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주님께 드리는 이야기 제2편 "의심"


주님~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또 커피를 한 잔 진하게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짬을 내어 컴 앞에 앉아
메일 답도 하고 집 식구들에게 따뜻한 점심도 차려내고
저는 그냥 식욕이 없어 돌아서는데
핑그르르 어지러우며…. 제가 갑자기 이상해졌습니다.
전 평소에도 엄살은 몰라 곰이라고 그러거든요.
"내가 이상해~~"
그러면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식구들에게 침착하게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어머님은 혈압계 갖다 주시고…종근이는 우황청심환 좀 꺼내고…."
제 평소 혈압은 좀 낮은 편이어서 언제나
100점 맞기가 어렵고 아래 혈압은 낙제를 겨우 면할 60 수준입니다.
148~ 98이 나왔습니다.
얼른 약을 먹고 누워 있으려니…. 속이 울렁거렸습니다.
일어설 수는 없고 대야를 가져 다 놓고는 연신 오버-잍 하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내려 설 수 조차 없어….
장남 등에 업혀서 병원엘 갔답니다.
의사 왈 " 에고 엊저녁 술 많이 했어요?" 하며 농담을 합니다.
혈압 얘길 했더니…. 얼마나 고집이 쎈지… 전자 혈압계가 엉터리라는 둥…..
혈압은 이 정도면 정상이라는둥.... 제 말을 믿으려 들지않고
자기 생각만 주입시키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정상~!!! 하고 일언지하에 묵살/// 해 버리는 것입니다.
주님 제가 더 잘 알지요.
전 조금만 몸이 좋지 않으면 혈압이 삐질 삐질 올라가
여느 사람 혈압과 같아 지거든요.
130만 넘으면 벌써 숨쉬는 것도 달라지고…..
몸이 정말 이상해 오는 걸 느낀답니다.
아무튼 그럭 저럭 연 이틀을 죽도록 아팠습니다.
눈 감고 누워 있으려니….. 이상한 색채가 그림이 자꾸만 덮쳐 왔습니다.
검은 빛과 차고 푸른 보라 빛…….청 남색 이라고 할까요?
언제 그 무서운 그림을 한 번 그려 봐야겠습니다.

병원이 아무리 옆집 이래도 업혀서 왔다 갔다 했습니다.
아무튼 아팠던 얘긴 그만 접구요.

주님,
시험 걱정이 슬슬 되는 것 있지요.
걱정에 책은 곁에 가져 다 놓았지만 그 게 옆에 있다고 어디 외워 지나요?
그렇게 제가 아껴둔 며칠이 허사로 흘러갔답니다.
막상 디-데이,
아침에 샤워하고 화장하고 나니 눈만 좀 괭하다 뿐이지 멀쩡했습니다.
전철 안에서 그만 호흡이 가빠오기 시작 했습니다.
평소엔 땀 한 방울도 않나던 내 이마에 식은 땀이 배어났습니다.
전철 안에서도 어디 편한 자리에 눕고 싶은 것 있지요.
때 마침 입구쪽에 자리가 나길래 그리로 얼른 옮겨 앉았습니다.
그 자리는 온 몸을 기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구들이 가지 말라고 말릴 때 그만 뒀어야 하는 건데…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습니다.
5호선으로 갈아 타며 매점에서
아직은 위에 해로울지도 모를 박카스를 한 병 구입했습니다.
마치 제가 카페인 금단증세가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공덕 역 다가갈 즈음엔 식은 땀이 걷혔습니다.
공덕 역에 내렸습니다.
지하철 출구에 웬 아주머니 대 여섯 분이 뭘 팔고 있었습니다.
'아~~ 맞아 컴퓨터용 싸인 펜!"
아들녀석이 건네주며…
언제 펜 물이 떨어질 줄 모르니 웬만해선 그 앞에서 하나 사가라는…..
"얼마예요'
"500원이요"
"저 아주머니 인력관리 공단이 어디예요?"
"아유~~ 여기 이 분들 따라 가기만 해유~~ 죄 그리로 가는 분덜이예요."
깜짝 놀랄 일이였습니다.
그래도 걷다가 못 미더워서…어느 아가씨에게 길을 또 물었답니다.
"저기 보이죠? 저 따라 오세요. 저도 거기 가요."
그러면서 샛길로 접어들어 요리조리 잘도 갑니다.
"어쩜 아가씬 길도 잘 알지?"
"저요? 저 시험 치러 몇 번 왔었거든요"
"아이고~ 시험이 어렵나부지?"
"아니요 제가 공불 안 해서 그렇지요 뭘"
참하고 예쁜 아가씨다. 웬만해선 침착하게 잘 할 것 같은데…..
"발표는 언제 나요?"
"오늘요"
전 시험도 겨우 볼 것 같아 얼른 끝내고 집에 돌아 갈 생각부터 했습니다.
"ARS 나 인터넷, 전화문의는 안 된대요"
"왜? 그럼 어떡하지?"
"전 그냥 집에 가요 갔다가 내일 다시 오지요"
'에이~~ 아무나~~
한 사람에게 좀 봐 달라 그러고 전화번호 알아뒀다가 나중에 서로 전화 해서 확인하지?"
"그럼 우리둘, 그러자 . 전화번호 좀 적어줘요 내가 낼 전화 할께,
아가씬 내 번호 적어 갖구"
우린 사이좋게 서로 메모를 나눴답니다.
나는 아가씨 전화 번호를….
아가씬 내 수험 번호를..... 또 …우리 집 전화번호까지도,
그 아가씬 선배답게 친절하게 제게 응시실 까지 확인 시켜주고 돌아 섰습니다.
참 요즘들어 보기 드문 아가씨 같습니다.

