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그 눈 부신 외출**

  



나의 동굴에서 나오길 거부하며

감기와 이별하기도 거부하는 나를

바람은 오월의 햇살 속으로 끌어 내다 놓았다.


혀와 엉덩이와 양 겨드랑이 사이로

파랗게 돋아나던 곰팡이는

오월의 흙 바닥위로 빈혈에 쓰러졌다.


'리어 뷰 미러'로 비친 오월의 세상속에

나는 산탄총에 맞은 가녀린 참새마냥

숨 가쁜 가슴으로 할딱이고 있었다.


무릎을 덮은 흰 치마의 반사가

눈을 찔러 눈을 감아 버린다.

하얀 아카시아가 조용히 지고 있었다.


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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