 부모님뻘의 연세들이셨고 교육계에 계신 분들이셨고
결혼주례도 종내는 교육감님이 서 주셨다.
지금도 기억하기론 아가씨라고는 딱 단 둘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산행에서 점심시간이면 엄마의 특별히 정성어린 반찬 덕으로 난 항상 어깨가 우쭐했다.
웬만한 남쪽 산은 거의 다 섭렵하고 자일타기 아이젠으로 빙벽타기등
한 때 산에 홀딱 미쳤었다.
엄마는 그냥 딸의 성격을 고쳐보고자 슬그머니 등 떠다 민다는 게
겨울에도 뺨이 꽁꽁 얼어 한 술 더 뜨는 딸을 내심 걱정하셨다.
"얼굴이 얼면 피부회복이 어렵다 그리고 겨울 눈(雪)에 피부는 더 잘 타는 법이고.."
난 엄마의 잔소리같은 말씀에도 아랑곳 않았다.
그래선지 속살은 희어도 얼굴은 그 당시 언 탓으로 거무티티한가 보다.
결혼 전, 동양화 그리기에 빠졌으며
자연스레 蘭애호가 회원이 되기도 했었다.
시집오면서 난분이 거의 신접살림 13평짜리 아파트를 채웠었고
내 아이들이 자라나는 만큼 난들은 한촉 두촉 사그라들어 내게서 영영 멀어져갔다.
아이들 학교 치맛바람? 으로도 한 때 미쳤었고,
막내를 낳고는 그림에도 한 때 미쳐서 밤잠을 자지 않고 작품?을 만들기도 했었다.
신앙에도 한 때 미쳐서? 폐품수집(여전도회 기금마련)에
리어커를 밀고 회원들이랑 시내를 전전하는 것도 마다 않았던 적이 있었고.
교회 책도 발간하고 교회 카드나 카렌다등.. 스폰서들을 찾아 다니기에도 발품 깨나 팔고 다녔던
열정어린 시절도 있었다.
서울로 나다니며 시조공부에도 한 때 푸욱 빠졌었다,
지금은 석 삼년이 훨씬 지난 이제 네모난 상자에서 옮겨앉기를 시도하고 싶다.
난 근간에 들어 하늘을 즐겨 찍었다.
아니.. 하늘이 아니라 하늘의 표정을 만들어 내는 구름이 좋아서...
구름을 찍으러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산에나 올라 가야겠다.
정말 뜬 구름 잡기에 미쳐 볼꺼나...
도심지에서는 온갖 줄로 사진속에 구름은 오랏줄에 꽁꽁 묶인 것처럼 불편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 산으로 올라가 볼꺼나?
아니면 요가로 이 겨울 동면하듯 참선의 세계로 들어가 볼꺼나?
참으로 사랑하는 것을 찾는 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나보다.
한 몇년 나를 미치게 할 대상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과연 어디에 있을꺼나?
어떤 모습으로...
2003년 시월,
*폰 카메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