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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연*********
이 노래를 잘 부르는 한 남자를 난 알고있다. 이제 이 노래만 들으면 그가 생각난다. 그는 사이버의 첫 만남이다. 내가 겨우 컴을 켜고 끄고 한글 키보드나 두들길줄 알 때 우린 만났다.
난생 사이버는 처음인지라. 어찌 어찌 카페까지 찾아 온 나는 모든 것에 매료되었고... 내 일상의 전부가 되다시피 해 버렸다.
어느 날은 전국 모임까지 과감히 진출 할 수가 있었다. 서울에서 만나 그의 차로 편승하여 대전까지 가기로 했다. 그의 닉은 그냥 원만하여 '동글', 난 그 닉에서 어떤 원만한 메세지를 읽었지만 만나고 보니 모습은 원만해도 속내는 아주 샤프한 사람이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그는 어렸을 적 교과서에 나오는 '큰 바위 얼굴'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그랬다. 맙소사... 이런 일이....나도 그랬었거든,
'호오른'의 '큰 바위 얼굴' 난 지금도 그러한데..... 아~ 같은 생각을 어려서 부터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그 것 하나만으로 난, 그저 무조건 믿어버렸다.
대전을 오가며... 나눈 얘기 끝에 그는 내게 홈페이지를 열어 주었고.. 감격한 나는 밤새워~~~ 정말이지 밤 새워 두 달여를 자판만 두들겨 대는 글만 썼다. 이런~~ 어느 날 그 글들은 거짓말처럼 다 날아가 버리고..... 나의 첫사랑은 무참히도 무산돼 버렸다. 그 허허로움이라니.....
그 게 2001년 신정 연휴에 나의 모든 것이 증발한 사건이다. 여태껏 내가 길러왔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는.. 내겐 실로 아까운 것들이였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써 지지가 않는다. 다들 죽거나 이별한 가슴아픈 이야기 들을 회상하며 썼었는데 두 번 다시 아픈 기억을 떠 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울고 싶었다. 아니 울었었다. 내가 살던 집이 전소돼버린 것처럼 믿기지 않다가 하늘이 캄캄해 졌다.
그 즈음 태그를 배우고 싶었다. 그는 격려 해 주었다. 단 한마디.... -알고 보면 쉬워요. 운전하실 줄 알지요? 그래요 것 보다 쉽답니다. 운전은 목숨을 담보로 실수가 용납되지 않지만... -- 그는 잊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용기를 내도록 이끌어 주었다.
나는 '그래 할 수 있어' 라며 혼자서 태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는 다시 열리고.... 컴맹인 내가 지금의 태그를 쓰기까지... 물론 외도도 했었다. 타 카페도 드나들었다. 고약시런 카페 장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고약스럽다기 보다 무심한 편이었다. 얼마나 무심한지.... 불미한 사건이 터져.... 설왕설래 한뒤에 슬그머니 나타나....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내가 분명 타 카페를 기웃거리는 것도 알았으리라...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없던 일처럼...묵과했다.
' 이런 배은 망덕할...' 난 그의 카페 정문에도 링크가 되어있다. 그가 만들어준 사이버의 '나'이고.... 그가 선물한 홈페이지고.... 그로 하여금 이렇게 자라났다. 아직도 간간히 뭘 모르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그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지.... 언제나 내색않고...지켜 보아줌이...목메이게 고마웠는지...정말 모른다. 이젠 그 글을 다 날려 버린 게 전화위복이 돼 버렸다. 그 일이 없었다면 난 아직도 한글 자판만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에게 진정으로 고맙다는 내 마음을 이렇게 글로서 대신한다.
그는 늘 한결같다. 과묵하다. 그의 카페 역시 그런 자유로움이 있어 마냥 좋다. 내 팽개쳐 놓은 카페처럼..... 묵시한다.
그 헐렁한 편안함에 사람들은 찾아들고... 들에 핀 야생화처럼, 화려하거나...뽐내거나...요란하지않고....늘 그 자리에 피고 있다. 그 역시 그러하므로...
언젠가 그가 웃으며 말했다 ' 이제 하산 할 때가 왔느니라 ' 그랬었다.
유명한 고승을 모시고 있어도 죽자고 일만 시키고 팽개쳐 두는 것 같아 화가 나서 씩씩대며 보따리를 쌌더니..... 아~~ 일순 뭔가...~~~ !!! 느낌이 오고... 득도를 하여... 눈물을 쏟았다는...
내가 그 꼴이였다. 암말 없어도 그는 내 모양새를 방관하듯 지켜봐 준 나의 유일한 스승이였다.
아~~ 한참을 모자란 내가 이제서야 안다. 이제서야 그의 사랑을 느낀다.
말 없이 바라보고 지켜주는 사람이 내 뒤에 서 있는 한 난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스승의 날에... 이 노래를 그에게 바치며....
은초롱/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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