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습관처럼
창문을 열고 먼 산을
눈으로 더듬어 찾아봅니다.
뿌우연 안개의
진무현상으로
가리워져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비가 오려는 물기의 안개가 아니라
오늘도 가물어 퍼석거리는 내 마음에
내려 꽂힐 태양은
얼마나 그 따가움을 더 할지
실로 무섭기만 합니다.
시멘트 옹벽을
묵묵히....끈질기게.....
기어 오르는 파란 담장이를 보았습니다.
도회의 회색 불감증에 붙어서도
뿌리내려 살아 보겠다는.....
아마 그 담쟁이는
안개 낀 이 아침의 습윤을 먹고 또 하루를
빠듯이 -일수-를 찍듯 견뎌 내겠지요.
산 숲은 나날이 초록을 더해가도
땅은 목마름에 괴로워합니다.
찰지고 윤나던 황토빛들이.....
옛날 울 엄니가 삼면경 앞에서 늘 바르던
'코티' 분 가루처럼 날리고 있습니다.
뽀얗게......
흙으로 빚어진 나도
누가 건들면
"바사삭--- "
소리내며 무너질 것같습니다.
3박4일 동안
떠 내려 갈 듯한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2박3일이라도...
어기찬.....
이런 가상의 소리로라도
바싹 마른 나를
잠시라도 누이고 싶습니다.
듣고 싶은 비의
속살거림과 함께...
그 빗소리 속에 째즈를 섞어
당신에게도 보내드립니다.
글/미루:이 요조