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타나스

헨델의 라르고 "옴브라 마이 퓨/프라타나스나무의 그늘의 찬양"을 바치면서






"Ombra mai fu" : 어떤 나무 그늘도 이보다 못하리

음악 먼저 클릭 하시고 들으시려면

'안드레아스 숄'의  헨델의 세르세 중
http://my.netian.com/%7Ebjaehoon/counter_tenor1.htm
'Ombra mai fu : 어떤 나무 그늘도 이보다 못하리'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언젠가
난 문득 피었다가 문득 지고 마는 
애닯은 冬柏을 찬미하느라
푸라타나스를 엇대어 흉했다.
이렇게

"푸라타나스~
그는 새 잎이 돋아나는 봄에도
매달려 있다.
연두 빛 새싹이 돋아나는 봄의 행렬에도
누우런 갈색 이파리를 듬성 듬성 매단 채

추한 모습으로
눈치도없이 따라 나선다.
우리 이름으로 하여
버짐나무….

우리들 삶의
진정한  끝은 언제일까?
파티가
절정일 때 사라진
신데렐라가 아름답듯이…….
파티의 파장은 쓸쓸하고 추하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축복받은 일인가?

시간 맞추어
기차역에 나가듯
때 맞추어 갈 수 있는 인생,

약간은 아쉬운듯한
나머지 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그렇게 아름답게 떠나고 싶다."

이랬었는데......
요 근래  창경궁과 창덕궁 사이를 오가며
한 아름 실히 더 됨직한 해 묵은
프라타나스 나무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온 몸통이 버짐이 핀 것 같다고해서
우리 학명으론 버짐나무,

그 나무 등걸이 버짐 핀 듯 추해서  볼성 사나웠는데,
요즘 내 눈에 비친 그 나무는
허물을 벗어내듯이 껍질을 벗고
마녀의 요술에서 갓 풀려난 두꺼비 왕자처럼
늠름한 황금색의 매끈한 몸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어디서 저리도 고운 나무 등걸을 보았더란 말인가
귀한 황금 빛을 안으로 감추고 있었던
저 나무의 겸손의 미덕을......
그리하여 마침내 소망을 이루듯 하는 저 묵묵함을...

오늘 난
푸라타나스 나무를 과감히  黃金木이라 불러본다
집안에 있던  朱木도 그냥 이름이려니 했었다
어느 날 껍질이 벗겨졌을 때
붉은 속 살이 드러난 걸 그제야 본 나는 그 붉을 朱, 朱木임을

뒤 늦게사 깨달은 나는
내가 왜 바쁜 삶을 사는지
왜 교만으로 가득 차 있으며
겉으로만  황금 빛 옷을 걸치기를  꿈 꾸려 했는지,
한 그루 나무 앞에서

부끄러워지는 나의 실체를 만난다.


 이 요조
(두 해 전 初夏에)
 
















*헨델의 라르고 "옴브라 마이 퓨/프라타나스나무의 그늘의 찬양"을 바치면서~


헨델의 오페라 "Serse"는 이 라르고 부분의 "Ombra mai fu"로 유명해졌습니다.
남주인공은 당시 유행하던 카스트라토의 배역으로 지금의 메조 소프라노정도의
음역입니다.

가사와 해석은 :

Ombra mai fu
그늘이 결코 만들어진 적이 없네
Di Vegetabile,
나무의 (그늘이)
Care ed amaile
소중하고 사랑스러우며
Soave piu.
(그리고 너희들보다)더 부드러운(그늘은).

Frondi tenere e belle
나뭇잎이여 부드럽고 아름답구나
Del mio Platano amato,
나의 사랑스런 플라타나스 나무(의 나뭇잎)
Per voi risplenda il Fato
너희에게 운명이 미소짓게 하자
Tuoni, Lampi, e Procelle
천둥, 번개, 그리고 폭풍우가
Non vi oltraggino mai la cara pace,
결코 방해하지 않으리 너희들의 사랑스런 평화를
Ne giunga a profanarvi Austro rapace.
결코 부는 바람도 너희들을 더럽히지 않으리.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유럽의 카운터테너계를 이끌고 있는 안드레아스 숄의 목소리,
http://my.netian.com/%7Ebjaehoon/counter_tenor1.htm

일본의 카운터 테너인 요시카즈 메라(Yoshikaz Mera)도 만나실 수가...















사진: 정윤영님
그림: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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