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사흘만에 시래기를 걷다.
너무 마르면 줄에서 떼어내기도 전 바스라질 것 같다.
집안으로 들여 마루에서 하루쯤 말리고 통에다 넣어 보관하면 깨끗하겠다.
빨래도 바짝말리는 것보다 약간 굽굽할 때 걷어 손으로 대충 펴서 갠다.
그런다음 베보자기를 깔고 개어논 빨래 더미를 덮은 후,
그 위에 올라서서 밟는다.
이 방법이 바로 나의 신식 다듬이질 방법이다.
아이들 청바지나 티-셔츠 같은 건 안 다리자니 그렇고~ 다리자니 그렇고~
두어번 접었다 폈다 밟았다 한 뒤에 잠간 헤쳐 놓으면 잘 마른다.
물론 다림질 한 듯 반듯한 모습으로
살림살이 지혜에 그런 게 뭐 한 두 갠가?
베갯잇도 그렇고, ....아무튼 요즘엔 tc(데트론 코튼) 종류라 대부분 그런 손질을 할 게 많다.
[딸에게]
이 방법도 네게 전수하고자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컴텨 포멧하느라 종열이가 다 날려 버렸다.
딸아 보고있겠지??
흐,
누가보면 니네 음마 디게 야무진 줄 알겠다.
꾀만 남아서...
머리 굴리는 건데,
니네들 어릴 적에 셋을 데리고 대중탕에 가면
나는 나란히 셋에게 대야를 지급하고 물을 부어주고 샴푸를 머리에다 적당량을 부어주었다.
"자..머리 감기 실시!!"
엄마의 말이 떨어지면 너희들은 샴푸를 비벼대기에 바빴었다.
혹, 종열이(막내)가 눈에 비눗물이 들어갔는지...칭얼대면 얼른 새물을 갈아줄 뿐!
"자, 눈 씻고~~ 다했으면 물 버리고~~"
새물을 다시 부어주면 헹구기 시작...
린스도 똑같이 배분,
그렇게 너희들 셋을 키웠다.
사람들이 신기해 하며 웃으면서 물어보면...
"이렇게 안하고 어떻게 셋을 키워요?"
니 엄만, 당연한 듯 그렇게 대답했다.
너희들 키울 때는 셋이 좀 드물었으니까......
이태리 타올을 하나씩 나눠주면 어린 종열이도 때를 벗기는 척 흉내를 냈다.
엄마는 더 더욱 꾀가 나서 동생들이 고등,중등학생이 되자.
이번에는 운동화등 실내화를 저들에게 맡겼다.
일곱번 빨면 한 번 쯤 엄마가 씻어 줬을라나? 그 덕에 두 넘 덕을 지금은 확실히 보고있다만
힘드는 일이 있을 때면 에미를 곧잘 도울 줄 아는 남자들로 말이다.
하기사 종근(장남)이는 야무져서 엄마에게 맡기지도 않았다만,
너~
시집가면 힘닿는대로 아이는 많이 낫고 싶다고 했지? (흥!)
엄만,
종근이 낳고 너때문에 정말 두 다리 뻗고 많이도 울었다.
질투가 난 너는 아파트 5층 꼭대기에서 뭐든 집어 던졌으니까...
줏어오면 또 다른 게 떨어져 있고...그 때는 엘리베이터가 있길했냐?
처음엔 신발로 시작하더니...나중엔....손에 집히는대로, 두 살 터울이니 세 살짜리가 오줌도 싸고,
해서 결국 넌, 유배지로 보내졌다.(外家) 얼마나 억울해 하던지...아마도 이를 갈며 울었을 것이다.
며칠만에 엄마가 가면 넌 엄마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악을 쓰며 울었었다.
생각나냐?
그래 너, 어디 많이 낳아봐라~
따악 더도 덜도 말고 너같은 걸로만...
그래야 엄마 심정을 알지....
흐..내가 왜 이러냐?
사흘전에 절여둔 동치미독에 물도 붓고 해야는데,
아빠 '붕어찜'잡숫고 싶다길래 붕어 구하러 재래시장에나 나가볼까는데...
잘 구해질래나 모르겠다.
몸 따듯하게 해라
그래야만 시집가서도 네 소원대로 숨풍숨풍....
아이들을 잘 낳을 수 있단다.
(흐흐~ 이 엄마도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터이니~)
따듯한 물에 손 자주 씻고 양치질도 부지런히 하고,
감기 걸리지 않으려면 직장에서도 따듯한 차를 줄곧 즐겨 마셔라~~
괜시리 바쁜 척하는 엄마가.
'요리편지 > 딸에게 쓰는 엄마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시라? 일촌끊기! (0) | 2006.02.21 |
---|---|
딸을 위한 노래 (0) | 2006.02.17 |
아빠의 바다 (0) | 2005.08.19 |
딸에게.../엄마가 전하는 말 (0) | 2005.08.12 |
꿈길 (0) | 2005.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