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안치환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으음.. 음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되지 음 알게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고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어떤 인연*********



이 노래를 잘 부르는 한 남자를 난 알고있다.
이제 이 노래만 들으면 그가 생각난다.
그는 사이버의 첫 만남이다.
내가 겨우 컴을 켜고 끄고 한글 키보드나 두들길줄 알 때 우린 만났다.

난생 사이버는 처음인지라.
어찌 어찌 카페까지 찾아 온 나는 모든 것에 매료되었고...
내 일상의 전부가 되다시피 해 버렸다.

어느 날은 전국 모임까지 과감히 진출 할 수가 있었다.
서울에서 만나 그의 차로 편승하여 대전까지 가기로 했다.
그의 닉은 그냥 원만하여 '동글',
난 그 닉에서 어떤 원만한 메세지를 읽었지만 만나고 보니
모습은 원만해도 속내는 아주 샤프한 사람이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그는 어렸을 적 교과서에 나오는 '큰 바위 얼굴'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그랬다.
맙소사... 이런 일이....나도 그랬었거든,

'호오른'의 '큰 바위 얼굴' 난 지금도 그러한데.....
아~ 같은 생각을 어려서 부터 같이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그 것 하나만으로 난, 그저 무조건 믿어버렸다.

대전을 오가며... 나눈 얘기 끝에 그는 내게 홈페이지를 열어 주었고..
감격한 나는 밤새워~~~
정말이지 밤 새워 두 달여를 자판만 두들겨 대는 글만 썼다.
이런~~ 어느 날 그 글들은 거짓말처럼 다 날아가 버리고.....
나의 첫사랑은 무참히도 무산돼 버렸다.
그 허허로움이라니.....

그 게 2001년 신정 연휴에 나의 모든 것이 증발한 사건이다.
여태껏 내가 길러왔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는..
내겐 실로 아까운 것들이였다.
그러나 두 번 다시는 써 지지가 않는다.
다들 죽거나 이별한 가슴아픈 이야기 들을 회상하며 썼었는데
두 번 다시 아픈 기억을 떠 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울고 싶었다.
아니 울었었다.
내가 살던 집이 전소돼버린 것처럼 믿기지 않다가 하늘이 캄캄해 졌다.

그 즈음 태그를 배우고 싶었다.
그는 격려 해 주었다. 단 한마디....
-알고 보면 쉬워요. 운전하실 줄 알지요?
그래요 것 보다 쉽답니다.
운전은 목숨을 담보로 실수가 용납되지 않지만... --
그는 잊었을지 몰라도 그렇게 용기를 내도록 이끌어 주었다.

나는 '그래 할 수 있어' 라며 혼자서 태그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는 다시 열리고....
컴맹인 내가 지금의 태그를 쓰기까지...
물론 외도도 했었다.
타 카페도 드나들었다.
고약시런 카페 장들이 대다수였다.

그는
고약스럽다기 보다 무심한 편이었다.
얼마나 무심한지....
불미한 사건이 터져....
설왕설래 한뒤에 슬그머니 나타나....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내가 분명 타 카페를 기웃거리는 것도 알았으리라...
그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없던 일처럼...묵과했다.

' 이런 배은 망덕할...'
난 그의 카페 정문에도 링크가 되어있다.
그가 만들어준 사이버의 '나'이고.... 그가 선물한 홈페이지고....
그로 하여금 이렇게 자라났다.
아직도 간간히 뭘 모르거나 답답한 일이 생기면
그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얼마나
그런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지....
언제나 내색않고...지켜 보아줌이...목메이게 고마웠는지...정말 모른다.
이젠 그 글을 다 날려 버린 게 전화위복이 돼 버렸다.
그 일이 없었다면 난 아직도 한글 자판만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그에게 진정으로 고맙다는 내 마음을 이렇게 글로서 대신한다.

그는
늘 한결같다.
과묵하다.
그의 카페 역시 그런 자유로움이 있어 마냥 좋다.
내 팽개쳐 놓은 카페처럼..... 묵시한다.

그 헐렁한 편안함에 사람들은 찾아들고...
들에 핀 야생화처럼,
화려하거나...뽐내거나...요란하지않고....늘 그 자리에 피고 있다.
그 역시 그러하므로...

언젠가
그가 웃으며 말했다 ' 이제 하산 할 때가 왔느니라 '
그랬었다.

유명한 고승을 모시고 있어도 죽자고 일만 시키고 팽개쳐 두는 것 같아
화가 나서 씩씩대며 보따리를 쌌더니.....
아~~
일순 뭔가...~~~ !!!
느낌이 오고... 득도를 하여... 눈물을 쏟았다는...

내가 그 꼴이였다.
암말 없어도 그는 내 모양새를 방관하듯 지켜봐 준 나의 유일한 스승이였다.

아~~
한참을 모자란 내가 이제서야 안다.
이제서야 그의 사랑을 느낀다.

말 없이 바라보고 지켜주는 사람이 내 뒤에 서 있는 한
난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스승의 날에...
이 노래를 그에게 바치며....





은초롱/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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