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화를 한통 받고는


지난 일요일,


늘 미루어 오던 찜찜한 일이 있어서


몸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좀 거리가 먼- 수원을 다녀왔다.


아주 잊고 산 사람이였다


나이 69세, 앞니가 다 빠져나간 할머니 한 분...


현 거주지는


정신질환자, 행려병자, 노숙자, 부량자들이


모여 있는 곳


경기도 수원 부근이였다.


잊고 있었던 사람


어릴적 부터 정신이상으로


늘 들락거리던 집을 어느날 나간 후로는


연락이 끊긴지......수십년...


으례히 죽었으리라 생각한 사람이


모질게도 살아 있었다.


지금


내 앞에....


그 곳엔 두 번 다시 가지 않겠다고 응석부리는


네살박이 코 흘리개처럼.....


밥을 먹지 않겠다고 생 트집이더니


"라면 끓여 줘이~~"


애기처럼 응석을 부린다.


사람이 애정없이 성장한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유명을 달리하신 시어른의 업보였다.



첫 장가를 들고


첫아이를 낳다가 죽은 새댁은


상처가 망처라는 이유로


핏덩이는 외가로 보내지고


흔적을 지운 후 새 장가를 드셨다.


아이는 얼마나 외가 살이가


힘들었는지....


애정에 굶주렸는지....


종내는 이상해지고


아무도 아무도 돌 보지 않았다 한다.


그 일이 왜 이제사


내 발등에 떨어져야 하는지...


그넘의 핏줄이 무언지...


우리 집으로 전화가 오고...


난, 그녀를 우선 집으로 데려 왔다.


일주일 기한을하고...


"나, 거기서 일 무지 했따"


"나~~ 백만원 벌었따~~"


그 돈을 날 주겠단다.


그 돈을 주겠으니 함께 살잔다.


그러는 거 보면 영 바보도 아니다.


"가기 싫어 보내지만 말아줘"


" 나 허리아퍼 무지 일 많이 시킨다 힘들어...'


"에고고 허리야"


동정심을 유발시키려


나하고 눈만 마주쳤다하면


"아이쿠~~~허리야~~" 하며 엄살이다.


이 노릇을 어이하나?


오늘이 데려다 줄 약속 날이건만


어린애처럼 마냥 떼를 쓴다.


사회 자선봉사하는 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길거리 남들도 데려다가


입히고 먹이고 잠재운다는데....


내 부모처럼 모신다는데....



나는?


나는?


지금 85세 되신 어머님 한 분 모시기에도


속내로 버거워 하지않는가?


작고하신 시어른의 유별나신 성격으로


내 젊은날은


강압에 못 이겨 늘 억눌려 살아왔다.


가신 후로도


왜 날 이렇게


곤경에 처하게 하시는지......


원망스럽기도 조차한다.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면


그냥 두리뭉실


어울렁 더울렁


함께 살자고 하겠는데....


줄 담배를 연신 피워대는


매케함에도 더는 못 살 것도 같다.


그 곳에서의 생활이 일만 혹사하고


매질에 욕질이라고......


생각만 해도 진저리를 쳐댄다.


한 인간이 이렇도록 망가진 건 망가지게 한 건


무었이였을까?


오두마니 앉아있는 初老- 中老- 滿老-


셋이다.


셋이 앉았자니......


자꾸만 늙은 원숭이같은 생각이 든다.


한숨이 새어 나온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주님 ~`


제 어리석은 아둔함을 용서하소서...


제가 죄를 더 짓기 전에......


제 죄가 더 적나라해지기 전에........


주님, 저에게...


못난 저에게 죄를 우회해서 지나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너무 힘 들어요. 저....


주님,


저 좀, 도와주세요.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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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년 유월 초이튿날.

망설였던 글이기에 이제사 올립니다.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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