주님,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막상 자리에 앉아 시험 볼 준비를 하는데
지하철 입구에서 사 온 컴퓨터용 펜이 물이 희미하게 나오지 뭡니까?
저는 나도 모르게
"세상에 이런 일이….."
하면서 중얼댔더니 다행히도 옆자리 어느 분이 하날 빌려 주시는 것입니다.
아마 쓰던 것을 주워 다가 되 판 모양입니다.
시험을 보려고 자릴 잡았는데….
허리며 다리 온몸이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두 번 다시 고생할 일이 끔찍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는데
시험 감독관이 얼굴을 대조하러 가까이 다가 왔습니다.

"저 얼굴 바짝 들어요?"
하며 애써 웃었더니 마주 화안히 웃으며
"공부 많이 하셨어요? 시험 잘 보세요. 찬찬히… 합격하세요"
' 아~~ 지나치는 말이지만 얼마나 기분이 상큼한가?'
이 한마디에 제가 기운을 얻고 시험을 치루었다면 주님은 믿어 주실겁니다.

주님~~
별 말 아닌데도 왜 그런지 기분이 썩 나아졌습니다.
시험을 치루고 나와서…
빌린 펜 주인을 찾으려도 도저히 기억에도 없을 뿐더러…..
그 많은 사람 중에 어느 누구인지 ~~
어느 사람은 500원짜리를 사기를 치고…
어느 사람은 빌려주었는데도 되 돌려 줄 길이 없어 막막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모든 물체가 두 개로 어른 거렸습니다.
심한 난시현상이 왔습니다.
아마 이 나이에, 이 시력에,
제일 어두운 구석에서 시험을 치르느라 아픈 몸을
하고 낑낑대다 보니 일시적으로 그리 된 것 같았습니다.
바람이 상쾌하면서도 찼습니다.
가방을 어깨에 메고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는데….
아니 이 게 웬 일입니까?
양 주머니다 펜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빌린 것을 돌려줄 것이고….
하나는 아~~ 이런 아까 지하도에서 산 펜 입니다.
제가 여럿 있는 데서 엉터리를 팔았다고 했던 물건은
제가 집에서 가져 온 것이였습니다.
주님,
이 죄를 어쩌면 좋습니까?
네 이웃을 거짓증거 하지 말라셨는데……
주님,
전 그 바람 쎈 지하 역 입구에서 자루 펜을 파는
불쌍한 한 아주머니를 의심했습니다. 매도해 버렸습니다.
아니, 속으로만…. 혼자만 그런가 보다 할 문제를 제 주변 사람
몇몇이 함께 들리도록 부정한 말을 했습니다.
선뜻 빌려 주고도 찾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전 멀쩡한 물건을 판 아주머니를 모함했습니다.

주님~~
돌아 오는 길에, 어떻게 그 곳을 지날까 생각하는데
다행히도(?) 아주머니들은 그 곳에 한 분도 없었습니다.

주님~
제가 몸도 아픈데다….
그 얄량한 시험까지 치르느라 정신이 나가서 그랬을까요?
주님,
차분히 찾든지 생각을 다시 해 보면 될 문제를 …
아무래도 오늘, 저 크은 실수를 (의심의 죄) 범한 것 같습니다.
용서하세요.
주님~~


(주님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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