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하고도 스므 사흘

아침 6시 7분

맑다 못해

깊숙히 푸른

아침이 상큼하게 떠 올랐다.

동쪽 창으로 비껴 드는 햇살이

눈이 아프도록 부서지는

사금파리...파편...파편들...





도봉산은

어제 내린 비로

씩씩한 청록색의 젊은이로 우뚝 섰다,



올려다 본

하늘은

어제 비 좀 내렸다고

의젓한 폼새를 하고 있는 모습이 기특하고

조금은 익살스럽다.

너무 맑다.

너무 맑다못해 계면 쩍은지....

도봉산 인수봉 한 쪽 비스듬히

산수화의 여백에다 멋을 부려 놓은 듯

구름이 붓 자국처럼 걸려 있는 아침이다.



언제나 맞이하는 아침이 아니라

오늘만 유독 처음 떠 오르는

처녀같은 신선한 아침,

실로 눈 부신 아침이다.



텃 밭에서

방금 따 온 풋고추처럼

한 입 깨물면

와삭_하고

푸른 공명(共鳴)음이

번져날 것 같은

실로 오월다운 아침이다.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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