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이요조 (yojo-lady@hanmail.net)
    2004/3/22(월) 23:43

    유기아이콘유기그릇


    놋그릇




      "아름답고 빛나 금같이 보배로운 놋그릇"

      웰빙(well-being)을 외치며 요즘 사람들은 음식에 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막상 그것을 담아 먹는 그릇의 ‘
      성정’에는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비싼 돈을 들여 무공해 식품과 유기농산물을 사서 보기 좋은 그릇에 담으면 그만이다.
      수천 년간 우리네 삶 속에 깊숙이 뿌리박혀 내려왔던 그릇들이 불과 몇 십 년 만에 뒷전으로 밀려나 지나간 유물이 되려 한다. 
      우리 그릇이 왜 좋은가, 지금이라도 다시 쓸 수는 없을까. 이제 전통 그릇으로 관심을 돌려보자.

      중략
      .....
      몇 번이나 걸레질한
      방에 들어가선
      구둘 목에 손을 넣어보리라.
      ............

      아랫목에 고이 싸 둔
      밥 주발을 쓰다듬으며
      기다림에 두 귀 열어두고 싶은 초가집,


      글/이요조

    놋주발



      어머니는 놋주발에 밥을 고슬고슬 퍼담아 싸고 또 싸서 아랫목에 고이 넣으셨다.
      늦게 돌아오실 아버지 밥을 담아서 두시는 거였다. 요즘처럼 보온밥통도 없었을 때니...

      근데 왜 그 때 그 모습이 정겨워지는 건지...해서 나의 詩(초가집) 일부분에 그 모습이 들어갔을
      지도 모르겠다.
      바로 우리 어머니를 그리며 쓴 글이 아닌가 싶다.
      기왓장을 가루 내어 가마니를 깔고 유기그릇이란 그릇은 몽땅 내 놓으시고 지푸라기를 둥글게 말아 쥐고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그릇을 닦으시던 내, 어머니...

      우리 선조들은 계절과 음식에 따라 그릇을 가려 썼다.
      단오 무렵부터 추석까지는 도기나 목기(칠기)를 썼고,
      추석 무렵부터 이듬해 단오까지는 유기(놋그릇)와 은기를 썼다.
      계절과 어울리는 재질의 그릇으로 더울 때는 음식을 시원하게 먹고,
      추울 때는 음식을 따뜻하게 먹기 위한 지혜였다.

      추석이 오면 깊이 간직해 두었던 유기그릇부터 닦아내어 바꿈질 하시던 우리 어머니,
      일제시대 때 공출하고 일부분 숨겨 놓으셨다 던 그 유기그릇,
      어머니 시집오실 때 가마에 넣어 오셨다 던 가마요강 그 것은 너무 앙증했다.

      어머니는 아주 귀하게 생긴 것만 숨겨두셨는지.. 조금은 다른 모양새의 보기드문 그릇들이었다.지금은 어머니 가시고..

      남동생 네 집에 모셔져 있지만 좀은 흔한 모양새의 그릇 몇 점만 쉽게
      동생에게서 얻어 올 수 있었다.

      신문에서 보니 '벼룩시장'에서 놋그릇 세트가 30만원을 호가하더라는 기사를 읽었다.
      물론 다시금 우리의 그릇 안성 방자 유기가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렇듯 놋쇠로 만든 유기(鍮器)는 우리네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
      놋그릇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의 전통그릇들~
      유기는 단단하고 항균 효과가 뛰어나며, 칠기는 가벼운데다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 그릇이
      다.
      ‘숨쉬는 그릇’ 옹기는 김치, 장류와 찰떡궁합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음식에만 통하는 말
      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우리 그릇이 그만 이라는데...

      유기시대가 가고 언제나 닦지 않아도 되는 스텐레스스틸이 나오자 주부들은 너나없이 신기해
      하며 집안의 그릇을 정신 없이 바꾸기 시작했다는데....
      심지어는 놋그릇에다가 스텐 도금을 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서슴치 않고,

          놋그릇


          그런데 일본 식민지 때, 전쟁 막바지에 우리들의 인적, 물적 자원을 깡그리 거두어 갈 때,
          일용품으로 쓰던 놋그릇은 말할 것도 없고, 놋 촛대, 놋 향로 등의 제기까지 공출로 뺏어 가서
          탄피 등 군수품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며칠만 안 닦으면 녹이 쓸고 불결하다느니 지껄여댔단다.
          기후상 놋그릇이 맞지 않고, 놋쇠 합금 기술이 뒤떨어진 일본인들의 말이었다.
          재질로 보아도 놋쇠만큼 좋은 금속이 없는 데다 기능 또한 우수할 뿐더러 모양도 단아하고
          아름답다. 쇠가 좋고 간수만 잘하면 그런 걱정은 없는데도...

        유기공출
        유기 공출

          한국인의 심성을 담아냈다는 유기그릇
          이제부터라도 상위에 놋 식기 한 벌이라도 얹어 사용해 봄이 어떨까?
          은은한 금빛 놋주발에 밥 담고 놋대접에 국 퍼담아 얹은 두레 반에 둘러앉을 때야
          비로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따끈한 사랑이 전해오지 않을까?


          유기전

    장텃목에 앉아있는 갓 쓴 노인네들의 모습이 생경스럽다.


    시금치 된장무침

    시금치를 된장에 무친다?(줌마 장금만의 조리법)참치와 된장을 갈아서
    조물조물 무쳐낸다.또 다른 맛을 느끼실 수가.... 
    참치된장을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다가 상추쌈장이나 양배추쌈장에 이용해도 아주 좋다.
     *참치가 된장과 만날 때* 요주의!! 기름은 절대로 버리면 안돼요!! 참치 기름은 항암제로 그만이래요. 
    무칠때 한결 부드러워요. 더 좋은 참기름 넣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장줌금마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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