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bra mai fu" : 어떤 나무 그늘도 이보다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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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숄'의 헨델의 세르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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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난 문득 피었다가 문득 지고 마는
애닯은 冬柏을 찬미하느라
푸라타나스를 엇대어 흉했다.
이렇게
"푸라타나스~
그는 새 잎이 돋아나는 봄에도
매달려 있다.
연두 빛 새싹이 돋아나는 봄의 행렬에도
누우런 갈색 이파리를 듬성 듬성 매단 채
추한 모습으로
눈치도없이 따라 나선다.
우리 이름으로 하여
버짐나무….
우리들 삶의
진정한 끝은 언제일까?
파티가
절정일 때 사라진
신데렐라가 아름답듯이…….
파티의 파장은 쓸쓸하고 추하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축복받은 일인가?
시간 맞추어
기차역에 나가듯
때 맞추어 갈 수 있는 인생,
약간은 아쉬운듯한
나머지 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그렇게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이랬었는데......
요 근래 창경궁과 창덕궁 사이를 오가며
한 아름 실히 더 됨직한 해 묵은
프라타나스 나무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온 몸통이 버짐이 핀 것 같다고해서
우리 학명으론 버짐나무,
그 나무 등걸이 버짐 핀 듯 추해서 볼성 사나웠는데,
요즘 내 눈에 비친 그 나무는
허물을 벗어내듯이 껍질을 벗고
마녀의 요술에서 갓 풀려난 두꺼비 왕자처럼
늠름한 황금색의 매끈한 몸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어디서 저리도 고운 나무 등걸을 보았더란 말인가
귀한 황금 빛을 안으로 감추고 있었던
저 나무의 겸손의 미덕을......
그리하여 마침내 소망을 이루듯 하는 저 묵묵함을...
오늘 난
푸라타나스 나무를 과감히 黃金木이라 불러본다
집안에 있던 朱木도 그냥 이름이려니 했었다
어느 날 껍질이 벗겨졌을 때
붉은 속 살이 드러난 걸 그제야 본 나는 그 붉을 朱, 朱木임을
뒤 늦게사 깨달은 나는
내가 왜 바쁜 삶을 사는지
왜 교만으로 가득 차 있으며
겉으로만 황금 빛 옷을 걸치기를 꿈 꾸려 했는지,
한 그루 나무 앞에서
부끄러워지는 나의 실체를 만난다.
이 요조
(두 해 전 初夏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